2012년 3월 14일 (인천공항 - 비엔티엔)
이번 출장은 라오스의 시장분석과 사업계획을 정리하고, (주)토우의 시약 테스트를 겸해 잡았다. 내 자신은 소위 사회주의국가라는 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고, 인도차이나 반도의 불운의 역사가 깃든 라오스를 방문한다는 것은 흥분 그 자체이다. 그러나 라오스에 대해 전혀 상식이 없는 관계로 약간의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에 라오스에 대해 찾아보았지만, 간단한 라오스의 역사와 함께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면적 : 236,800㎢(81위)
인구 : 2009년 기준 약 680만명
인구밀도 : 25명/㎢
일인당 GDP : $1,900(146위)
통화 : 킵
이것으로 보아 국토에 비해 인구는 적은편이며, 못사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6:00 진에어 직항으로 출발한다. 보통 태국이나 베트남을 거쳐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에 들어가지만, 여행사가 진에어 전세기를 띄워 직항의 길이 열렸다. 시간과 돈을 절약해서 좋지만 피로도 또한 감할 수 있어 행운이다. 오후 3:30분에 토우팀들과 인천공항에서 만나 티켓팅을 끝내고 수속을 밟았다.
실은 난 조금 마음이 급했다.
오늘 아침 친조카에게서 카톡을 받았다. 인천공항에서 작은 음악회를 하는 카페의 글이었는데, 작은 음악회에서 나의 조카가 노래를 부른다는 글이다. 매시 30분에 하는 공연이지만 내겐 boarding시간 상 4:30분의 공연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라오스 친구들을 위한 선물을 사고 공연 장소로 발길을 재촉한다. 면세점이 모여있는 그 곳엔 정말 작은 무대가 있었고, 피아노 한 대, 바이올린과 첼로로 구성한 작은 실내악이 잔잔히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고 있다.
1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의자로 객석도 만들고, 일부는 서서 그들의 선율에 취하고 있다. 출국하는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그들의 작은 음악회는 정성을 다하고 있다. 잠시 후 피아노의 선율과 함께 테너와 소프라노가 등장한다.
내 조카다.
첫 조카이기에, 막내로 자란 내게는 그 누구보다도 예뻐할 수밖에 없었던 조카가 내 눈 앞에서 몰입하여 하모니를 쏟아낸다. 실은 그 놈의 노래를 들은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한번만 불러 달라 해도 부끄러워 삼촌 앞에서 그토록 비싸게 굴었던 놈이다. 객석의 다국적 관객은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에 주목하며, 연실 사진 찍기에 바쁘다. 공연이 끝나자 대기실에 있던 조카와 혈육의 포옹을 하고 짧은 만남을 마친다.
라오스 비엔티엔으로 가는 비행기엔 거의 만석으로 이륙한다. 우리에게는 낯선 라오스로의 여행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출국하는 것에 조금은 놀라웠다. 실은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는 우리에게 나쁜 이미지로 남아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없지 않은가? (나의 선입견인가?)
이륙하여 안정적인 고도를 유지함과 동시에 기내식이 나온다. 비행할 때 또 다른 즐거움이란 바로 기내식 아닌가? 부푼 마음에 기내식을 받아들고 한입 가득 집어넣는데 ‘헉! 이게 뭐야!’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리에 더 이상 먹을 엄두가 나질 않는다.
안남미에 작은 새우를 섞어 (절재 볶은 것이 아님) 아주 차갑게 만들고는 김치와 샐러드가 함께 제공되는 기내식의 정체는 과연 어느 나라 음식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저가항공이라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새 기장이 곧 착륙한다는 안내방송을 한다. 창밖으로 본 비엔티엔은 소박함 그 자체였다. 화려한 가로등 불빛도, 자동차의 긴 행렬도, 네온사인의 화려함도 없는 조용함이 상공에서 느껴진다. 나의 라오스는 그렇게 시작된다.
첫댓글 ㅋㅋㅋ............
기대가 되는걸?..........ㅍㅎㅎ
wow~~^_^유미에요~^_^글 진짜 잘 쓰시네요~재밌게 읽고 갑니다
일토장정 작가임에 틀림없슴,,,ㅋㅋ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