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가 욕심을 부리다
건강에 관심도 없고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밖에 안 하던 내가, 50 전후에 74kg까지 찍고서는 배불뚝 중년 거지가 되어서 정신 후딱 차리고 나니. 어느덧 산에 있었다.
그동안 지인들 ,교회 친구들 아내와 함계 가까운 산으로 부터 시작하여 1500M 큰 산 몇개를 섭렵했다.이름이 떠오르는데 먼저 가리왕산, 계방산, 오대산, 비로봉, 호령봉, 함백산, 남설악의 가리봉.....
근데 가지 못한 1500 이상급이 어디더라.. 그래 한라산, 남덕유산 , 지리산...어?? 그러다 갑자기 지리산을 다려다가 백두대간에 꽂혀서, 한번 백두대간 능선을 가보자 하고 알아보니, 지금의 저질 체력가지고는 능선 중간에 헬기를 불러 병원에 입원해야 할 사태가 오지 않을까 염려가 되어, 궁리 끝에 가까운 한북정맥에서부터 시작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내와 상의하니 ok .
기왕에 이 정맥에 해당되는 산인 도봉산, 사패산, 임꺽정 봉, (그런데 임꺽정 봉은 두개가 있다 감악지맥의 감악산옆 그리고 한북정맥의 의정부 양주 경계에 있는 봉인데 두개 다 가 봤다.) 주엽산, 운악산, 국망봉 등을 가 본 적이 있어 익숙한데다 집에서 이동도 쉽고, 비교적 짧은 구간이 많아 연습삼아 다니면서 기록도 남기고 추억도 남길 겸, 결심하게 되었다.
한북정맥 첫번 째 구간 수피령(水皮嶺) -복주산(伏主山) -하오령(荷吾嶺)
2017년 7월 9일 일요일 도상구간 16.9Km. 날씨는 금방 비올듯이 잔뜩 흐림ㅣ

전문 꾼들은 광덕고개 까지겠지만 아내와나는 상의 끝에 구간을 둘로 나누고 하오령 까지
그리고 담주에 광덕고개까지 가기로 했다 첫날인데 뭐!!!

사창리에 차를 두고 거금 22000원 택시비를지불하고 결기좋게 7시 50분 출발 GO GO GO . 넓은 땅을 놔두고 수피령이라고 긴 돌의 위치가 이상하다. 끄트머리에 삐딱하게 세웠다.

셀카봉을 가지고 오지 못해 사진이 이상하다.. 근데 오른 쪽 분 잘 생겼네...

오르자 마자 나타나는 첫번 째 암반. 가운데 흰색 페인트로 복주산 이라고 칠하고 오른쪽으로 화살 표시를 해 놓았다. 그런데 오르고 보니 좌로 올라도 결국 능선에서 만난다. 우측으로 가자마자 10m 안되어 좌측으로 오르막길이 있는데 리본이 잔뜩 붙어 있다. 호기롭게 시작 했는데 한 시간 쯤 걸었나 촛대봉 지나자 마자 바로 나오는 복계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좌틀해야 하는데 복계산 방향으로 우틀해서 어찌하다 제자리로 돌아 왔다. 사진에 있는 왼쪽으로 와서 다시 시작한다. 이정표라도 세워 주지 좌틀해야 하는데!!! 첫날부터 그토록 경계하던 알바. 으이그!! 심기일전 마침 무하 산악회원들과 함류하여 정맥길에 올랐다.

도움 주신 무하 산악회 회원님들 드뎌 이곳에서 부터 제대로 된 정맥길을 탄다. 근데 무하가 무슨 뜻이예요? 달릴 무(騖) 노을 하(霞) '아침부터 달려서 노을이 질 때 까지'란다. 이름한 번 잘 지었네 38년 째 존속한다고 총무님이 자랑한다

좀 있으니 칼 바위라고 하는 유명한 바위가 나타난다.여기서 간단한 간식을 하는데 .. 에궁 !! 다리에 쥐가 났다. 알바하는 바람에 무리해서 치고 오다가 탈이 났나보다 . 파스 바르고 문지르고 난리도 아니다. 누가 시켰나? 그러게 왜 알바를 했냐구?

멧돼지가 꽥! 하고 눈앞에서 도망간다. 바로 보니 이정표. 중간 쯤 온것 같다. 벌써 12시 반이다. 무하산악회님들은 벌써 앞서가시고 둘만 남았다. 지루한 능선 우린 언제 가나!!1

이 표시 직후 급경사 치고 오르니..

950 헬기장이 나온다. 이곳을 지나는데 오른 쪽 S 급경사 내리막 길이 나타난다. 딸랑거리는 종소리.. 마침 사창리에서 올라오는 3명의 청년들의 배낭에서 나는 소리다.

방금 붙여 놓은 듯한 무하 산악회 리본이 있다.

반가운 이정표. 1070 고지다.
여기서 실내 고개방향으로는 두류소지맥분기점이다.이 지맥은 실내고개- 두류산- 명지현- 토보산- 달거리고개로 이어진다. 이곳에서 56번 도로까지 50분이면 탈출이 가능하단다. 이상이 있으면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하산하면 된다.
이곳에 군부대 통신장비가 있다. 이곳부터는 실내고개부터 계속이어지는 임도구간이다.

왼쪽에 이런 표지가 있다.

이런 임도 길을 상당기간 따라가다가 끝지점에 콘크리트로 포장한 큰 헬기장이 나타나고...

콘크리트로 만든 1000m 헬기장에서 본 1110m봉 여기만 오르면 바로 정상인줄 알았다.사진 오른쪽에 자세히 보아야 리본이보인다.그쪽으로 진행해야 편하다. 이제 152m만 올라가면 된다.

한참 급경사를 올라 능선을 따라 끙끙 올라가니 이표시가 보인다. 삼각점인데 복주산 정상이 지도상 여기가 맞다 .고도기로 재 보니 1158m.. 그런데 선답자들의 정보에 의하면 분명 복주산에는 정상석이 있다고 했는데!! 5분여간 주위 두리번. 날씨와 시계가 좋지 않아 잘 보이지도 않는다. 없나? 어떻하지 시간을 보니 5시가 넘었다. 늦으면 안 되는데 . 할수 없이 집사람과 이곳에서 그냥 인증샷..

곧 나오겠지 하면서 전진하는데 역시 산은 위대하다 좀처럼 정상을 내어주지 않는다.
내려 가다 올라가기를 몇 번, 마침내 자일이 있는 암봉이 나타나고 여기만 지나면 정상인줄 알았는데 비슷한 형태의 암봉과 자일을 두 번 더 지난 후에야 ..
드디어!!!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정상석이 있는 이곳은 시계는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근데 이 정상석은 네 번째 철원군에서 만들어 놓은 것이란다 누군가에 의해 세번이나 훼손되어서 세운 것이라는데 그 누군가가 철원군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라는 퐁문도 있다고 한다.
고도계를 보니 1146m밖에 안 나온다. 어라 이게 뭐지? 진짜 정상은 어디인가? 아까 올 때 본 삼각점 있던 봉우리가 희미하게 보이긴 하는데, 시계가 안 좋아 육안으로는 어느 봉이 높은지 감이 안오네. 아마도 이곳이 전망이 좋아 이곳에 만들었나보다 추측해 본다.

아내도 인증샷

나도 인증샷

같이 찍은 것 한개 인증샷 올립니다요.

뒤에서 한 컷 .그런데 인간적으로 파리가 너무 많아 빨리 내려가야 겠다. 파리가 보이지요

복주산(伏主山)에서 하오령 내려 오는 마지막구간은 세상에 어찌그리 경사가 심한지..평생 이런 내리막은 처음인것 같다.
그리고 길이 보수가 되지않아 돌이 여기저기..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폐타이어구간을 끝으로 마루금 종료.

하오령 이정표
여기서 1Km이상 비포장임도를 내려서야 463번 지방도에 닿을 수 있다.
산행 종료 시간 6시 30분 죽는 줄 알았네!! 힘드니까 여기서 진호님의 시 한편 감상하자
하오령 고개
글쟁이 진호
발 헛 디디지 않드래도
강원도 복주산 중턱에 걸터앉은
하오령 고개 아래
끝 자락까지
쭈우욱 미끄러져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해야만 하는
누렁소로도 경작 못하리만치
급 경사진 화전밭!
괭이 호미로 밭을 일구어 가시며
돌,나무,가난뿌리 뽑아 내던지시고
콩,옥수수,감자,무,배추 파종하시며
김 매시고 추수하시던 부모님!
똬리 하나 없이도 참과 점심거리를
대야에 가득담아 머리에 이시고
한손엔 막걸리 주전자 드시고
십리길을 한숨에 달려 오신 울어매!
새벽부터 소 여물 끓여 주고
거름가득 고뇌가득
지게에 한가득 지시고
화전밭 일구러
하오령 고개로 향하셨던 울아부지!
"콩밭메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조운파 선생님 곡 칠갑산 멜로디가
내 입과 향수를 열게하니
그 옛날 이야기들로
심해의 캔버스에 빼곡히 그려지며
들꽃들도 산새들도 모여듭니다
부모님도 곧 오실겝니다!
초가집 굴뚝에 연기 피어 오르면...
※2016,5,6 / 진호

다음에 들어설 장소가 이곳이니 다시 한 번 확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