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도를 읽고 보령 신문에 독후감을 썼다. 근데 感보다는 줄거리를 썼다는 것이 맞다. 왜 그랬을까? 여러번 내 생각과 평을 써 봤지만 내 생각이 온전히 전달되지 않더라. 책에 나온 단편의 모든 내용을 요약해서 줄거리로 독후감을 대신했다. 그리고 여러번 읽어 보니 내 뜻이 아쉽지만 전달되는 듯 싶어 좋았다. 책을 읽지 않고 이 독후감을 읽은 이는 '뭐야~ 맥락이 하나도 없네..'라고 불평했을 거고. 읽은 사람들은 나름 읽은 기억을 되살리며 자신의 감상을 다시 음미해 볼 수 있으리라 본다.
일상의 평범한,아니 고루한 삶을 사는 민초들에게 도대체 구제역과 세월호와 촛불집회와 싸드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동성애는 또 뭔가? 더욱 남 얘기 좋아 하는 시골 동네에서. 물론 상관이 있다. 또한 동성애는 누구에게나 다 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또한 남성에게도 여성성이 있고, 여성에게 남성성이 있다. 사실 극단적인 남성성이나 여성성으로 인격이 무장된 사람들이 사회 생활 하기 힘들다. 그 역으로도 마찬가지. 그러니 우리는 이 사회가 보다 유연하게 관용과 포용의 경계를 넓혀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 상관이 있다를 증명하는 논리가 추상적이고 막연할 수 있다. 주제가 너무 은밀하고 위대해서 그렇다.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세상을 험하게 살아와 컴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논리는 아예 '공산주의'다. '빨갱이'다. 세상은 모두 다가 다 연결되어 있고 공동체가 건강해야 내가 건강할 수 있다든가, 그 사건의 당사자가 내가 될 수 있으니 연민의식을 가지고 바라봐야 한다든가..등의 논리가 그렇다. 작중 인물들도 벽에 부닥친다. 설득과 설명을 할 수 없다.
그래서 평을 할 수 없다. 그저 지켜보고 기록해 주는 수 밖에...난 작가가 이런 맘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기억을 대신 남기는 것. 사실 직접 경험을 한 억장이 무너지는 본인들의 맘을 어떻게 대신해 줄 수 있겠는가? 옆에서 있어주고 들어 줄 수 밖에. 작가는 그런 맘으로 이 소설을 썼을 것이다.
소설은 작가의 품을 떠난 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다. 독자가 읽음으로서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난 소설은 독자의 것이 되는 것이다. 독자의 삶에 성찰과 분투로 이어질 때 소설은 자기 몫을 다하는 것이다. 부디 독자들이 시시하고 평범한 주인공들의 삶을 바라 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봤으면 한다. 자신의 시시하고 평범한 삶이 얼마나 의미있고 가치있는 것인지 깨닫기 바란다. 하여 소설에 등장하는 시시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주어진 조건에서 희망을 놓치지 않길 빈다. 사랑하길 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살만하다고 생각했으면 싶다.
첫댓글 촌장님 서순희 작가 저자초청토론회 시에 몇 가지만 고려해주세요.
하나는 전에 서작가님 지인분들(장애인협회)이 출판기념회를 하려고 하다가 못 했습니다. 그 분들과 함께 하는 저토였으면 합니다. 그 분들이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다른 하나는 한국작가회의(충남) 분들도 함께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많이 고려해주세요.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