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앞으로 이 방에서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 및 현대 토미스트들의 사상을 소개할까 합니다. 저의 전공이 토마스 아퀴나스이며, 약 25년 간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에 심취하였기 때문에, 최근에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에서 시들해지고 점차 다른 사상가들에게 관심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키르케고르, 루이 라벨, 가브리엘 마르셀, 떼이야르 드 샤르뎅, 엠마누엘 무니에, 시몬느 베이유 같은 철학자가 저의 새로운 관심분야이지만, 이들 모두 직 간접적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과 연관된 이들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동안의 토마스 아퀴나스에 대한 저의 이해와 새롭게 공부하고 있는 철학자들의 사유를 접목시켜서 현대인들의 감각에 맞게 가급적 단순하고 쉽게 토미즘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일전에 외부강의를 소개받아 간략한 이력서를 작성하였는데, 이력서에 전공분야를 '토미즘'이라고 기록 했는데, 담당자가 "토미즘이란 '토테미즘'의 약자인가?"라고 질문하여 당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흔히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토미즘(thomisme)'이라고 하는데, 이는 칸트의 사상을 칸티즘이라고 하고 헤겔의 사상을 '헤겔리즘'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토미즘'이라고 할 때, 단순히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이라는 것과는 다른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현대의 토마스 아퀴나스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현대 토마스주의자들의 사상도 통칭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비록 토마스 아퀴나스 주의자들은 아니라고 해도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을 많이 이어 받아서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유를 강하게 견지하고 있는 현대의 사상가들의 사유도 '토미즘'이라는 포괄적인 범주에 들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잘 알려진 현대의 토미스트들로는 '에티엔느 질송' '쟈크 마리텡' '앙드레 마르끄' '요셉 라삼' '프랑수와 제니트' '쥬세피 잠보니' 등이 있으며, 토마스주의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토마스 아퀴나스의사상을 강하게 풍기고 있는 사상가들로는 '에메 포레스트' '요셉 피낭스' ''프랑수와 다고니' '가브리엘 마르셀' '루이 라벨' 등이 있습니다. 물론 여기 언급한 사상가들은 대개가 '불어권' 사상가들입니다. 토마스 아퀴나스가 중세의 가톨릭 철학자인 만큼 대표적인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와 불어권에 토마스주의자들이 많이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듯 합니다.
중세의 대표적인 가톨릭의 두 사상가라고 한다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들 수 있을 것인데, 현대의 가톨릭 철학자들 중에는 아우구스티누스를 계승하는 이들 보다는 토마스 아퀴나스를 계승한 이들이 단연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토미즘이 그 뿌리를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형이상학적인 사유에 내리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이 곧 바로 '영성'이란 주제로 나아가는 반면에 토미즘은 논리학, 윤리학, 존재론, 사회철학 등을 심도있게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영성'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인의 감각과 정신에 잘 어울리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두 번째 부류의 철학자들은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유와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유를 종합하고 있는 사상가들이라고 해야할 것같습니다. 그 만큼 이 두 철학자들은 그리스도교의 사상을 다룰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기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관점이 다르고 세계관이 다르다고 해도 철학사에서 다루고 있는 거장들의 사유는 모든 이에게 삶에 유용한 지혜들을 제공할 것입니다. 토미즘도 진정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지 않은 지혜의 빛을 제공할 것입니다.

<샤르트르 대성당의 장미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