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부자극수술의 세계적 명성
수전증·파킨슨병 6000명 고쳐
초음파로 두개골 속 뇌 맞출 때
뇌혈관벽 열리는 사실도 발견
치매·뇌종양 치료법 찾기 심혈
영화 속의 미래가 아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수술실에서 며칠마다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다. 이 병원 장진우 교수(59)는 수술로 수전증과 파킨슨병 운동장애 등을 치료하는 방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70여 명의 환자와 가족이 눈물을 흘리거나 부둥켜안고 감격에 젖었다.
장 교수는 뇌신경계의 미세한 이상 때문에 몸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된 환자에게 수학의 3차원 좌표 원리에 따라 과녁을 정한 뒤 수술하는 ‘정위기능신경외과학’의 세계적 명의다.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인 그는 세계정위기능학회의 차기 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다양한 병을 온갖 무기로 치료한다. 얼굴경련과 삼차신경통 환자에겐 뇌와 얼굴의 혈관을 들어 스펀지를 살짝 넣어서 압박을 줄이는 ‘미세혈관 감압술’로 치료한다. 파킨슨병, 뇌전증 환자는 전기 열로 뇌의 이상 부위를 지지는 ‘고주파응고술’과 뇌에 전극을 심어 전기 자극으로 운동장애를 치료하는 ‘뇌심부자극수술(DBS)’로 고친다. 이와 함께 뇌전증 미세수술, 감마나이프 수술 등으로도 지금까지 6000여 명을 치료했다.
장 교수는 특히 DBS 분야의 세계 최고수로 꼽힌다. 2000년 2월 파킨슨병 환자를 DBS로 치료하는 데 국내 처음 성공했고 지금까지 근육긴장이상, 난치성 뇌전증, 강박장애 등 700여 명의 환자를 이 수술로 고쳤다.
그는 2008년 서울대 공대 김성준 교수팀과 함께 5년 동안의 연구 끝에 세계 최고 기능의 DBS 국산기기의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제품을 상용화하기로 한 의료기기 회사가 코스닥 상장에 실패하면서 ‘DBS Made in Korea’는 물거품이 됐다.
“당시 중국의 티엔탄(天壇)병원. 자오통(交通)대학병원 의사들이 DBS에 대해서 배워갔습니다. 중국은 이들을 중심으로 국가 차원에서 DBS 제품을 개발했죠. 2014년 칭화(淸華)대에서 첫 제품을 내놓았고, 지난 7월 중국정위기능성형외과학회에서 환자 1만 명을 수술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학회에 초청돼 이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참담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