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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8경(景) 문장
<영광 8경>은 영광읍 일대와 그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 여덟군데를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지형이 변화되고 풍속도 변화되어 옛날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그때의 풍광을 어렴풋이 상상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오늘날의 모습 위에 그 옛
날의 아름다운 풍광을 떠올려보는 것도 향토에 대한 사랑을 가꾸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으니 그 아름다운 풍경을 읊은 한 편(군수서기보의 시)을 감상해 보자.
1. 휴암의 개인 달(휴암제월: 鵂巖霽月)
- 비 갠 뒤 물무산 부엉바위 위로 떠오르는 달
벌판의 나무 푸르르고 하늘은 먼데
만길 솟은 바위 우람하고 높다랗다
부엉이가 발톱을 움츠리고 앉은 모습에
비가 개고 휘영청 밝은 달이 비친다
2. 내곡의 서리 맞은 단풍(내곡상풍: 內谷霜楓)
- 노인봉 골짜기의 가을 단풍
멀리 한산은 무엇하러 오르는가
머문 곳에 반드시 구름이 있어야 하나
일만 나무 서리 맞아 으슬으슬 우는데
하염없는 석양 빛이 골짜기를 밝힌다
3. 고현의 나무꾼 피리(고현초적: 古峴樵笛)
- 고들재를 넘나드는 나무꾼들의 피리 소리
옛날부터 이 뫼뿌리 이름이 전해지는데
갑옷 입고 올라서 먼 사람 그리운 정
이 산에 오늘의 우주가 있으니
모두가 나무꾼의 피리 소리 속에 들어있네
4. 관정의 높은 소나무(관정고송: 冠亭古松)
- 관람산 정자와 큰 소나무
장인(丈人)이 정자를 지어 놓으니
의관 정제하고 앉아서 진종일 볼만하다
아마도 푸른 수염 천 길이나 되는 몸이
지금껏 대부 벼슬이 하찮게 느껴지리
* 진시황이 소나무 아래서 비를 피하고 소나무에게 대부
벼슬을 내렸다는 고사가 있음
5. 성산의 푸른 대나무(성산청죽: 城山靑竹)
- 성산의 푸른 대나무 숲
산은 고사(高士)같아 벼슬을 아니 하는데
어느 해의 성첩(城堞)이 반이나 헐렸는고
불어내린 천풍(天風)에 푸른 옥이 부서지는데
만 줄기 긴 대가 구름 끝에 있구나
6. 우만에 지는 해(우만낙조: 牛巒落照)
- 우산 봉우리에서 바라보이는 낙조
백발이 어찌하여 한없이 드리워지나
쓸쓸하게 저녁 빛이 서산으로 향하누나
그대는 제산(齊山)의 눈물을 말하지 마오
예로부터 인정(人情)에는 슬픔이 있다오
* 제산의 눈물 : 제경공이 낙조를 탄식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고사가 있음
7. 서제의 연류(서제연류: 西堤煙柳)
- 서쪽 제방위의 안개와 실버들
관제(官堤)를 서(西)로 가면 눈썹을 단장한 듯
버드나무 일천 일만 가락이 하늘거린다
연기 속에 빗속에 석양을 띄고 섰는데
정든 사람 이별함을 슬퍼함이 아닐세
8. 학교의 주기(학교주기: 鶴橋酒旗)
- 학다리 주변 주점의 깃발
황학루(黃鶴樓) 비었는데 또 다시 학교(鶴橋)가 있고
유자 속의 늙은 신선 소식이 아스랗다
누구인가 술을 사러 가는 곳 바라보니
살구 꽃 핀 울타리에 두어 깃발 나부낀다
* 유자 속의 신선 소식: 옛날 어떤 사람이 유자를 쪼개니 그 속에 바둑을
두는 선인이 있었다고 하는 전설을 인용함
* 깃발 나부낀다 : 옛날에는 배가 지금의 군농협 앞에까지 들어 왔고 거
기에는 뱃사람들을 위한 술집이 많았는데 술집이라는 표시로 깃발을 꽂았다고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