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관ㆍ충남대 평생교육원 강사
한 국 인 생 경 영 연 구 원 원장 이상규
근래에 자미두수에 대해 좀 물어보는 이들이 생겼는데 웬일인가 하였더니 근자에 핫 이슈인 드루킹 사건 때문이라 한다. 드루킹이란 작자가 자미두수로 사람을 모았고 댓글로 사술을 피워 자기 사람을 로비하였다는 것이다.
이 사람도 두수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기는 하나 그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 아마도 망상에 빠져 자기의 본분을 잊은 학문을 팔아 사술로 쓰는 사람이겠지. 그런 사람이 한 둘 이겠나?
처음 자미두수에 대해 들은 것은 어릴 적 이야기였는데 남봉이던가 남곡이란 사람이 신묘한 술수를 전했다는 옛날 이야기였다. 그때는 어른들이 옛날이야기를 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세월이 지나 책을 읽는 나이에 들어서는 심곡 김 치 선생 이야기를 읽으며 인조반정의 야사가 재미있는 옛 이야기인줄 로만 알았다.
세월이 지나 성인이 되어 법대에서 고시공부를 하면서 징글하게 고시를 떨어지는데 무슨 운이 이리도 없는지.., 내 인생에 고시가 안 맞으면 마음 다 비우고 공부나 하며 살아야지 하고 결심을 하고 심리학 공부를 하며 경서공부를 하는데, 우연히 중앙도서관에서 아부태산 전집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전반부는 민법을 논한 글인데 후반부는 사주명리에 관한 글이 아닌가? 그래서 호기심으로 사주를 공부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고시공부 틈틈히 사주명리를 공부하게 되었다. 그 와중에 우연히 읽은 책이 한중수 선생의 자미두수 책이었는데 너무 간단하고 개론서 수준이라 자미두수에 흥이 떨어져 도로 사주 공부를 좀 하였다. 그런데 이도 운명이지 싶은 것이 팔자에 운 없던지 결국 고시 떨어지고 군대에 가게 되었다. 그 때 종각에 있던 영풍문고인지 기념비전 부근의 교보문고인지 기억은 나지 않으나 박종원 선생님의 저서, "쉽게 풀어 쓴 자미두수"가 눈에 띤 것이 인연으로 지금까지 자미두수를 연구하고 이로 간명하며 강의를 하는 위치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조선왕실의 풍수법을 전해 주신 조부님, 외조부님과 주역과 경서공부에 가르침을 주신 재종조부님 이 세 분의 공으로 지관이 되고 땅의 법을 인간의 명운으로 교호되는 신비한 법을 깨우침으로 나아가, 결국 박종원 선생님의 두수를 계승하게 되어 국립대 강사까지 하게 되었으니 풍수와 두수는 내게 운명적인 사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시대가 아직도 이 법을 미신시하고 과학적인 면을 무시하려 드나 우리 아닌 남들이 이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려니 조선들께 죄송하고 후학들에게 부끄럽다. 그렇지만 깨어 있던 선배 분들의 노력과 의지로 가늘게 숨쉬며 내려온 한국의 역학이 얼마나 경이로운 역사인지! 풍수는 이제 학문의 영역으로 들어가 연구되고 있는 상황이고 사주도 이제는 학문으로 인정을 받고 연구되는 상황인데 아직 우리 두수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도 못 했는데 드루킹 같은 정상배랄지 사기꾼들은 벌써 신묘한 이 법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개탄스러운지 모른다.
앞으로 충남대 평생교육원을 통해 자미두수의 학문적 연구자가 많이 나오고 이 학문으로 간명을 제대로 보는 이들이 많이 나오면 인식이 많이 바뀔 지도 모르겠다.
시중에 출간되어 나온 두수에 관련된 책 중에는 이 학문의 깊이는 잘 알지 못하면서 사주만 못하다고 떠드는 내용도 있고 조금 배웠다고, 좀 깨달았다고 소소한 글로 우쭐대는 사람도 있다. 한국 두수의 맥을 잇는 사람으로서 부러워 해야 하나, 부끄러워 해야 하나? 헷갈릴 따름이다.
사매 소담 이선생님은 박종원 선생님이 자미두수의 이런 한국의 현실에 개탄하여 책을 준비하시고 청암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낸 책이라 하였다. 사매님이야말로 파란만장한 두수 공부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에 비하면 이 사람은 참 쉽게 두수를 알은 것이니 천우신조아닌가. 그렇지만 어깨가 참으로 무겁다. 학문적 성취를 책으로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수필 수준으로 쓰고 말까, 논문수준으로 써야 할까?' 마음은 복잡해지고 손은 무거워진다.
고민 중에 한국인생경영연구원을 차렸다. 학교에서 강의하며 간명해도 충분하고 지금껏 간명한 양도 충분한데 왜 이리 업을 내었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고 인생의 난제를 해결하여 인생 항로를 바르게 가기를 바래서이다. 휴일에 사무실을 지켜도 해야 될 사명이 있고 행할 일이 있기에 즐겁고 행복하다. 언제 한국의 자미두수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좀 깨어 기지개를 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