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 투병 22년째 “4대강 예산 1%만 썼어도 난치병 환자 비극적 삶 개선됐을 것”
희귀난치성 질환인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은 발병일로부터 평균 3~4년, 진단일로부터 1년6개월의 짧은 수명을 보이는 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질환이다. 국내 루게릭 환자는 5000여명에 이르지만 현대의학에서도 확실한 치료 방안이 없어 대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산다.
하지만 11일 국회에서 비대면으로 대한민국사회공헌재단이 수여하는 사회공헌부문 대상을 받은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 회장(57)은 투병 22년째 건재하게 살아 있다. 희귀질환자들을 돕기위해 사단법인 ‘모두함께하는 세상’을 만든 그는 지난달 신한서재능경력대학원에서 원적외선 치유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김 회장은 14일 “기적은 언제든지 올 수 있다. 희망을 갖고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1999년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어요. 길을 걷는데 엉덩이, 허벅지 앞부분이 돌덩이를 매단 것처럼 무거웠지요. 점점 젓가락과 물 컵을 놓치는 일이 잦아지고, 말도 어눌해졌어요.”
중풍을 의심했다. 병원과 한의원 30여군데를 돌며 검사를 받았지만 병명이 나오지 않았다. 증세는 더 악화돼 허리가 구부러지고 보행 자체가 어려워졌다. 대형병원의 최종 진단은 루게릭병이었다.
“3년밖에 살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서 기절했어요. 건강은 자신 있었는데 시한부 선고라니 받아들일 수 없었지요. 국내 내로라하는 병원을 더 쫓아 다녔는데 똑같은 답변이 나왔습니다.”
그는 가족들을 고생시키느니 극단적 선택을 해야겠다고 맘 먹었다. 시골 어머니에게 하직인사를 하러 갔다가 생각을 바꿨다. 팔순 어머니를 놓고 9남매 중 막내인 자신이 먼저 가야 한다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진 것이다. 생명 연장을 위한 모든 방법들을 찾아 나섰다. 무당에게 가보고 종교에 몸을 맡겨 보기도 했다. 해골 뼛가루와 소변도 약이 된다고 해 먹어봤다. 모든 게 허사였다. 병은 더욱 악화돼 갔다.
“약초인 초오(草烏)를 법제화해 복용하면 호전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본초강목> 등 한의학 서적을 탐독했어요.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기에 한약으로 법제화시킨 약물을 나 스스로에게 생체실험을 했어요. 6번이나 사선을 넘다들며 터득한 법제약을 복용했더니 몸이 더 굳지 않았어요. 기적이었지요.”
그는 22년이 지난 지금도 말이 어눌하고 혼자 보행이 힘들지만 일상생활은 무난하게 영위하고 있다. 소문은 금세 퍼졌다. 국내 환자들은 물론 일본, 중국, 미국에서 환자들이 찾아 왔다. 그는 인터넷에 ‘기적의 구사일생’이란 카페를 만들고 매달 환우 정기모임을 이끌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러다가 사이비 교주나 돌팔이 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의학적으로 대안을 만들어야 했어요. 여러 대학과 협상하던 중 원광대와 법제 초오약초를 활용한 임상실험을 하기로 2008년에 협약했지요.”
김 회장은 원광대 광주 한방병원에 기거하면서 임상실험에 참여했다. 첫해 12명의 환자가 임상에 참여했는데 그중 절반은 현재까지 생존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곳을 다녀간 루게릭 환우는 500여명에 이른다. 한방병원과 공동 특허출원된 초오약초는 세포를 생성하고 말초신경까지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경직을 완화시켜주는 비방으로 통한다. 정부도 루게릭병 임상 지원을 위해 36억원을 원광대에 지원했다.
그는 “루게릭병은 멀쩡하게 경제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장애자로 전락하면서 가족 해체로 이어지게 되지만 국가 사회안전망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과거 국회에서 희귀난치병 지원특별법을 발의했으나 복지예산을 4대강 사업으로 가져가면서 폐기되고 말았다. 국정농단 예산의 1%만 지원됐어도 희귀질환자들의 비극적인 삶의 질은 개선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췌 : 루게릭 투병 22년째 “4대강 예산 1%만 썼어도 난치병 환자 비극적 삶 개선됐을 것” - 경향신문 (khan.co.kr)루게릭 투병 22년째 “4대강 예산 1%만 썼어도 난치병 환자 비극적 삶 개선됐을 것” - 경향신문 (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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