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뿌리별학당 예도반 친구들과 영어 고전을 강독합니다.
선생님이 빨간 교재를 가지고 들어서니 친구들의 표정이 잔뜩 긴장해 있습니다.
함께 공부할 글은 노자의 도덕경 중에서 배움편을 파멜라 메츠가 영어로 옮긴 <배움의 도>의 글과,
성경의 <요한복음> 중 일부 입니다. 먼저 우리가 함께 공부할 내용이 어떤 것인지 수업계획서를 함께 살펴 보았습니다.
<배움의 도> The tao of learning에서의 '도'(tao, 道)는 말 그대로 배움의 길입니다. 영어를 읽거나 쓰는데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에게는 문장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함께 배움의 길에 서있는 우리가 새기면 좋을 내용을 중심으로 짧게 살펴볼 계획입니다.
<요한복음>John은 아주 짧은 문장과 쉬운 표현으로 되어 있는데다 운율이 있어 영어를 막 익히는 친구들이 무엇보다 소리내어 읽고 암송하기 좋습니다. 또 요한복음은 이야기로 엮어져 있어서 사건, 사건을 보면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성경이란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고백이 담겨있는 책이기에 그 안에 담긴 뜻과 해석은 복잡하고 심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서강독 시간에는 신앙을 주입하거나 강요하는 읽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삶을 돌아보고 내 화두로 가져갈 의미들을 찾아 공부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더불어 더 잘 살아가기 위한 길을 짚어 보는 데 수업의 목표를 둡니다. 그러한 화두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말과 생명, 몸과 진리, 인생의 몫, 참된 벗, 도전, 사랑의 주목, 신뢰, 위험한 열심, 사랑의 거리, 대화, 알 수 없음, 증거, 빛과 어두움.
그리고 이런 삶의 화두들이 하나의 주제로 모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그래서 우리 수업의 부제는 '배움과 사랑의 길'이지요. 원서강독 시간에는 물론 영어도 배우지만 배움과 사랑의 길 위에 서 있는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에 대해, 또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벗들과의 관계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배움과 사랑의 길, 인생의 길에 대해 잘 생각하고 고민하는 가운데 영어 어휘와 표현도 더 익숙해져 가겠지요. 물론 그 배경에는 친구들이 이 공부를 자기 배움으로 삼고 수고와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이제 배움과 사랑의 길 위에서의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봅니다!
Sharing Power (Empowerment)
- The Tao of Learning 16
In learning, as in life, power must be shared.
Learners and teacher together empower each other in the process of learning.
When students can work with partners, there is much to be gained.
Each one then becomes a teacher and a learner, creating again the teacher and the taught.
When the teacher's work is complete, she is ready to stop.
살아가는 일에도 그렇지만, 배우는 일에도 힘은 마땅히 분배되어야 한다.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은 배움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상대에게 힘을 준다.
학생은 짝과 더불어 공부할 때 훨씬 많은 것을 배운다.
서로 번갈아 가르치는 이와 배우는 이가 되어, 가르침과 배움의 내용을 다시 만들어 간다.
교사로서 할 일이 다 끝나면, 언제라도 손을 뗄 준비가 되어 있다.
<배움의 도> 이현주 옮김
배움과 사랑의 길, 첫번째 공부 내용입니다. 한 단어, 한 단어의 뜻을 확인하며 화,목요일에 걸쳐 공부했습니다.
선생님이 칠판에 글을 적어 내려가는 동안 친구들에게 글을 읽고 있으라고 했더니 서로서로 물어가고 알려주며
오늘 배울 내용을 이미 실천하고 있습니다.
친구와 함께 공부할 때 왜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까요? 친구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부담없이 쉽게 물어보고 답해줄 수도 있고,
선생님께는 내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물어 답을 들으려는 의존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지만
친구들과는 그런 마음 없이 서로 동등하게 배우고 가르치는 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또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만나 닮아가는 중에 배워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도 됩니다.
생각해 보면 배움이라는 것은 지식을 아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서로 만나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사람만의 장점과 빛깔을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하나의 몸을 지니고 특성과 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인간은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만나고 누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배움에는 나이나 성별, 국적이 상관 없습니다. 서로 다름이 오히려 배움이 될 수도 있지요.
목요일 아침, 하늘이와 정주의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 때 하늘이보다 나이가 많은 한 친구는 하늘이에게 자신이 배울 점이 참 많다면서 앞으로의 만남을 통해 서로 그런 배움을 잘 주고 받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이 이렇게 서로에게 배울 수 있음을 알고 믿어가는 시간으로 이 배움과 사랑의 길을 함께 해 가기를 바랍니다.
함께 소리 내어 반복해서 낭송하고 둘씩 짝을 지어 낭송하고, 가장 마음에 남는 구절을 골라 암송합니다.
또 선생님의 해석이 아닌 나의 해석으로 글을 다시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지식과 서로를 아는 배움의 깊이가 날로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우리의 만남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