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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덕 성균관장 "유교철학의 중심은 변혁"
게재일: 2009. 1. 19(월) 한국경제신문
"딸 집에서도 차례 지낼수 있어"
외출했다가 인터뷰 시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명륜동 유림회관으로 돌아온 최근덕 성균관장(76)이 휴대전화로 이렇게 일러준다. 아마 누가 휘호나 표어로 쓸 구절을 문의했던 모양이다. 어디서 걸려온 전화냐는 물음에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비밀!"이라고 장난스런 표정을 지었다. 평소 자주 입던 한복 두루마기 대신 양복을 입은 까닭을 묻자 그 안에 깃든 '작고창신'의 뜻을 설명해 준다. "옛날엔 음력이 모든 기준이었지만 지금은 양력을 쓰게 된 것처럼 유교도 큰 정신은 변하지 않되 지엽적인 것은 역사성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갓 쓰고 도포 입은 유림은 조선시대에나 있었지 공자님이 갓 쓰고 살지는 않았잖아요? 양복은 이 시대의 옷이니 유림도 이 옷을 입고 이 시대의 생활습관을 참작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지요. 우리 성균관이 지향하는 유교 현대화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 민족의 명절인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전국의 6800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의 지역 간 이동인구는 2800만여명.명절 연휴에 해외로,휴양지로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해마다 지옥 같은 '귀성전쟁'을 치르면서도 고향으로 향하는 마음은 들뜨고 설렌다. 설을 앞두고 전통문화 보존과 유교정신에 바탕한 윤리 회복에 앞장서고 있는 최 관장을 만나 설의 의미와 설을 맞는 자세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오늘날 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서양에선 우주를 '코스모스(Cosmos)'라고 해서 한없이 펼쳐진 공간을 이야기합니다만 동양에서 말하는 우주는 다릅니다. 우(宇)는 상하(上下) · 사방(四方),즉 하늘과 땅과 동서남북의 육합(六合)을 말하는 것이고,주(宙)는 왕고내금(往古來今)을, 시간을 뜻하는 것이니 동양의 우주는 시간과 공간을 합친 개념입니다. 따라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것이 이 우주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 안에 깃든 모든 것도 끝없이 변화하게 마련입니다. 설의 의미도 그렇지요. 현대 사회에서 설은 시간의 개념에서 많이 멀어진 게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설을 새해의 첫날로 축하하고 한 해의 다짐도 하고 그랬지만 양력을 쓰다 보니 지금은 그야말로 전통사회에서 지키던 민속의 하나로 남았지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음력 정월 초하루를 지켜야 한다고 고집하는 유림들도 있지만 꼭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죠.가는 것은 보내고 새 것은 받아들이는 게 마땅합니다. 작고창신해서 옛 분들이 어떤 몸가짐으로 조상을 받들고 전통을 존중해왔는지 그 정신을 배우고 지켜야지요. " ▶설은 어디서 보내십니까. "제자나 후배들의 세배는 양력 설에 받습니다. 전에는 집에서 세배를 했는데 이제는 늙은 안사람이 많은 손님을 치를 수가 없어 유교학술원에서 합니다. 지난 1일에도 60~70명이 모였지요. 대신 음력 설에는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성균관에 와서 초하루 분향을 합니다. 유림들과 세배를 나누고 떡국을 먹으면서 술도 한 잔 하지요. 저녁엔 자녀와 친척들이 모입니다. " ▶명절이 되면 가족과 일가 · 친척들을 만나 반갑긴 한데 뒤끝이 좋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반갑게 모여서 술 한 잔 하다 보면 할 소리,안 할 소리 다 해서 그렇죠.싸움은 주로 돈 있는 집에서 하지 가난한 집은 오히려 우애가 깊어져요. 도덕성이 결여된 졸부들은 돈,돈 하다 보니 형제간에 우애가 없거든요. 가정이 파괴되는 것도,경제위기도,지구의 종말이나 환경문제,식품안전문제도 다 도덕성이 결여된 탓입니다. 세계적 석학들도 미국발 경제위기가 도덕이 붕괴된 탓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돈 벌 생각만 하니 공해를 유발하고,해로운 식품도 만들고 하는 겁니다. " ▶명절 차례와 제사에도 많은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은 뭐라고 보십니까. "4대 봉제사(奉祭祀)를 하려면 1년에 8차례나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그러자면 주부들이 너무 힘들어요. 따라서 2대까지만 제사를 지내고 그 윗대는 산소에 성묘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게 좋습니다. 또 이상하게도 종가나 4대 봉제사를 하는 집에선 남자들은 물러나 있고 여자들만 죽어라 일을 하는데 제사나 명절 차례는 남자들도 적극 협조해서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제사나 차례를 꼭 장남 집에서만 지낼 필요도 없어요. 차남이든 막내든 딸이든 누구 집에서 지내도 괜찮습니다. 가족회의를 거쳐 형편대로 하면 돼요. 제사 비용도 한 집에서만 부담할 게 아니라 모든 친족들이 함께 부담하고,제수도 술 · 부침개 · 떡 · 전 등을 집집마다 분담해서 준비하면 편하지 않겠어요?" ▶차례나 제사가 종교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하는데요. "제사는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것이므로 종교적 신념과 무관합니다. 공자님은 '제여재(祭如在)'라,조상님이 그 자리에 계시는 듯 제사를 지내라고 했습니다. 제사 음식은 무슨 신이 와서 먹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계신 듯 조상에 대한 추모의 정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에서 차례나 제사를 우상숭배라고 하지만 신을 모시는 게 아니라 조상님이 계신다고 생각하고 추모의 뜻으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니까 싸울 이유가 없지요. " ▶관장님 말씀을 들어보면 '유교는 가부장적이고 고리타분하다'는 통념과는 거리가 있어보이는데요. "유교가 가부장적이라는 얘기는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유교와 민속 혹은 전통사상을 구별하지 못한 채 무조건 덮어씌운 겁니다. 유교는 인간적인 도덕체계요 인간중심의 사상입니다. 그래서 인(仁)이 근본사상이잖아요. 사람 인(人)과 두 이(二)로 된 仁(인)은 두 사람,즉 너와 나의 관계를 규정하는 것인데 그게 바로 사랑입니다. 친친애인(親親愛人)이라,가까운 데서부터 사랑을 실천해 다른 사람에게도 그 사랑이 미치게 하면 됩니다. 내 아버지를 사랑해서 그 사랑이 남의 아버지에게도 미치게 하고,내 아이를 사랑해서 그 사랑이 남의 아이에게도 미치게 하는 거지요. " ▶유교는 원래 보수적인가요. "서두에서 말씀드렸듯이 동양의 우주 만물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하는 것입니다. 유교의 철학서인 '주역(周易)'의 '역(易)'이 변화를 의미하는 것 아닙니까. 세상 모든 것은 변하며 변해야 산다는 '변혁의 철학'이 바로 유교철학입니다. 조선의 대(大)철학자인 율곡과 퇴계도 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만 조선은 변하지 않으려다 결국 망한 것입니다. " ▶지난 연말 연초 국회에서 일어난 물리적 충돌이 국민들을 실망시켰습니다. "한마디로 저질 정치입니다. 국회를 '의정단상'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 의논해서 일을 처리하기 때문인데 숫자로 밀어붙이는 여당이나 물리력으로 대응하는 야당이나 대화나 의논보다는 '억지'를 부렸습니다. 그건 '의정'이 아니라 '투정(鬪政)'입니다. 공자님은 '政者正也(정자정야 · 정치는 바른 것)'라고 했습니다. 서로 설득하고 논의해서 합의점에 도달해야지 여당은 힘 과시로,야당은 투쟁력으로 지지를 받으려는데 그건 바른 길이 아니지요. " ▶경제위기로 모두가 힘든 한 해를 맞고 있습니다. 이 위기를 잘 극복하도록 덕담 한마디 해 주시죠. "주역에서 말하기를 '하늘의 운행은 강건하다. 군자는 이를 체득해서 스스로 쉬지 않고 힘쓴다(天行健 君子以自强不息)'고 했습니다. 모두가 스스로 힘써 끊임없이 마음을 다지고 노력한다면,우리 민족 특유의 은근과 끈기로 애쓴다면 이 정도 위기쯤 충분히 극복할 수 있어요. 자기의 이익만 좇지 말고 남을 배려하는 인의 기풍을 진작하고 모두가 넉넉하고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다면 극복하지 못할 위기나 난국은 없습니다. 서로 용서하세요. " ● 약력 △1933년 경남 합천 출생 △1955년 진주농림고 졸업 △1955년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입학 △1976년 한국소설가협회 창립 △1983년 성균관대 부교수 △1987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장,유학대학원장 △1992년 포은사상연구원장,유교학회장 △2001년 유교학술원장 △현 성균관장,호서학원 이사장,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최근덕 관장은… 유교개혁 앞장서는 마지막 서당세대 `천재`
전국 234개 향교와 유림을 대표하는 최근덕 성균관장은 다양한 이력의 소유자다. 경남 합천의 유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5세부터 서당에서 천자문과 사서삼경을 읽은 마지막 '서당 세대'다. 서당 시절 글을 외우는 능력이 비상해 남들이 서너 줄 외울 때 20~30줄을 외웠고,천재로 불렸다. '유교의 현대화'를 주제로 거침없이 달변을 토하는 그의 강의는 인기 만점이었고 '유교개혁'은 그가 지금도 주창하고 있는 화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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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주석이나 대통령 임기제한/로마교황청
2007. 4. 7.
성균관에서는 2007년 3월 22일 명륜당에서 성균관장 추대위원회를 개최하여 현성균관장인 최근덕을 차기 관장으로 추대하였다.
최근덕 성균관장은 3월 28일 성균관 정기총회의 보고를 거쳐 4월 1일부터 정식으로 성균관장의 임무를 수행한다
1.최근덕 성균관장
생년월일 : 1936년 6월 29일생
이 력 : 1955 성균관대학교 문리과대학 동양철학과, 동 대학원 국문학과 졸업(문학석사)
1966 학교법인 호서학원 (호서중, 고등학교) 이사·이사장(현)
1978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연구원보·조연구원·부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편수실장,
한국학대학원 조교수·부교수, 고전연구실장, 자료조사실장
1983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유학과 부교수
1983 학술재단 하성학술재단 감사(현)
1985 한국동양철학회 부회장
1985 성균관대학교 성대신문사 주간
1987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장
1988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장(초대)
1990 주역학회 고문
1991 한국예학회 창립, 대표
1991 한국우호협회 이사
1991 재단법인 우계(牛溪)문화재단 연구위원·연구위원장
1991 사단법인 사계(沙溪)·신독재(愼獨齋) 양선생 기념사업회 이사장
1992 사단법인 포은(圃隱)사상연구원 이사·원장
1992 사단법인 율곡(栗谷)학회 이사·회장
1992 유교학회 회장
1993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자문위원
1994 성균관 관장
1994 국제유교연합회 창립, 이사장
1995 유도회 중앙회 회장
1997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의장 대통령)(현)
1999 민족정기선양협의회 창립, 공동대표
2001 유교학회 이사장(현)
2001 성균관대학교 정년퇴임
2001 사단법인 유교학술원 원장(현)
2003. 8 성균관장 취임
2004. 2 대구한의대 명예철학박사
2004. 4 제27대 성균관장(현)
2004. 종교지도자 협의회 공동대표(현)
2007. 2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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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덕 성균관장 (재)성균관 이사장취임
최근덕(崔根德) 성균관장이 재단법인 성균관 이사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재단법인 성균관은 지난 6월22일 제235차 이사회를 열고 최근덕 관장을 참석이사 만장일치(滿場一致)로 이사장에 추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