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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레이션/안내상 담당: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자기만의 시계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 몸도 그렇습니다. 인체의 시계속도에 따라 끊임없이 싸우고 이기며 탄생하고 성장하죠. 그렇게 우리의 몸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경험합니다. 초록 잎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가을 같은 시간 (두 할머니 등장)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老化입니다. 그러나 인체의 시계는 모두 달라 같은 나이라고 다 같은 시간을 사는 건 아닙니다. 누구는 골골하고 누구는 팔팔합니다. 세상을 뒤집어 놓는 무서운 역병이 와도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습니다. (일하는 노인) 노화의 길목에선 그들의 몸 속에서 면역은 뭘 하고 있을까. 오늘은 가을 겨울에 들어선 면역의 여정을 따라가 봅니다. 전라남도 구례 곡성 순창 담양은 구곡순담이라고 불리는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장수지역입니다. 그중에서도 100세 노인이 27명이나 되는 순창군에 살고 계신 한봉임(94세) 어르신은 아흔 넷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정합니다.
피디: 할머니 계속 허리 숙이고 계시면 아프지 않으세요?
한봉임(94세): 이 정도는 보통이야, 이것도 안 하면 못 살아, 이런 것이라도 해야 돼. 가만히 있으면 못 살아
내레이션: 이 정도 일이야 일도 아니라는 村老는 평생을 이렇게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자식 넷을번듯하게 키웠습니다. 올커니, 그런데 30분이 넘도록 일을 멈추지 않는데요. 한봉임 어르신은 적어도 하루 한 시간 이상은 이렇게 밭일을 한답니다. 혼자사는 어머니가 안쓰러워 자식들은 같이 살자고 성화하지만 어르신은 16에 시집와 78년이나 정붙이고 산 이 집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특히 어르신은 걷는 걸 좋아하는데 코로나 19로 노인회관이 문을 받아 요즘에는 틈나는 대로 아들 집까지 먼 길을 걸어 다닙니다. (94세 한봉임 어르신 걸어가는 동영상), 야~ 걸음 걸이가 힘찬 것을 보세요.
최맹식(58세)/한봉임 어르신의 아들: (어머니를 향하여) 이제 30리 길을 걸어오면 안 돼요. 신고 들어오니까 버스를 타고 오든가 나한테 전화를 하든가 해야지 걸어서 다니고 오면 안돼
내레이션: 혹시라도 다칠까 이제는 자식을 돌보듯 아들이 어머니를 챙깁니다.
최맹식: 산업산에 가지 마세요.
한봉임: 산에 뭐 하러가, 산에 뭐 있어?
최맹식; 저번에도 운동한다고 산에 가고 그러더니~우리 어머니 사시는 곳이 인계면인데 인계면에서 여기까지가 `12킬로미터 돼요. 게다가 알밤 같은 무거운 것도 배낭에다 메고 오고~도로에 지나가던 분이 신고해서 파출소 순경들이 모셔오고 그랬어요.
내레이션; 다섯 살 증손주 정도는 번쩍 들쳐 업을 수 있는 어르신의 놀라운 체력~ 젊은 시절부터 잔병치레도 거의 없었답니다.
피디: 안 무거워요?
한봉임: 안 힘들어 일만하고 살아서 숨이 차진 않아.
내레이션: 그 흔한 혈압 당뇨약 한번 먹어 본 적 없다는 한봉밈 어르신, 어떻게 이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노화의 과정에서 면역세포는 어떤 일을 하는지, 그것부터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임신부부 동영상), 새 생명을 잉태했다는 설레임으로 37주를 보낸 한 보람씨 부부~ 출산을 3주 정도 남겨뒀습니다. 때에 맞춰지는 몸을 보면서 임신이 얼마나 신비스러운 일인지 새삼 실감했다고 합니다.
한보람(임신 37주차): 아기 태명은 루비라고 지었어요. 루비가 빨간 보석인데 제가 빨간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태어나서 반짝 반짝 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지었어요.
내레이션: 보람씨는 10개월 가까이 태아를 품고 살면서 좋은 것이라면 아낌 없이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십분 이해했답니다.
한보람: 일단 엄마가 돼 보니까 저희 어머니가 저를 30여년간 키워줬던 시간들이 떠오르더라고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별 것 아니더라도 하나 하나 먹는 거나 입는 거나 병원에 간다거나 하는 것은 부모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부모님이 저에게 물려주셨던 것들을 저도 똑같이 태어나는 아기한테 잘 물려주고 싶어요.
내레이션: 엄마가 아기에게 주는 첫번째 선물이 바로 면역세포~ 임신 5주째부터 면역세포가 만들어지는데요. 한 주 한 주가 늘어나면서 가슴색, 림프절, 편도 등에서 T세포가 발견된다고 합니다. 자~ 드디어 40주를 다 채우고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모든 준비를 마쳤나 봅니다. 진통이 시작돼 병원에 도착한 보람씨 시간이 갈수록 힘겨워집니다.
남편: (아내 뱃속을 향하여) 보람아 잘 했어
내레이션: 사실 출산 과정에서도 면역세포가 작동하도록 우리 몸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답니다.
간호사: (아기가) 질을 통과해 나오면서 유산균 샤워라고 하더라고요. 부모의 입장으로서 아이에게 첫번째로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거니까 힘들더라도 그 정도는 감내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애요.
김우주/고려대학교 감염내과 교수: 산모는 혈액 내에 항체를 갖고 있고 이 항체를 태아한테 전달해 줘서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충분한 양의 항체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평생 가는 건 아닙니다. 태어나서 넷째 주에 BCG (결핵예방백신) 부터 접종해서 그것(백신)이 하나의 민방위 훈련으로 바이러스가 세균이 침투하면 면역 시스템이 작동하나 훈련도 하면서 강화되는 거죠.
내레이션: 생후 6개월 까지는 엄마에게서 받은 면역세포로 별탈 없이 살아가지만 그 이후부터는 질병에 맞설 준비를 해야합니다. 세상 밖으로 나오면 이제부터 예방접종이 필요한데요. 생후 4주부터 24개월까지 국가에서 지정한 접종이 15개나 됩니다. 지난해 5월에 태어난 세 쌍둥이, 엄마에게서 같은 성분을 받은 이들의 면역세포는 어떨까요?
문주영/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세 쌍둥이 같은 경우는 이란성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형제 자매 정도로 면역체계가 차이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란성인 경우는 대부분 비슷할 수 있지만 알려진 바로는 DNA가 동일 해도 엄마 뱃속에서 분리가 되고 각자의 개체로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100% 일치한다고 볼 수 없고요. 출생 후에 여러가지 식습관, 환경적인 요인, 스트레스도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같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내레이션: 세 쌍둥이가 백일 기념으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생후 백일은 엄마 뱃 속에서 착상이 된지 일년이 되는 날이라는데요. 어느 정도 면역 세포들이 자리를 잡아가 세상으로 나아가도 된다는 의미랍니다. 세계적인 면역학자인 마크 데이비스도 쌍둥이에게 주목했는데요. 유전적인 영향과 환경적인 영향이 면역성장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인간면역체계의 유전적 VS 환경적 영향연구), 그는 8세~82세 사이의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결과를 보면 어린 쌍둥이 보다 나이 많은 쌍둥이들에게서 면역체계의 격차가 더 컸다고 합니다.
마크 데이비스/스탠포드 의대 교수: 면역계에서 유전과 환경 중 어떤 것이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에 쌍둥이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전보다) 환경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갓 태어났거나 미생물 경험이 거의 없을 때는 (환경보다) 유전이 좀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면역에 있어 유전의 중요성은 줄어들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연구한 사람들 중에서 특히, 중년의 경우 200개가 넘는 면역계 변수를 측정해 보았을 때 70%가 일란성 쌍둥이이라고 해서 유사점이 있지는 않음을 발견했습니다.
내레이션: 결국 면역의 관점에서도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존재인가 봅니다. 때문에 면역을 키우려면 아기 때부터 더 많은 노출을 경험하고 또 새로운 환경이라는 숙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크: 지구의 어딘 가에 착륙하면 바로 그곳에 있는 미생물들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늪에 살고 있어요 마찬가지죠. 만약 당신이 북극에 살고 있다면, 그곳은 또 다른 환경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고안되었습니다. 마치 뇌처럼요. 사실 저는 면역계가 6번째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당신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생존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내레이션: 생로병사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성장 다음으로 노화를 경험하게 돼죠. 그런데 젊은이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손색없는 몸을 가진 86세의 서영갑 어르신, 그에게 근력운동은 노화의 시계를 늦춘 일등공신입니다. 우리나라 최고령 보디빌더로 꾸준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어르신, 그가 운동을 시작한 건 몸에 노화가 감지되고부터 서였습니다.
서영갑(86세)/최고령 보디빌더: 이 아령은 가보 1호입니다. 40년 역사를 가진 가보 1호입니다. 그 당시 교직에 있을 때 하도 격무에 시달려서 몸이 별로 안 좋았어요. 허리, 무릎, 그래서 이 아령을 구해서 흔들고 들었다가 내렸다가 앉았다가 서 있다 하며 운동을 했더니 허리 아픈 게 다 나아버렸어요. 그래서 이게 지금까지 애용하는 가보 1호 아령입니다.
내레이션: 평생 교직에 몸 담은 서영갑 어르신은 아령 하나로 시작해 운동에 재미를 부쳤다는데요. 처음 보디빌더 대회에 나간게 교장 정년을 일년 앞둔 예순네 살, 그것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니~ 그에게 근육은 노년에 받은 뜻밖에 선물 같은 존재입니다.
서영갑: 엉짱 벅짱이 살길이다. 엉덩이의 엉짱, 허벅지의 벅짱, 엉덩이와 허벅지의 근육량이 많아야지 당뇨가 있는 사람도 더 좋아지고 혈액순환, 심혈관질환 예방도 되고 모든 만병의 통치약은 근육이다 (서영갑 어르신이 뇌경색 회복 중인 부인의 재활운동을 돕고 있다) 천천히 빨리 하지 말고 그렇지
내레이션; 근육 신봉자인 그는 뇌경색으로 쓸어졌던 아내도 꾸준한 운동으로 일으켜 세웠습니다.
서영갑; 2005년도에 뇌경색을 앓았을 때 팔다리 못쓰고 걷지도 못 했잖아, 화장실도 못 갔잖아, 퇴원하자마자 바로 근육운동 103개를 하고 그 덕분에 근육운동을 했기 때문에 못쓰던 근육이 전부 살아나서 오늘처럼 건강하게 됐잖아,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 지 실감하지요?
아내: 네, 감사하지요.
내레이션: 과연 그의 말대로 근육이 여든여섯 노인의 노화를 막고 면역상태도 잘 유지하겠끔 도왔는지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확실히 서영갑 어르신은 근육부자 30대에 비해 80대는 근육량이 40% 정도 준다는데 어르신은 평균을 훌쩍 웃돌았습니다.
의사: 요즘 운동 계속하고 계십니까?
서영갑: 네, 계속하고 있습니다.
의사: 어떤 운동을 주로 하시게됩니까?
서영갑: 걷기, 주로 유산소 운동, 걷기 하는데 여차하면 무조건 걷기입니다 (발목에) 모래 주머니 차고 걷기 하루에 세끼 먹고 제철 과일, 채소, 견과류 (먹는게) 다입니다.
의사: 처음에 서영갑님을 뵐 때는 근력운동만 열심히 하신다고 오해를 했었는데요. 지금보니까 유산소 운동을 같이 꾸준히 하셔서 그런지 전체적인 균형이나 활력이 다 좋으신 것 같습니다.
내레이션; 서영갑 어르신은 백혈구 수치도 정상 범위에서 잘 유지되고 있었는데요, 전체적인 건강관리와 꾸준한 운동 덕분에 서영갑 어르신은 누구보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준호/가정의학과 교수: 특히 노인에게 근육은 중요합니다. 근육 부족인 사람이 아닌 사람에 비해서 사망 위험도가 23.9배로 높다고 나왔는데요. 근육을 잃게 되면 모든 기저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근육을 갖고 있으면 기초 대사량이 올라갈 거고요. 그 자체만으로는 질환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내레이션: 에너지원을 만들고 신체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600여 개의 근육, 이를 지키기 위해 어르신들은 운동과 단백질 섭취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렇다면 순창의 장수 마을 노인들의 근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직접 찾아가 그들의 운동능력을 점검을 해 보았는데요. 순창 천하장사 아흔넷 한봉임 어르신은 물론, 아흔의 양만석 어르신도 검사에 참여했습니다. 그 역시 근육부자, 15년전 큰 교통사고로 지팡이를 집고 다녀야 하지만 모든 수치가 정상범위 안에 있을 정도로 건강상태는 양호했습니다.
의사; 네, 10초 걸리셨어요, 10초 운동은 어떤 것 하십니까, 양만석 어르신?
양만석(90세): 운동은 별로 특별히 하는 건 없어요. 돌아다니고 한시도 앉아 있지 않는 성질이라 하다 못해 풀을 맨다든지 땅을 판다든지
의사: 일을 계속 꾸준히 하시는 구나. 일을 하루에 몇시간 정도 하실까요?
양만석; 하루에 한 2~3시간 정도는 해요.
의사; 일을 꾸준히 하시네요.
내레이션: 양만석 어르신은 한 평생 우두커니 앉아있거나 구들지고 누워 있은 적은 없었답니다. 지금도 노상 걸어다니고 작은 일이라도 만들어 합니다. 닭을 키우고 계란을 거두어오는 것도 모두 양만석 어르신 스스로 만든 일인데요. 매일 신선한 계란을 집어오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소시적에는 마을 일을 도맡아 하는 힘께나 쓰는 일꾼으로 소문이 자자했답니다.
양만석(90세): 지금은 체력이 손바닥만 하지만 한창 때는 무서운 게 없었지. 옛날에는 초가집이었잖아요. 짚을 엮어서 전부 집을 만들었잖아요. 다른 사람은 사다리를 놓고 짚을 받아서 올렸는데 나는 지붕 위로 던졌어. 그만큼 동네에서 받아줬어. 기운이 세다고
내레이션: 돌이켜보면 참 고단한 삶이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가난이 그의 체력을 키워준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양만석: 나이로 봐서는 70세를 넘어서 80세가 돼도 변함이 별로 없었죠. 80세가 넘어서 85세가 되니까 늙은 거 같아요. 더 기운이 없고, 사지가 아프고 연연히 다르네. 아픈 곳이 더 생기고, 이제는 아~ 이만하면 가려나 보다 생각하면 어느새 또 1년이 가버리고 내가 90세를 못 채우려나 하면 또 90세를 채워~
내레이션: 거부할 수 없는 몸의 노화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노화를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면역세포 역시 노화를 피해갈 수 없습니다. 면역학과 이원우 교수는 면역의 노화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는 면역 노화의 추이를 보기 위해 20대와 60대의 혈액을 채취한 다음 형광물질로 염색해 분포도를 추적하였는데요. 면역세포의 생산량부터 구성비까지 현격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원우 교수: 여기에 있는 7.16%의 세포들이 미성숙(Naïve) T세포라고 해서 이런 새로 생긴 세포들이 나이든 사람에게서 굉장히 줄어있는 것이 보이고요. 젊은 사람이 38.4%인 것에 비해서 거의 1/5 정도 줄어있죠.
내레이션; 세포를 교육시키는 흉선의 기능이 없어지면서 중요한 백혈구인 T세포의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노화된 T세포에서는 오작동이 많아졌습니다.
이원우: 면역 세포 라는 것이 정확하게 자기가 반응해야 할 때 반응하는 게 중요한데요. 이런 노화에 빠진 T세포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정말 반응해야 할 때는 정확히 반응을 못하고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는 쓸데없이 반응해서 조절 기전을 잃어버리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노화 T세포의 큰 특징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 그러니까 노화된 면역세포의 대표적인 오작동은 바로 과도한 만성염증 반응, 몸 곳곳에서 발현된 염증은 노인에게 많은 관절염 심혈관질환 등을 야기시킵니다.
의사: 염증이 영어로 inflammation 이거든요. 노화가 영어로 aging이죠. 그래서 inflamm-aging(인프라메이징)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플라메이징 (inflamm-aging)은 다소 장난 스러운 학술용어인데 나이가 들면서 염증반응이 과잉으로 나타나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백신의 효과는 (적응) 면역의 활성화로 나타나는데 이런 측면은 약화가 되고요.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선천) 면역은 나이가 들수록 강해지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일으키는 측면에서 염증 반응이 강해진다는 거죠.
마크: 한 가지 밝혀진 것은 노화에 만성염증이 많다는 것입니다. 저는 몇 년 동안 이것(만성염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왔는데요. 만성 염증이 심혈관, 암, 자가 면역질환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만성 질환은 노인들의 면역이 약화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내레이션: 그렇다 보니 노인들에게 유난히 많이 생기는 질환들이 꽤 있는데요. 전혀 환자 중의 50대 이상의 장년층 환자가 60%를 차지하는 질병도 있습니다. 유순복씨를 지옥으로 몰아 넣었던 대상포진입니다.
유순복/대상포진 환자: 처음에 감기 몸살인 줄 알고 2주를 다녔는데 점점 더 심해지는 거예요. 그래서 길을 가다가도 땅에 드러눕고 그랬었어요.
의사: 아파가지고~
유순복: 사람이 눈에 안 보이더라고 힘이 없어서 면역력이 없다고 그러나 그래서 아는 동생이 ‘언니, 놀러와’ 그래서 못 간다고 그랬더니, 나를 보더니 ‘언니, 대상포진이야!’ 하더라고
내레이션: 신경을 따라 바이러스가 증식하며 수포로 발현되는 심한 통증질환,
의사: 아픈 점수가 어느 정도 되셨나요? 한번 본인이 손으로 만져 보세요. 80점 정도~
유순복: (너무 아파서) 암에 걸렸나 했어요. 처음에는 무섭더라구요. 피부에 염증이 나오니까 그때야 느낀 거죠. 아~ 암은 아니구나
내레이션: 참기 어려운 통증에 심하면 목숨까지 앗아가는 대상포진은 소화기에 앓는 수두 바이러스가 나이가 들어서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유순복: 그때 수두 앓을 때는 애기 때 위에 오빠, 언니가 수두를 앓아서 세분이 돌아가셨대요. 그러고 이제 저도 앓았죠.
내레이션: 유순복씨도 기억에는 없지만 가족력으로 봐서는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 주변에 잠복해 있다가 수십년이 지나 발현을 한 건데요. 그 이유가 장년에 많아지는 면역세포의 과도한 염증 반응인 겁니다.
의사: 나이가 들면서 염증반응이 늘어나는데 그 특징이 굉장히 만성적이고 전신성으로 나타나고요. 그 다음에 생각보다 굉장히 약한 면역반응이 유지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염증 반응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물질들이 결국에는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고 더 확대돼서 조직이나 장기에 영향을 주게 되면 충분히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만성질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의사: 무엇이 이 생사를 나누느냐 어떤 환자는 살고 어떤 환자는 돌아가시느냐 그런데 돌아가신분들의 특징은 60세 이상의 고령자 중에서 당뇨나 심혈관 질환, 폐질환, 암환자, 비만과 같은 면역저하 상태의 기저 질환자 이런 분들은 출발선부터 불리한 조건에 있는 거예요. 나이든 군인들이 행동이 굼뜨고 제 때 행동을 못하는 것과 같은 비유를 들 수 있는데 결국은 고령자, 기저질환 환자들은 면역노화 때문에 빠르게 확실하게 대응을 못한다.
내레이션: 생활이 풍요러워지면서 도시의 삶은 무병장수의 꿈과 오히려 더 멀어졌습니다. 우리가 장수 노인들이 많은 농촌생활을 주목하는 것은 그 때문인데요. 과연 그들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 아흔까지 몸을 잘 관리한 양만석 어르신의 건강비결부터 들여다 볼까 합니다.
피디: 왜 얇게 써세요?
심명숙/양만석 어르신의 며느리: 틀니여서 잘 못 씹으세요. 어머니랑 아버님이랑 다 젊은 사람이 먹는 것처럼 해드리면 못드시니까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요.
내레이션: 뭐든지 잘게 썰고 부드럽게 만듭니다.
심명숙: 매운 걸 못드셔서 하얗게 요리해요.
내레이션: 밥이 보약인 양만석 어르신 부부의 끼니는 며느리 심명숙씨가 만드는데요, 반찬 하나 하나 보통 정성이 아닙니다.
심명숙: (시아버지 밥상을 준비하면서) 배 고프시겠네, 배 고프시겠어
내레이션: 딱 봐도 채소 위주의 균형잡힌 한 상인데요, 우리 밥상에 많이 올라오는 대친 채소와 발효식품은 세계인도 주목한 건강식이죠.
양만석; 물김치를 이렇게 썰어주는 집은 없을거야, 아마 우리집 외에는
내레이션: 거기에 정성까지 보태졌으니 더 바랄게 없는 한 끼 입니다.
양만석: (식사하면서) 이건 내가 키운 달래야, 내가 키운 배추, 계란, 닭도 내가 키운 거예요.
내레이션; 이 상을 차린 절반 이상의 공이 부지런한 양만석 어르신에게 있는 셈이네요.
심명숙: 마늘도 다 까주시고 나는 요리만 하는 건데 제가 18년도까지 (회사에 다니고) 정년퇴직을 했어요. 제가 회사에 다닐 때 아버님, 어머님이 살림을 다 하시다가 정년퇴직한 후부터 제가 살림을 하고 있죠.
내레이션: 이렇게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구가 있다는 것도 양만석 어르신의 장수비결이죠. 삼시 세끼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왕성한 식욕, 건강하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양만석 어르신에겐 장수비결이 또 하나 있습니다. 교통사고 후 몸과 마음을 달래려고 국악원에서 배운 시조 읊기, 문체부 장관상까지 받은 실력인데 하루 한 시간 이상 시조를 읊으며 어르신은 폐활량도 높이고 스트레스도 날린다고 합니다.
양만석(90세): 뱃심도 좋아지고, 소화도 잘 되고, 잠도 잘 오고 만사가 좋아요.
내레이션: 아흔 넷의 한봉임 어르신이 부지런히 또 어디를 가시는 데요. 주간 부업 센터도 노인회관도 문을 닫은 요즘은 자매처럼 지내는 이웃집 마실이 어르신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할머니1: 아 얼른 와
한봉임: 혼자 밥 먹는 것보다 이렇게 같이 먹으면 고맙다고 하면 좋지,
내레이션: 모두 혼자 사는 처지라 이렇게 두 셋이 모이면 그저 살거운 가족이 됩니다.
피디: 이렇게 할머니들 놀러 오시면 좋아요?
한봉임: (다른 할머니를 향하여) 나 놀러오면 좋느냐고?
할머니: 응?
한봉임: 내가 자네 집에 놀러 오면 좋냐고
할머니1: 아 좋죠,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 먹지
한봉임: 내가 오면 좋아해요
피디: 반가워요?
할머니1: 반갑지 할머니가
내레이션; 노인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적이 고립감, 외로움이라죠. 그래서 누군가 곁에 있는게 중요한데요. 서로 의지가지 하며 함께 한 시간이 어르신들에겐 활력을 불어주는 비타민입니다.
한봉임: 그 집에 가서 내가 함께 놀고 저녁이 되면 놀다가 집에 와서 자고 다른 집에 가지 않으면 생전 말을 하지 않으니까 둘이 형제자매 처럼 서로 왔다 갔다 하며 살아요.
내레이션: 여기 일을 놓지 못하는 또 한 명의 장수 노인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대나무를 베러 산으로 향하는 여든 일곱의 서영구 어르신, 그는 댓살 몇 개만 있으면 뚝딱 대바구니를 만들어내는 장인, 아내와 소일 거리로 바구니 만드는 일을 합니다.
서영구(87세): 바구니 못 봤어? 방에? 방금 만들어 놓은 논 거~도시에서도 이것을 찾아 쓰는 사람들은 써, 이 바구니를 쓰는 이유가 뭐냐면 메주를 뜰 때 메주콩을 삶으면 뜨끈뜨끈 하지 (삶은 메주콩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으면 유해물질이 분출돼서 달라붙는데요. 그게 인체에 안좋은 것은 사실 이잖아요? 의사 선생님하고 이야기 해보니까 ‘사실이라고, 좋은 물건 만드신다’고 하더구만
내레이션: 부부는 60년 동안 바구니 만드는 일을 해왔는데요. 예전 같은 인기는 없지만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힘들어도 이 일을 놓치 못하게 합니다. 굴곡진 현대사를 고스란히 겪어 살아온 가난한 집 가장, 집안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쳤지만 서영구 어르신은 마을의 궂은 일까지 죄다 맡아 했답니다.
서영구: 우리 살아온 이야기를 하려면 끝도 없어 우리 세대 90세가 된 사람들 이 사람들이 제일 피해를 많이 겪고 살았어,
내레이션: 몇해전 노인 회장으로 감사패를 받은 게 큰 자랑이신 서영구 어르신에게 어떻게 하면 장수할 수 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서영구: 그런데 사람이 항상 내 이익만 추구하고 살 일이 아니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 자신의 앞길도 좋지, 남의 것에 욕심 부리고 살면 안 되는 거야. 내가 좀 손해 본다 라고 살면 좋은 일이 그 즉시는 안 돌아와도 언젠가는 베푼 만큼 돌아올 수 있으니까. 욕심 부리지 말고 살라고
양만석: 정직, 오직 정직 정직하면 다 들어가 저 사람은 정직한 사람, 참 본 받을 만하다. 이런 소리를 들어야지 그래서 더 오래 산 것 같아, 내가 정직하게 살았다 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내레이션: 장수 마을을 다니면 수십년 간 장수 노인 연구를 해온 노화연구 권위자인 박상철 교수도 장수 노인들에게 늘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박상철/서울대학교 노화고령사회 연구소장/전남대학교 연구석좌교수: 백세 어르신들을 조사하는 입장에서 요즘 누가 말하는 무엇을 먹고 장수한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먹는다는 것은 변수의 극히 일부 밖에 되지 않아요. 장수집짓기 모델(Park’s Temple Model for Longevity)은 제가 발표를 했죠. 바닥, 기둥, 지붕이 튼튼해야 한다. 바닥에는 유전자, 성별, 성격, 사회문화, 환경생태, 지붕은 사회 안전망, 의료 시혜, 사회적 보호 그리고 기둥조건은 영양 운동 관계 참여 이걸 이야기를 하죠. 영양은 장수집짓기 모델 중에서 한 기둥 밖에 되지 않아요. 뭘 하나 잘 먹어서 그 사람이 장수한다? 그건 never 있을 수 없어요. 그러나 잘못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한 가지만 너무 강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가 아까 말한 생활습관, 예를 들면 영양, 운동, 관계 참여 다같이 어우러져 가야 하는 거죠.
내레이션: 신기한 건 늘 사소한 일상에 숨어있다고 했던가요. 평범한 것 같지만 이것이 삶으로 보여지는 면역 노화를 누추는 비밀입니다. (중앙주사실 Outpatient Infusion Services), 위험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이 인류의 큰 숙제를 풀겠다고 새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가 시도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1월부터 면역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유항수씨~
간호사: (환자에게) 조금 찌르겠습니다. 따끔할 수 있어요.
내레이션: 2019년 직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유항수씨는 스스로 약물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혈소판 감소라는 부작용으로 6개월 만에 치료를 포기해야 했다네요.
유항수/면역항암 치료환자: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의사: 네, 잘 지냈습니다.
유항수: 요즘 지내시는데 불편한 건 없으세요?
의사: 네,
유항수: 암세포가 있었던 부분은 최근에 찍었던 CT상에서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2020년 1월에 발견됐던 암세포들은 면역치료를 하면서 다 완치가 된 거 같애요. 감사합니다.
내레이션: 6개월전 암은 전신에 림프절에 까지 전이가 된 상태였는데 다행히 유전자 타입이 맞아 면역 치료가 가능했습니다.
배우균/전남대학교 종양내과 교수: 우리 몸에는 정상 면역이 있으면 암세포가 자라나질 못합니다. 면역세포인 T세포들이 암세포를 감지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암세포를 감지를 못하고 면역이 약해진 상태였던 거죠. 면역관문치료제가 암세포들을 확인해서 공격할 수 있게 하는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정상세포 암세포 면역관문 치료제), 모든 암 환자한테 아직 적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저희가 치료하는 데 가장 난관입니다.
내레이션: 2천년대부터 본격화된 면역항암 치료는 현재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배우균: 면역치료 단독만으로 좋은 결과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환자분들이 있어서 현재로는 면역치료와 항암치료의 타깃 치료 복합치료를 해서 많은 환자가 효과를 얻기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학 영상실 Optical Imaging Room),
내레이션: 인류의 숙적인 암은 참으로 영악해서 면역세포를 속이거나 공격하지 못하도록 무력화시키기도 합니다. 여기 그런 암과 면역세포의 잘못된 만남의 고리를 끊는 실험이 진행 중입니다. 우선 실험 쥐에게 암세포를 주입하고 그것을 관찰합니다. 주입 사일 후 종양이 분자형상으로 선명하게 보입니다. 이 실험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 대표적인 암 치료법의 하나인 방사선입니다.복잡한 과정을 쉽게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암세포에 방사선을 쬐면 면역세포가 얼굴을 숨긴 암세포를 더 잘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하구요. 암 표면에 접착제를 늘려줘 면역세포가 잘 붙어서 더 강력하게 항암 작용을 할 수 있게 돕는답니다.
윤미선/전남대학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방사선은 암세포를 죽이는 강력한 폭탄이지만 동시에 면역 억제된 종양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면역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로 면역 억제 환경을 변화시키면 종양 주변에 면역 세포가 달라붙을 수 있게끔 여러 분자가 발현을 하고요. 이때 강력한 면역 세포를 주입하면 훨씬 효과가 증가될 것이다 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레이션: 면역 항암제의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소위 말하는 면역혁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 외에도 암세포 주변에 박테리아를 증식시켜 항암 면역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법도 개발 중입니다.
의사!: 암에 대한 면역 반응을 증강시켜서 치료를 해볼까요?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은 언제나 처음일까요? 1900년도가 되기 전에 이미 그런 치료들이 있었습니다. 윌리엄 콜리 (William B. Coloey)라는 외과의사가 있었어요. 이 분이 암 조직에다가 살아있는 세균을 넣어줬대요. 그럼 면역반응이 되면서 암세포가 죽지 않을까? 했지만 성공률이 높지 않다 보니까 역사적으로 잊혔지요. 현대 면역학의 시작에서 다시 어떻게 하면 면역 증강을 시켜서 암을 치료해 볼까? 하는 게 1980년대 부터 각광을 받게 됐습니다.
의사2: 면역의 미래, 지금까지 백신 감염병의 영역에서 자가 면역질환, 장기이식과 같이 면역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확대될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면역이 분명히 인류에게 혜택을 줄 겁니다. 그렇지만 과도하게 남용이 되면 장기를 손상시키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면역이 오용되지 않고, 남용되지 않고 균형있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레이션: 보이는 몸 속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세상, 이제야 깨닫습니다. 우주의 질서를 품은 오늘의 나는 쉬지 않고 싸우고 이기며 성장한 기적의 징표, 오늘을 있게 한 수십억 년을 걸어온 면역의 위대한 여정이 우리의 내일의 길을 비춥니다. 끝. (EBS 다큐프라임 1345회 면역, 위대한 여정 3부 생로병사의 길을 걷다 에서 정리).
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자기만의 시계를 갖고 있다. 우리 몸도 그렇다. 우리 몸은 인체의 시계속도에 따라 끊임없이 싸우고 이기며 탄생하고 성장한다. 그렇게 우리의 몸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경험한다. 초록 잎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가을 같은 시간, 老化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인체의 시계는 모두가 달라 같은 나이라고 다 같은 시간을 사는 건 아니다. 누구는 골골하고 누구는 팔팔하다. 세상을 뒤집어 놓는 무서운 역병이 와도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다. 노화의 길목에선 그들의 몸 속에서 면역은 뭘 하고 있을까. 오늘 가을 겨울에 들어선 면역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전라남도 구례 곡성 순창 담양은 구곡순담이라고 불리는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장수지역이다. 그중에서도 100세 노인이 27명이나 되는 순창군에 살고 계신 한봉임(94세) 어르신은 아흔 넷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정하다.
② 村老는 평생을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자식 넷을 번듯하게 키웠다. 올커니, 그런데 30분이 넘도록 일을 멈추지 않는다. 한봉임 어르신은 적어도 하루 한 시간 이상은 이렇게 밭일을 한다. 자식들은 같이 살자고 성화지만 어르신은 16에 시집와 78년이나 정붙이고 산 이 집을 떠날 수가 없다. 특히 어르신은 걷는 걸 좋아하는데 코로나 19로 노인회관이 문을 받아 요즘에는 틈나는 대로 먼 길 아들 집까지 걸어간다. 혹시라도 다칠까 이제는 아들이 자식을 돌보듯 어머니를 챙긴다. 우리 어머니 사시는 곳이 인계면인데 인계면에서 여기까지가 12킬로미터를 알밤 무거운 것을 배낭에 메고 오고~도로에 지나가던 분이 신고해서 파출소 순경들이 모셔오고 그랬다. 다섯 살 증손주 정도는 번쩍 들쳐 업을 수 있는 어르신의 놀라운 체력~ 젊은 시절부터 잔병치레도 거의 없었다. 그 흔한 혈압 당뇨약 한번 먹어 본 적 없다는 94세 한봉임 어르신, 어떻게 이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노화의 과정에서 면역세포는 어떤 일을 하는지, 그것부터 살펴봐야 하겠다.
③ 새 생명을 잉태했다는 설레임으로 37주를 보낸 한 보람씨 부부~ 출산을 3주 정도 남겨뒀다. 때에 맞춰가는 몸을 보면서 임신이 얼마나 신비스러운 일인지 새삼 실감했다, 보람씨는 10개월 가까이 태아를 품고 살면서 좋은 것이라면 아낌 없이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을 십분 이해했다. 일단 엄마가 돼 보니까 어머니가 30여년간 키워줬던 시간들이 떠오르더라고,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별 것 아니더라도 하나 하나 먹는 거나 입는 거나 병원에 간다거나 하는 것은 부모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부모님이 저에게 물려주셨던 것들을 똑같이 태어나는 아기한테 잘 물려주고 싶다. 엄마가 아기에게 주는 첫번째 선물이 바로 면역세포다, 임신 5주째부터 면역세포가 만들어진다. 한 주 한 주가 늘어나면서 가슴색, 림프절, 편도 등에서 T세포가 발견된다. 드디어 40주를 다 채우고 아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모든 준비를 마쳤다. 진통이 시작돼 병원에 도착한 보람씨, 시간이 갈수록 힘겨워진다. 출산 과정에서도 면역세포가 작동하도록 우리 몸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아기가 질을 통과해 나오면서 유산균 샤워를 한다. 부모의 입장으로서 아이에게 첫번째로 줄 수 있는 선물 같은 거다, 힘들더라도 그 정도는 감내하고 이겨낼 수 있다. 산모는 혈액 내에 항체를 갖고 있고 이 항체를 태아한테 전달해 줘서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충분한 양의 항체를 갖고 있는데 이것이 평생 가는 건 아니다. 태어나서 넷째 주에 BCG (결핵예방백신) 부터 접종해서 그것(백신)이 하나의 민방위 훈련으로 바이러스 세균이 침투하면 면역 시스템이 작동하나 훈련도 하면서 강화되는 거다.
④ 생후 6개월 까지는 엄마에게서 받은 면역세포로 별탈 없이 살아가지만 그 이후부터는 질병에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 세상 밖으로 나오면 이제부터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생후 4주부터 24개월까지 국가에서 지정한 접종이 15개나 된다. 지난해 5월에 태어난 세 쌍둥이, 엄마에게서 같은 성분을 받은 이들의 면역세포는 어떨까. 세 쌍둥이 같은 경우는 이란성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형제 자매 정도로 면역체계가 차이 난다고 볼 수 있다. 일란성인 경우는 대부분 비슷할 수 있지만 알려진 바로는 DNA가 동일해도 엄마 뱃속에서 분리가 되고 각자의 개체로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100%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출생 후에 여러가지 식습관, 환경적인 요인, 스트레스도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같다고 볼 수는 없다. 생후 백일은 엄마 뱃 속에서 착상이 된지 일년이 되는 날이다. 어느 정도 면역 세포들이 자리를 잡아가 세상으로 나아가도 된다는 의미다.
⑤ 세계적인 면역학자인 마크 데이비스도 쌍둥이에게 주목했다. 유전적인 영향과 환경적인 영향이 면역성장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연구했다. 그는 8세~82세 사이의 쌍둥이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를 보면 어린 쌍둥이 보다 나이 많은 쌍둥이들에게서 면역체계의 격차가 더 컸다, 면역계에서 유전과 환경 중 어떤 것이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에 쌍둥이 연구를 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유전보다 환경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갓 태어났거나 미생물 경험이 거의 없을 때는 환경보다 유전이 좀 더 중요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면역에 있어 유전의 중요성은 줄어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연구한 사람들 중에서 특히, 중년의 경우 200개가 넘는 면역계 변수를 측정해 보았을 때 70%가 일란성 쌍둥이이라고 해서 유사점이 있지는 않음을 발견했다. 결국 면역의 관점에서도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하는 존재이다. 때문에 면역을 키우려면 아기 때부터 더 많은 노출을 경험하고 또 새로운 환경이라는 숙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⑥ 지구의 어딘 가에 착륙하면 바로 그곳에 있는 미생물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늪에 살고 있어도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이 북극에 살고 있다면, 그곳은 또 다른 환경이다. 우리 몸의 면역계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고안되었다. 마치 뇌처럼, 사실 면역계는 6번째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생존하기는 어렵다. 생로병사의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성장 다음으로 노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젊은이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손색없는 몸을 가진 86세의 서영갑 어르신, 그에게 근력운동은 노화의 시계를 늦춘 일등공신이다. 우리나라 최고령 보디빌더로 꾸준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어르신, 그가 운동을 시작한 건 몸에 노화가 감지되고부터 서였다. 그 당시 교직에 있을 때 하도 격무에 시달려서 몸이 별로 안 좋았다. 허리, 무릎, 그래서 아령을 구해서 흔들고 들었다가 내렸다가 앉았다가 서 있다 하며 운동을 했더니 허리 아픈 게 다 나아버렸다. 그래서 아령이 지금까지 애용하는 가보 1호다.
⑦ 평생 교직에 몸 담은 서영갑 어르신은 아령 하나로 시작해 운동에 재미를 부쳤다. 처음 보디빌더 대회에 나간게 교장 정년을 일년 앞둔 예순네 살, 그것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그에게 근육은 노년에 받은 뜻밖에 선물이다. 모든 만병의 통치약은 근육이다. 서영갑 어르신이 뇌경색 회복 중인 부인의 재활운동을 돕고 있다, 2005년도에, 근육 신봉자인 그는 뇌경색으로 쓸어졌던 아내를 꾸준한 운동으로 일으켜 세웠다. 과연 그의 말대로 근육이 여든여섯 노인의 노화를 막고 면역상태도 잘 유지하겠끔 도왔는지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확실히 서영갑 어르신은 근육부자 30대에 비해 80대는 근육량이 40% 정도 준다는데 어르신은 평균을 훌쩍 웃돌았다. 걷기, 주로 유산소 운동, 걷기 여차하면 무조건 걷기다. 발목에 모래 주머니 차고 걷기, 하루에 세끼 먹고 제철 과일, 채소, 견과류를 먹는다.
⑧ 처음에 서영갑님을 뵐 때는 근력운동만 열심히 하신다고 오해를 했었다. 지금보니까 유산소 운동을 같이 꾸준히 하셔서 그런지 전체적인 균형이나 활력이 다 좋으시다. 서영갑 어르신은 백혈구 수치도 정상 범위에서 잘 유지되고 있었다, 전체적인 건강관리와 꾸준한 운동 덕분에 서영갑 어르신은 누구보다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노인에게 근육은 중요하다. 근육 부족인 사람이 아닌 사람에 비해서 사망 위험도가 23.9배로 높다. 근육을 잃게 되면 모든 기저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근육을 갖고 있으면 기초 대사량이 올라간다. 그 자체만으로는 질환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에너지원을 만들고 신체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600여 개의 근육, 이를 지키기 위해 어르신들은 운동과 단백질 섭취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⑨ 그렇다면 순창의 장수 마을 노인들의 근력은 어느 정도일까. 직접 찾아가 그들의 운동능력을 점검을 해 보았다. 순창 천하장사 아흔넷 한봉임 어르신은 물론, 아흔의 양만석 어르신도 검사에 참여했다. 그 역시 근육부자, 15년전 큰 교통사고로 지팡이를 집고 다녀야 하지만 모든 수치가 정상범위 안에 있을 정도로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일을 하루에 한 2~3시간 정도는 한다. 양만석 어르신은 한 평생 우두커니 앉아있거나 구들지고 누워 있은 적은 없었다. 지금도 노상 걸어다니고 작은 일이라도 만들어 한다. 닭을 키우고 계란을 거두어오는 것도 모두 양만석 어르신 스스로 만든 일이다. 매일 신선한 계란을 집어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소시적에는 마을 일을 도맡아 하는 힘께나 쓰는 일꾼으로 소문이 자자했다.
⑩ 돌이켜보면 참 고단한 삶이었는데 이제와 생각하니 가난이 그의 체력을 키워준 일등 공신이었다. 나이로 봐서는 70세를 넘어서 80세가 돼도 변함이 별로 없었다. 80세가 넘어서 85세가 되니까 늙은 거 같아. 더 기운이 없고, 사지가 아프고 연연히 다르네. 아픈 곳이 더 생기고, 이제는 아~ 이만하면 가려나 보다 생각하면 어느새 또 1년이 가버리고 내가 90세를 못 채우려나 하면 또 90세를 채워~거부할 수 없는 몸의 노화는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노화를 의미한다. 면역세포 역시 노화를 피해갈 수 없다. 면역학과 이원우 교수는 면역의 노화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면역 노화의 추이를 보기 위해 20대와 60대의 혈액을 채취한 다음 형광물질로 염색해 분포도를 추적하였다. 면역세포의 생산량부터 구성비까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세포를 교육시키는 흉선의 기능이 없어지면서 중요한 백혈구인 T세포의 생산량이 현저히 줄어들고 노화된 T세포에서는 오작동이 많아졌다. 면역 세포 라는 것이 정확하게 자기가 반응해야 할 때 반응하는 게 중요한데 이런 노화에 빠진 T세포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정말 반응해야 할 때는 정확히 반응을 못하고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는 쓸데없이 반응해서 조절 기전을 잃어버린다. 이런 것들이 노화 T세포의 큰 특징 중에 하나다.
⑪ 그러니까 노화된 면역세포의 대표적인 오작동은 바로 과도한 만성염증 반응, 몸 곳곳에서 발현된 염증은 노인에게 많은 관절염 심혈관질환 등을 야기시킨다. 인플라메이징 (inflamm-aging)은 학술용어인데 나이가 들면서 염증반응이 과잉으로 나타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백신의 효과는 적응 면역의 활성화로 나타나는데 이런 측면은 약화가 되고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선천 면역은 나이가 들수록 강해지는 면이 있다. 그래서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을 일으키는 측면에서 염증 반응이 강해진다는 거다. 한 가지 밝혀진 것은 노화에 만성염증이 많다는 것이다. 만성 염증이 심혈관, 암, 자가 면역질환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성 질환은 노인들의 면역이 약화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노인들에게 유난히 많이 생기는 질환들이 꽤 있다. 환자 중의 50대 이상의 장년층 환자가 60%를 차지하는 질병도 있다. 대상포진이다.
⑫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 주변에 잠복해 있다가 수십년이 지나 발현을 하는데 그 이유가 장년에 많아지는 면역세포의 과도한 염증 반응인 거다. 나이가 들면서 염증반응이 늘어나는데 그 특징이 굉장히 만성적이고 전신성으로 나타난다. 그 다음에 생각보다 굉장히 약한 면역반응이 유지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염증 반응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물질들이 결국에는 정상 세포에 영향을 주고 더 확대돼서 조직이나 장기에 영향을 주게 되면 충분히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만성질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⑬ 무엇이 생사를 나누느냐 어떤 환자는 살고 어떤 환자는 돌아가시고 그런데 돌아가신 분들의 특징은 60세 이상의 고령자 중에서 당뇨나 심혈관 질환, 폐질환, 암환자, 비만과 같은 면역저하 상태의 기저 질환자 이런 분들은 출발선부터 불리한 조건에 있다. 생활이 풍요러워지면서 도시의 삶은 무병장수의 꿈과 오히려 더 멀어졌다. 우리가 장수 노인들이 많은 농촌생활을 주목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과연 그들에겐 어떤 비결이 있을까. 아흔까지 몸을 잘 관리한 양만석 어르신의 건강비결부터 들여다 본⑭다. 딱 봐도 채소 위주의 균형잡힌 한 상이다, 우리 밥상에 많이 올라오는 대친 채소와 발효식품은 세계인도 주목한 건강식이다. 이 상을 차린 절반 이상의 공이 부지런한 양만석 어르신에게 있다.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식구가 있다는 것도 양만석 어르신의 장수비결이다. 삼시 세끼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왕성한 식욕, 건강하다는 증거다. 그런데 양만석 어르신에겐 장수비결이 또 하나 있다. 국악원에서 배운 시조 읊기, 문체부 장관상까지 받은 실력인데 하루 한 시간 이상 시조를 읊으며 어르신은 폐활량도 높이고 스트레스도 날린다.
⑭ 아흔 넷의 한봉임 어르신은 자매처럼 지내는 이웃집 마실이 어르신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노인의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적이 고립감, 외로움이다. 그래서 누군가 곁에 있는게 중요하다. 서로 의지가지 하며 함께 한 시간이 어르신들에겐 활력을 불어주는 비타민이다. 일을 놓지 못하는 또 한 명의 장수 노인이 있다. 시간이 되면 대나무를 베러 산으로 향하는 여든 일곱의 서영구 어르신, 그는 댓살 몇 개만 있으면 뚝딱 대바구니를 만들어내는 장인, 아내와 소일 거리로 바구니 만드는 일을 한다. 부부는 60년 동안 바구니 만드는 일을 해왔다. 예전 같은 인기는 없지만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힘들어도 이 일을 놓치 못하게 한다. 굴곡진 현대사를 고스란히 겪어 살아온 가난한 집 가장, 집안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쳤지만 서영구 어르신은 마을의 궂은 일까지 죄다 맡아 했다. 몇해전 노인 회장으로 감사패를 받은 게 큰 자랑이신 서영구 어르신에게 어떻게 하면 장수할 수 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사람이 항상 내 이익만 추구하고 살 일이 아니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야 자신의 앞길도 좋지, 남의 것에 욕심 부리고 살면 안 되는 거야. 내가 좀 손해 본다 라고 살면 좋은 일이 그 즉시는 안 돌아와도 언젠가는 베푼 만큼 돌아올 수 있으니까. 욕심 부리지 말고 살라고, 정직, 오직 정직 정직하면 다 들어가 저 사람은 정직한 사람, 참 본 받을 만하다. 이런 소리를 들어야지 그래서 더 오래 산 것 같아, 내가 정직하게 살았다 라고 표현하고 싶다.
⑮ 장수 마을을 다니면서 수십년 간 장수 노인 연구를 해온 노화연구 권위자인 박상철 교수도 장수 노인들에게 늘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백세 어르신들을 조사하는 입장에서 요즘 누가 말하는 무엇을 먹고 장수한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먹는다는 것은 변수의 극히 일부 밖에 되지 않는다. 장수집짓기 모델(Park’s Temple Model for Longevity)은 제가 발표를 했다. 바닥, 기둥, 지붕이 튼튼해야 한다. 바닥에는 유전자, 성별, 성격, 사회문화, 환경생태, 지붕은 사회 안전망, 의료 시혜, 사회적 보호 그리고 기둥조건은 영양 운동 관계 참여 이걸 이야기를 한다. 영양은 장수집짓기 모델 중에서 한 기둥 밖에 되지 않는다. 뭘 하나 잘 먹어서 그 사람이 장수한다? 그건 never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잘못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한 가지만 너무 강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우리가 아까 말한 생활습관, 예를 들면 영양, 운동, 관계, 참여 다같이 어우러져 가야 한다. 평범한 것 같지만 이것이 삶으로 보여지는 면역 노화를 누추는 비밀이다.
ⓐ 지난해 1월부터 면역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유항수씨~ 2019년 직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유항수씨는 스스로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나 혈소판 감소라는 부작용으로 6개월 만에 치료를 포기했다. 암세포가 있었던 부분은 최근에 찍었던 CT상에서 거의 다 사라졌다. 우리가 2020년 1월에 발견됐던 암세포들은 면역치료를 하면서 다 완치가 되었다. 6개월전 암은 전신에 림프절에 까지 전이가 된 상태였는데 다행히 유전자 타입이 맞아 면역 치료가 가능했다. 우리 몸에는 정상 면역이 있으면 암세포가 자라나질 못한다. 면역세포인 T세포들이 암세포를 감지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암세포를 감지를 못하고 면역이 약해진 상태였던 거다. 면역관문치료제가 암세포들을 확인해서 공격할 수 있게 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모든 암 환자한테 아직 적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치료하는 데 가장 난관이다.
ⓑ 2천년대부터 본격화된 면역항암 치료는 현재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있다. 면역치료 단독만으로 좋은 결과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환자분들이 있어서 현재로는 면역치료와 항암치료의 타깃 치료 복합치료를 해서 많은 환자가 효과를 얻기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인류의 숙적인 암은 참으로 영악해서 면역세포를 속이거나 공격하지 못하도록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여기 그런 암과 면역세포의 잘못된 만남의 고리를 끊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우선 실험 쥐에게 암세포를 주입하고 그것을 관찰했다. 주입 사일 후 종양이 분자형상으로 선명하게 보인다. 이 실험의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것 대표적인 암 치료법의 하나인 방사선이다. 복잡한 과정을 쉽게 풀어보면 이렇다. 암세포에 방사선을 쬐면 면역세포가 얼굴을 숨긴 암세포를 더 잘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도 한다. 암 표면에 접착제를 늘려줘 면역세포가 잘 붙어서 더 강력하게 항암 작용을 할 수 있게 돕는다.
ⓒ 방사선은 암세포를 죽이는 강력한 폭탄이지만 동시에 면역 억제된 종양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면역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로 면역 억제 환경을 변화시키면 종양 주변에 면역 세포가 달라붙을 수 있게끔 여러 분자가 발현을 한다. 이때 강력한 면역 세포를 주입하면 훨씬 효과가 증가될 것이다 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면역 항암제의 시대가 본격화 되면서 소위 말하는 면역혁명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 외에도 암세포 주변에 박테리아를 증식시켜 항암 면역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치료법도 개발 중이다. 암에 대한 면역 반응을 증강시켜서 치료를 해볼까 하는 처음 생각은 1900년도가 되기 전에 이미 그런 치료들이 있었다. 윌리엄 콜리 (William B. Coloey)라는 외과의사다. 이 분이 암 조직에다가 살아있는 세균을 넣어줬다. 그럼 면역반응이 되면서 암세포가 죽지 않을까 했지만 성공률이 높지 않다 보니까 역사적으로 잊혔다. 현대 면역학의 시작에서 다시 어떻게 하면 면역 증강을 시켜서 암을 치료해 볼까 하는 게 1980년대 부터 각광을 받게 됐다. 면역의 미래, 지금까지 백신 감염병의 영역에서 자가 면역질환, 장기이식과 같이 면역의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확대될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면역이 분명히 인류에게 혜택을 줄 거다. 그렇지만 과도하게 남용이 되면 장기를 손상시키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면역이 오용되지 않고, 남용되지 않고, 균형있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는 몸 속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세상, 이제야 깨닫는다. 우주의 질서를 품은 오늘의 나는 쉬지 않고 싸우고 이기며 성장한 기적의 징표, 오늘을 있게 한 수십억 년을 걸어온 면역의 위대한 여정이 우리의 내일의 길을 비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