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학습
(1)학습의 기쁨_세상에서 가장 기쁜 일
공자가 말했다. "배우고 늘 익히고 있으니 이 또한 인생의 기쁨이 아니겠는가?"
사람마다 일상이 기쁜 이유는 많숩니다. 사랑하고, 일하고, 돈 벌고, 운동하고, 여행하고, 취미 생활을 즐기는 일은
기쁨을 주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공자는 학습을 기쁘다고 말합니다. 학습 말고도 기쁜 일이 세상에는 너무 많은데 좀 이상합니다.
입시나 취직 공부를 해본 사람은 공자가 말하는 학습의 기쁨에 대하여 의문을 품을 것입니다. 학습은 어쩌면 고통과 인내와 불편함이라고 기억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마디로 공자의 학습은 출세를 위한 입시공부가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배운 것을 내 삶에 반영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배움이 내 삶에 반영되어 자존감 높은 삶으로 인도할 때 기쁨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자와 그 제자들은 주로 육예를 학습했습니다. 예절, 음악, 활쏘기, 말 타기, 정치학, 전략학의 여섯가지 학습 과목을 "육예"라고 했습니다.
예절을 통해 사회 질서를 익히고, 음악을 통해 타인과의 조화를 배우고, 수레를 몰고, 활을 쏘고, 정치와 전략 공부를 통해 통해 전라로서의 자질을 향상했습니다. 공자에게 배움은 삶을 보다 윤택하고 수준 높게 살아가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후대 사람들은 학습을 어렵게 이해했습니다. 젊은이들은 학습을 출세를 위한 과정으로 생각했고, 탈속의 선비는 학습을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는 고고한 이상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학습은 더욱 형이상학적이고, 정신적이고, 권력적이고, 관념적으로 변해 갔습니다. 공자에게 학습은 허학이 아니라 실학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 영혼을 떨리게 하는 것을 배우고 익히고 삶에 반영하는 실제학문을 공부하는 것은 신나는 일임에 분명합니다. 공자는 학습의 맛을 충분히 느끼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학습하고 그 내용을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세상에 확장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로 삼았습니다. 공자는 학습의 기쁨을 자신의 삶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살았습니다.
學習之說학습지열
학습은 인생에서 가장 가슴 떨리는 일
(2)학습의 기쁨_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공자가 말했다 "군자가 먹는 것에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생활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고, 일을 민첩하게 처리하되 말은 신중희 하며, 도를 가진
사람에게 나아가 나를 바로잡는다면 충분히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호학'은 학습의 기쁨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공자와 그 제자들은 자신들을 '학습을 좋아하는 집단'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학습을
통해 성숙한 인간(군자)이 되고자 하는 집단이라는 것입니다. 공자는 동약 최초로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한 사람이었습니다. 제자들이 공자에게
모여든 것은 학습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를 높이고자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호학은 공자가 문하생들에게 하는 최고의 칭차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자는
단순히 책을 많이 읽고 지식을 많이 얻었다고 호학이라고 칭찬하지 않았습니다. 기본적인 인성을 갖추어야 호학이라는 것입니다.
배부름을 추구하는 것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망입니다. 그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민첩한 일 처리, 신중한 언어 사용, 인간의 도리를 기준으로 자기 성찰을 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 배움을 좋아하는 호학의 군자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자에게 학습이란 몸 공부였고 현실 공부였습니다. 인간의 모든 일상이 바로 공부의 과정이었습니다. 호학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아니고 시험 문제를 잘 푸는 사람도 아닙니다. 인간으로서 기본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 호학입니다.
好學호학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
(3)학습의 기쁨_배움을 저축하라!
자하가 말했다. "날마다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 알고, 다마다 내가 닦은 능력을 잊지 않는다면 배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호학은' 《논어》에 16번 반복해서 나오는 단어입니다. 《논어》에서 제시하는 행복한 삶을 중심에 배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자보다 44살 연하인 자하는 공자의 핵심 제자 10명 안에 드는 제자입니다. 공자학당의 정교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서 출신인 자하의 전공은 예학입니다. 특히 예의 형식과 실천으로 유명하여 당시 위나라 왕의 스승이 되기도 했습니다. 자하는 자식이 먼저 세사을 뜨자 너무 슬피 울어 실명했다고 합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아버지의 슬픔을 그대로 느낀 사람이었습니다. 예의 형식에 너무 치우치다 보니 공자에게 몇 번 지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예의 형식만 따지는 소인유가 되지 말고 예의 본질과 내면의 깊은 뜻을 깨달은 군자유가 되어야 한다는 공자의 지적이 《논어》에 나옵니다.
자하의 호학에 대한 정의는 배움이 완벽한 기억과 습득입니다. 아무리 많이 배워도 그 배움이 나에게 남아있지 않다면 배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날마다, 달마다 배움이 나에게서 떠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배움의 지식이 내 머리에 오래 남아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배움이 실천되지 않는다면 그저 머릿속에 가득 찬 지식일 뿐이란 생각이 듭니다
日月無妄일월무망
날마다 달마다 점검하여 내가 배운 학습을 잊지 말라!
(4)학습의 기쁨_자기주도 학습
공자가 말했다. "옛사람들의 학습은 자신을 위한 학습이었다. 요즘 사람들의 학습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학습이다."
'위기지학'은 자신을 위한 배움입니다. 학습을 통해 기쁨을 느끼고, 학습을 통해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나 자신을 성찰하고, 내 삶을 계획하고, 내 삶을 해석하기 위한 배움이 나를 위한 배움입니다. 관계를 잘 유지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히고, 사회적 공감대를 높이는 것입니다. 성인 학습에서 강조되는 자기주도 학습과 닮아 있습니다. 타율이 아닌 자신이 직접 학습을 계획하고 주도하고 실행해가는 과정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학습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인에 의해서 어떤 실용적 목적을 위해 이미 누군가에 의해 의도되고 계획된 교육 과정과 내용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쁨을 기반으로 학습하는 것이 《논어》에서 말하는 위기지학입니다.
'위기지학'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배움입니다. 배움을 통해 타인의 인정을 받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배움의 목표가 성공에 있으면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학습이기에 결국 자아를 상실하게 됩니다. 공자는 옛사람들의 위기지학에 대비하여 당시 사람들이 위인지학에 몰두하는 것을 애석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학습 현실이 공자의 한탄과 그리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爲己之學위기지학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배움이 아닌 나를 위한 배움을 실행하라!
(5)학습의 기쁨_중도 포기
염구가 말했다. "스승님의 도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실행하기에는 힘이 부족합니다."
공자가 말했다. "힘이 부족하다는 것은 중도에 포기할 때 하는 말이니, 너는 지금 시도도 하지 않고 네 스스로 할 수 없다고 한계를 긋고 있구나!"
역부족, 힘이 달려서 일을 성사시킬 수 없다는 뜻입니다. 힘이 부족해서 못한다는 '역부족'은 자신의 능력이 없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지만, 더 이상 노력하지 않겠다는 체념의 뜻도 담겨 있습니다. 공자의 제자가 된 염씨 3형제 중 막내인 염구는 이재에 밝고 현실에 충실한 제자였습니다.
그는 당시 귀족이었던 계씨의 밑에 들어가 세금을 많이 거두고 불의와 타협하여 성과를 올렸습니다. 공자의 제자 중에서 자공과 더불어 가장 실리적인 제자 중의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가 공자에게 자신은 스승님의 도는 정말 좋아하지만 실천하기에는 힘이 부족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공자는 화가 좀 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염구에게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난 못한다고 한계를 긋고 있다고 나무라고 있습니다.
역부족이라는 말은 어떤 일을 시도하고 나서 중간에 도저히 힘이 달려 더 이상 못할 때 쓰는 말이지 시도도 하지 않은 사람이 쓰는 말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난 못한다고 미리 선을 긋기 전에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영혼이 인도하는 방향을 따라 묵묵히 가다 보면 끝까지 못 가더라도 근처에는 갈 수 있습니다.
力不足역부족
실천할 힘이 부족하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