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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미묘했던 하루.
오늘은 정기등반으로 22년도 첫 선인봉 공지이다.
신상호 대장 주관.
게다가 정승권 등산학교
22년도 봄학기 입학식도 있고
우리 산빛에서 영식.연주.임성 3명이나 입학을 했다.
등산학교 학생들 입학축하겸
우리 산빛 3명 사기도 북돋을겸
겸사겸사 선인봉 등반 공지.
집을 나서는데 어젯밤 부터 내리던 비가 아직도 부슬부슬 멈추지 않고 뿌리고 있다ㅠ
새벽에 그친다고 했는데 뭐지ㅠ
어쨌든 도봉산으로~~
포돌광장 도착하니 참석 명단에 없는 인보가
우릴 반겨준다.
등반은 못오지만 형님 아우님들 안전 등반 하시라고
인사하러 왔다면서~
집이 서대문인데 도봉산까지 이 이른아침에
지극정성이다!
성의가 정말 고맙다!
우리 산빛 등반 인원은
홍아대장. 상호대장. 재욱형님.만봉형님.
만봉형님게스트 2명. 종명.병주.은정.왕초보 리원.
나.김정헌선배 합 11명
나는 오늘도 지난번 빌라길 리딩 해주신 나의 지인 김정헌 선배님을 게스트로 모셔왔다.
13 완등도 많이 하고 유투브 검색하면 유명인물인
김정헌 선배가 이번엔 학교길을 등반 하자고 했는데 지난주 인수봉에서 만나 산빛에 가입한
왕초보 리원씨를 어찌하느냐가 문제였다.
열정은 좋지만 아직 씨스템을 하나도 몰라
피치등반이 안되는데 마냥 구경만 할순 없는거고ㅠ
포돌이 광장에 다 모였을때 의견을 구했다.
"누군가 희생을 해서 피치등반 하지 말고
리원씨를 한 피치 짜리 슬랩 톱로핑을 시키며
같이 있어줘야 하는데
누가 희생할까?
미안하지만 나는 학교길 가고 싶다."
홍아대장이 흔쾌히 "제가 할께요~"
하고 손을 들어준다!
얼마나 다행인지!
뒤이어 재욱형님께서 나도 홍아랑 같이 있겠다며
홍아 대장 에게 힘을 실어주시는데 너무 감동!
재욱 형님은 몆년을 등반 쉬시다가 다시 시작한지 몇개월 안되시는데ㅠ
피치등반이 당연히 가고 싶으시련만
산빛의 새 식구를 위해 흔쾌히 희생 해 주시니
죄송하고 감사해서 몸둘바를 모르겠다ㅠ
당연히 총대장인 내가 내 등반 포기하고
신입을 맡았어야 하는데ㅠ
오늘 학교길 만큼은 꼭 가고 잎은 나의 이기심에
애꿎은 홍아 대장과 재욱형님이 희생양 이 되었다ㅠ
나중에 좋은 선등으로 보답 드릴께요!
만봉 형님은 두 여자분 게스트와 윤회장 과 같이
남측길을 가기로 하고
상호 대장은 첫 리딩으로 종명이를 빌레이 세워
은정이 말번으로 요델길을 가기로 하고
김정헌 선배님(이분도 본인 산악회에서 총 대장님 이시다 ).나. 나도 알고 김정헌 선배님도 아는
게스트 후배(천 성수) . 병주 이렇게 4명이
학교길을 가기로 팀을 짰다.
등산로를 오르다 보니 얼마전까지 종로 5가에서
"아트클라이밍 센타" 를 운영하던
김종오 후배를 만났다.
영화배우 조인성과 너무 닮아서 나는 김종오 후배를 항상 조인성 이라고 부른다ㅎㅎ
자기들도 6명인데 학교길을 간단다ㅠ
에고ㅠ
누가 선점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중요한 정보!
하지만 이미 그팀은 몇명이 앞서 가있단다ㅠ
그래 우리는 마음 비우고 천천히 가자~
옆에 한피치 짜리 슬랩 하면서 기다리면 되지~
어젯밤 부터 아침까지 내린 비로 습도가 높아
가뜩이나 힘든 어프로치 길을
헉헉 거리며 더욱 힘들게 오른다.
두어번 쉬고 푸른샘에서 물도 받고
드디어 학교길 앞에 도착하니
허걱ㅠ 6~ 7명 되는 단체팀이
이미 슬랩앞에 자리를 깔고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어제 이미 학교길을 했고 오늘은 경송 b를 등반 하신다는 너~무도 고마운 말씀!
그리고 또 다행은
조인성팀 6명이 먼저 왔다가
비가와서 젖은 크랙 보더니
등반 불가라고 다른길로 갔단다!
야호! 우리 밖에 없네!
하지만 우리도 걱정ㅠ
해가 쨍 하고 떠주면 그래도 좀 마를텐데
아직 날도 흐린데다 춥고 습하고ㅠ
김정헌 선배님이 크랙을 살피더니
아무말도 안하고 계신다.
홍아 대장도 슬랩이 젖어 있어
좀 마른다음에 해야겠다고 관망상태.
일단 우리는 커피 한잔씩 마시고
늦게 해볼 요량으로 있는데
김정헌 선배님이
'경령씨 장비 차세요~ 갑시다' 한다.
네~ 슬랩 앞에 있던 우리는
배낭을 학교길 앞으로 옮기고 다들 장비를 찬다.
재욱형님은 솔선수범 밑에 있던 자일도 직접 가져다 주시며 우리를 도와 주신다.
1피치 첫 크랙 사이로 물이 줄줄 흐르니
"빌레이 잘 봐야해요~" 하며 드디어 출발.
나도 조마 조마 하다ㅠ
무사히 1피치 완료후 나도 가고~ 성수 오고~
병주는 말번이니 성수 도착하는대로
김정헌선배님 2피치 등반.
나도 2피치 까지는 선등 가능ㅎㅎ
그리고 혹자에 따라서는 3피치라고도 하고
4피치 라고도 하는
학교길 크럭스 2피치중에 첫번째 크럭스 피치!
우리는 4피치 라고 하겠다 ㅡ
김정헌 선배가 4피치라고 하니~
빌레이 보는 지점에서 첫볼트가 가깝다.
그리고 빌레이 보는 지점이 볼록하게 솟아 있다.
김정헌 선배가 무리없이 첫볼트에 퀵을 걸고,
클립하고, 거기부터 크럭스 인데
물이 흘러 너무 미끄럽다며
퀵에서 1m 정도 못가서 작은 캠을 한개 쳤다.
그리고 또 50cm 정도 갔을까?
손이 빠지면서 추락을 하는데 캠이 터져 버렸다ㅠ
트랑고 캠ㅠ
하지만 첫 볼트에는 걸려
그래서 빌레이 보는 내 가슴쯤으로 까지
떨어졌는데 그 부분이 볼록 튀어 나왔다 보니
김정헌 선배 엉덩이 한쪽이 부딪혀 아프단다.
상처가 생긴건 아니고~
그런데 캠이 터진걸 감안해도
길게 떨어뜨린거라고 한소리 들었다ㅠ
내 생각엔 최선으로 잘 본것 같은데ㅠ
리딩자와 후등자는 하늘과 땅 차이니ㅠ
더구나 추락해서 예민한 상태이니 ㅠ
내가 참자~ ㅎ
병주말이 누나가 이렇게 약한 모습
처음 보았단다ㅠ ㅋㅋ
원위치까지 소환 되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등반.
아까 손이 빠진게 블다 신형 하얀색 크랙장갑이
빗물에 젖어 미끄러워 힘을 못써 그런것 같다며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등반하면서
추락없이 4피치 성공 했다.
나는 스타트 서는것도 힘들어 간신히ㅠ
손끝만 들어가는 크랙은 물길이라 잡히지도 않고ㅠ
애써 애써 텐발로 4피치 종료까지 갔고.
나에게 4피치는 현재의 실력으로는
프리로는 절대안되고ㅠ 캠치고 잡고
인공으로 가야할 수준ㅠ
5피치는 완력만 있으면 되어서 나도 리딩 할만한곳.
드뎌 최고의 크럭스 6피치 뻥크랙ㅠ
팔. 허벅지 째밍하며 김정헌 선배 완벽하게 잘 가서
상단 마지막 볼트에 퀵을 걸려고 햐는데
이런 ㅠ볼트가 없다ㅠ
있어야 할 볼트가 빠져서 없다ㅠ
김정헌 대장님 난감해서 다시 뒤로 빽ㅠ
빽했다가 다시 가서 캠을 칠려고 했으나
정작 필요한 마이크로 캠이 없단다ㅠ
개념도상에는 마이크로 캠은 필요없으니
아예 가지고 가지도 않았지ㅠ
이때서야 어제 학교길 등반하고
오늘 경송b 등반하던팀이
"우리도 어제 볼트 없어서 아주 애먹었어요 "라고
말해준다ㅠ
처음에 우리 학교길 가는거 알았으면서ㅠ
첨부터 말해줬으면 홍아대장이든 누구든에게
캠좀 넉넉히 빌려가고 마음의 준비도 했을텐데ㅠ
김정헌 선배님이
계속 볼트까지 왔다 갔다 하시며 캠을 이리 치고
저리 치고 해보다 결국 "텐 해주세요" 하신다ㅠ
아침까지 비가 안오고 날만 맑았으면
김정헌 대장님 실력으론 앞도 안보고 가실건데
크랙은 축축하지ㅠ 볼트는 사라졌지ㅠ
대여섯번 왔다 갔다 하며 탐색 연구 하느라
힘이 빠져 무리수를 두고 싶지 않으신것같다.
추락하면 추락했지 퀵 안잡고 텐 안받고 프리등반이 원칙인 분 인데
워낙 말이 없는 분 이라 내색은 안하셨지만
엄청 자존심 상하셨을듯ㅠ
한번 쉬더니 충전이 되어 무난히 돌파
6피치 앵커에 완료!
원래 7.8 2개의 피치가 더 있지만
그럼 정상까지 가야하고
보통은 다들 여기까지만 하고 하강 한다고 하니
우리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하강 하기로 힌다.
나에게 뻥크랙은 부담이다ㅠ
개구리 뛰듯이 납작 엎드려 왼쪽 허벅지 끼우고
헤엄쳐 가야 하는데 몇번을 시도해도 다시 원위치ㅠ ㅎㅎ
체면상 끌어달라고 할수도 없고ㅠ
뒷줄 잡고있던 병주가 뒷줄을 당겨주니
그나마 첫 스타트가 된다.
스타트를 하고 계속 헤엄쳐 갈려니까 김정헌 선배가
"밖으로 나와서 레이백으로 와요" 하길래
레이백으로~~
상단도 만만치 않다ㅠ
앵커까지 가기 위해서는 옆으로 트래버스 하던가
위로 바위를 올라타던가 해야 하는데
김정헌 선배처럼 위로 올라타다가 추락해서
결론은 더 쉽게 앵커 밑으로 떨어져 버렸다 ㅎㅎ
나도 드디어 6피치 완료!
뒤이어 성수.병주. 둘다 생각했던것 보다
너무나 잘 와주어서 하강으로 마무리.
하강 해서 배낭 놓은 자리에 와
요델을 등반하고 옆에 홍아대장이 걸어놓은
한피치짜리 슬랩 연습하며 우리를 기다리던
상호대장.종명.은정.
그리고 남측 길 갔던 만봉형님.윤회장과도
해후를 하고 장비를 벗는데
우리 회원 동호가 싱글 싱글 웃고 있다.
어? 웬일이야?
더구나 쮸쭈바 아이스크림을잔뜩 들고
하나씩 나누어 준다.
경송b 등반 하는 옆팀 단체에게 까지 나누어 주고!
등반은 못오지만 등반 하느라 힘들었을
우리를 생각하고
교육생들에게도 힘을 불어 넣고자
혼자 사서 짊어지고 왔단다.
그 뿐 아니라 어제 토요일날이 교육날인줄 알고
어제도 사와서 나눠줄려고 보니
교육생이 한명도 없어
등반하던 모르는 클라이머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갔고 오늘 다시 온거란다ㅠ
아이고 ~
우리 산빛은 우째 이런 지극정성파들이 많은게여~~
덕분에 고맙게 개운하게 잘 먹으며
무심코 1피치 짜리 슬랩을 쳐다보는데
갑자기 등반하던 사람이 자유낙하를 한다.
으악ㅠ 추락 추락ㅠ
나도 모르게 비명소리가 터지고
근 30여m 를 추락하던 추락자는 그나마 다행히
줄을 안놓치고 줄을 잡은채로 계속 추락ㅠ
천만 다행으로 밑에 있던 일행이 등을 바위에 대고
거기로 추락을 해 추락자는 큰 사고를 면했다!
손은 자일에 까져 열상을 입었지만 천운이다!
"콩" 이라는 등강기로 솔로 톱로핑을 했는데
거꾸로 끼웠는지, 톱니를 안물렸는지,
하강 하면서 제동이 안되어 자유낙하가 된것.
그래도 살려고 자일을 놓지않은 덕분에 살았다!
우리는 얼마나 놀랬는지ㅠ
가슴이 콩닥콩닥ㅠ
그팀 일행중 한분이 자기가 이런 똑같은 사고를
3번 목격했는데 3번 다 "콩" 장비 였다며
절대 저걸 사용하면 안된다고 강조 하신다.
장비정리 배낭 정리후 하산해서 우리는
옻오리 백숙과 코다리찜으로 뒤풀이중에 워킹산행갔던 원구형.순학형.기웅이까지 합류해
좋은시간 오붓한 시간 보내고
항상 그렇듯이 헤어지기 싫음을 뒤로하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에필로그
일요일 등반후 월요일
정인성 선배랑 저녁먹을 기회가 있어서
학교길 이야기가 나왔는데
작년 늦가을 정인성 선배가 6피치 마지막 볼트에서
10번 추락하며 추락하는동안
볼트가 빙글빙글 돌더니
마지막 10번째 추락하면서 볼트가 터져
정인성 선배도 7~ 8m 날랐다고 한다.
다치지는 않았고.
볼트 빠지게 한 주범이 정인성 선배였다니
인생은 참 아이러니 하다 ㅎㅎㅎ
홍아. 재욱형님.리원씨
첫댓글 명불허전~~^^
역시나 어느 한부분 놓치지 않은 디테일한 후기 ㅋ
대단 하십니다
인보도 다음에 아침 문안 올때는 오뎅 꼬치 라도 하나씩 돌려야겠는데?
동호가 선례를 남겨서 ㅎㅎ
줄은 같이 못 묶었지만
지난 11월 용서폭 이후로 얼굴 처음봐서 너무 반가웠어! 고마워!
옛썰~~~!!
ㅎㅎ 역시 후기의 기대를 할만해요~~^^
글을읽고있으면 모습들이 뇌리를 스쳐지나가면서 하루를 다시 회상하게되요
긴글 감사히 잘 읽었어요~^^
병주랑 함께 해야한다는 은정이의 간절한 눈빛을 매몰차게 몰라라하고 두부부를 찢어놓은 내가 야속했겠지만 받아들여줘서 고마워~
그래야 병주도 연습해서 학교길 선등도 할수있지~
ㅎㅎ 야속하다니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선등과 같다는 학교길 말번을 병주가 너무너무 잘해줬어!
은저이가 내조를 잘해서 병주 기량이 월등해졌네!
제목처럼 조금 늦게 올라온 대장님의 후기
장문이기도 하지만 기다린 만큼 아껴뒀단 찬찬 끝까지 읽어 내려가 봅니다. 나중에 시간지나고 나면 그 때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듯 기억의 오류가 생길 듯 합니다^^ 열 수레의 책을 읽어도 이렇게 글로 표현한다는게,, 그것도 원고지 몇 십 장의 분량으로,, 단문의 요즘 시대엔 더더욱 보기 드물죠
'경령대장님 등반 후기
차곡 차곡 모아 연말에 책 한 권 맹글어 드려야겠다'의 의지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앞으로도 대장님의 생생정보 리얼 후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내 긴 글 처럼 연주총무 답글도 만만치 않게 긴데? ㅎ
그냥 있는대로 나열할뿐인 내 글을
좋게 표현 해 줘서 정말 고마워!
연주 총무 단체 문자도 너무 감성적이고 쏙쏙 가슴을 파고들게 잘 표현해 깜놀 읽고있는 1인이야.
산빛을 위한 보물ㅡ연주 화이팅!
저는 어제 지하철안에서대장님후기글 읽으면서 나도모르게 팔과다리가 움찍하고 소리도내고 읽다보니 사람들이쳐다봐서 다음역에서내려한참을 웃었어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듯한 리얼한후기글 감사합니다. 생생리얼후기글 최고입니다
상호대장님의 첫 선등ㅡ요델등반을 기념하고 축하 했어야 했는데
그날 내가 그 중요한 일을 깜박했네ㅠ
멋진 용기와 행동력을 보여준
신상호 대장님~
훌륭하십니다!
저한테는 참 애증의 선인 학교길이네요 ㅜㅜ
첫번째 학교길갈때는저의 부족함에 등반중단..;;
두번째 학교길에눈 의욕도 좋고 기운도 됬지만 비때문에 중단 ㅜ ㅜ
언젠가 꼭 다시가서 세번째는 마무리 하고싶은 길이네요
세번째는 영복총무 결혼 기념으로~ 나는 김정헌 선배님처럼 프리로는 못가고ㅠ 부족하지만 내가 캠치고 잡고ㅠ 선등할테니 인공등반으로 라도 갑시다!
가고 싶을때 말만 해~
영복총무 소식 줘서 너무 너무 반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