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성소란?
수도 성소는 청빈, 정결, 순명의 복음적인 권고에 따라 "하늘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여러분도 완전해야 합니다 “(마태 5. 48)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성소이다. 따라서 수도자는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오로지 완덕의 모범인 그리스도만을 따르며(마태19. 21) 그분의 말씀을 들어(루가 10. 39) 그분의 일에만 열중한다(1고린 7.32). 이는 생활 속에서 하느님을 최우선으로 사랑하며 종말론적인 삶을 사는 삶이다. 이에 대하여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다.
“서약한 모든 사람은 동정이며 가난한 그리스도를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종함으로써 인간을 구속하고 성화한 그리스도를 따라 자기를 하느님께 특별한 방법으로 봉헌한다. 이렇게 이들은 성령이 그들의 마음에 부어 주는 사랑에 감동되어 더욱더 그리스도와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살아간다. 따라서 생활 전체를 이러한 봉헌으로써 그리스도와 더욱더 열렬히 결합되면 결합될수록 교회의 삶은 그만큼 더 풍부하게 되며 그 사도직인 활동이 더 풍부하게 결실을 맺는 것이다"(수도 1항).
이와 같이 봉헌의 삶은 하느님이 당신 교회에 준 큰 선물이고 바로 교회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성장되는 이상적인 삶이다.
성서적 근거 : 구약성서에는 직접적으로 수도 생활이라는 표현은 없지만 유대교 안에서 수도자처럼 살던 사람들과 단체들이 있었다. 가장 오래된 사람들이 '나지르‘로서 그들은 하느님께 자신들을 봉헌하여 하느님만을 섬기고 머리를 깎지 않으며 독주를 금하고 신체의 접근을 금지한 규율을 엄격히 지켰다. 사도 바오로도 한때 이 단체에 속했던 것 같다(사도 18, 18, 21, 26). 나지르들과 비슷한 공동체를 이룬 이들이 '레갑인'들이었는데(에래 35장), 그들은 야훼의 이름으로 가나안의 이방인 문화에 동화되는 것을 거부하고 유목민의 삶을 유지하고 보존하였다.
이 두 부류보다도 수도 생활을 예시힌 이들은 예언자들이었다. 그들은 하느님께 충성과 효성을 다하면서 교리와 윤리 생활의 정화에 힘썼는데, 그중에서도 예언자 엘리아는 수도 생활의 선구자로 꼽힌다. 그는 하느님 안에 늘 깨어 있었고 은수자의 삶을 살았으며 마음을 순수하게 닦고 성실히 기도 생활에 힘썼다.
두 번째 예언자는 예레미야로, 그는 성서에서 제일 먼저 독신 생활을 선택한 인물이다(예레 16.1-4). 수도 생활의 배경으로 중요하게 손꼽히는 부류는 바벨론 유배후에 부상한 '암 하아레츠'로, 그들은 오직 전능한 하느님께만 모든 것을 맡기면서 이 세상의 재물과 가치에 대해서는 초연한 자들이었다. 마지막으로 구약 말기에 독신을 지키면서 출현한 부류가 에세네파였다. 에세네파를 대표하던 쿰란 공동체는 중세기의 수도 생활 못지 않은 공동 생활과 순명, 청빈, 독신 생활을 엄격하게 지킨 것으로 보인다.
수도 생활의 뿌리는 신약성서 안에 있는데 그 삶은 완덕의 모범인 예수의 생애에 드러나 있다. 예수는 가난하게 살았고 정결과 독신의 삶과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버지 하느님께 순종하였다. 이러한 이상적인 생활은 성령 강림 사건 이후 초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어났으며, 이 생활은 수도 생활의 전형으로서 공동 생활을 지향하는 모는 공동체의 이상이었다. 그 생활은 기도와 빵을 떼어 나누는 성찬의 삶과 한마음 한 뜻으로 일치된 신앙의 공동체였으며, 자발적으로 재산을 헌납한 공유의 생활이었다. 그러므로 그들 중에 가난한 이들은 하나도 없었고 고난과 박해를 함께한 참 신앙인의 공동체였다(사도 2,42-47: 4. 32-37: 5.17-40). 이 사도 공동체(communitas apostolica)의 중요성은 동정과 독신에 있었다. 복음 전파자인 필립보의 말들은 예언의 은사를 받은 동정녀들이었으며(사도 21. 9), 사도 바오로에 의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주려는 이들은 모두 동정을 지키기로 되어 있었다(1고린 7장).
요한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의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의 공동체(요한 1,35-51)는 예수와 함께하며 세상에서 그분을 증거하는 단체였다(요한 2장). 그리고 마태오 복음서는 19장에서 예수를 위하여 모든 것을 버리는 자는 백배의 축복과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가르쳤으며(마태 1929). 재산의 포기는 인간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마테 19. 26)고 하였다. 또 부자 청년은 재산에 대한 애착 때문에 주님을 따라 나서지 못하였다(마데 19, 16-26 : 마르 10. 21-22). 특별히 하늘 나라를 위한 정결과 독신의 삶은 수도 생활의 특징이다(마태 19.12).
교회사에서의 수도성소 : 교회를 언제나 돌보는 성령은 역사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수도 생활을 일으켰다. 동방 교회에서는 회개, 자기 부정, 참회, 내적 평화의 추구, 끊임없는 기도, 단식과 밤샘 기도, 영적 투쟁과 침묵 ․파스카의 기쁨, 재산의 포기, 형제들과의 친교,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많을 산사람들이 있었으며 서방 교회 역시 이와 유사한 삶을 산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신적 독서(lectio divina), 전례 거행, 회개와 순명, 정주(定住, stabilitas), 내적 생활과 활동 생활을 조화시키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동정녀회와 은수자들과 과부들의 봉헌도 교회 역사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으며, 수도 생활 양식에 따라 관상과 활동에만 종사하는 수도자들도 있었다.
수도 서원 : '수도자들은 복음적인 권고를 구체적으로 살기 위하여 교회에 의해 공인된 수도 단체 안에서 합법적인 장상 앞에서 청빈과 정결과 순명의 서원을 한다. 이는 성령의 감도 아래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따르기 위함이다. 이들은 서원을 함으로써 즉 하느님의 영광과 교회의 건설 및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특별한 방법으로 하느님께 헌신함으로써 애덕의 완성을 추구하고 자신을 하느님께 전적으로 봉헌하는 고정된 생횔 양식에 들어간다.
① 청빈 : 수도자는 "부요하셨지만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신"(2고린 8, 9)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청빈 서원을 한다. 이 서원은 "당신에게 한 가지가 부족합니다. 가서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가난한 시람들에게 주시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시오" (마르 10. 21)라고 한 예수의 말씀에 따라 영적으로나 실제로나 가난하고 절제 중에 근면하며 세속적인 재물에서 떠난 삶을 사는 것 외에도, 재산의 사용과 처리에 있어서 각 회가 정한 고유법의 규범에 따를 것을 서원한다. 이는 물질에 대한 윽망을 끊음으로써 하느님만이 인간을 참으로 부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선포하는 동시에 완전한 자기 봉헌의 표현이다.
② 정결 : 이는 독신자의 동정녀들이 하느님에 대한 갈라지지 않는 마음(1고린 7. 32-34)과 순수한 사랑으로 하느님께 몸과 마음을 전적으로 봉헌하는 서원이며, 수도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회원들에게 서로 사랑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③ 순명 :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행하며 그분의 일을 다 이루는"(요힌 4, 34) 것을 양식으로 삼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실천하는 수도자는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장상의 뜻을 따름으로써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한(필립 2,8) 그리스도를 본받는다.
이와 같은 서원을 발하는 수도자들은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온전히 봉헌의 삶을 사는 자로서 완덕의 모범인 예수를 본받아 성화와 완덕을 지향히는 삶을 산다. 세 가지 서원은 하느님 아버지의 계획에 대한 아들 예수의 완전한 자녀다운 수락(요한 6,38 : 14,11 : 히브10, 5, 7 : 필립 2, 7-8, 2고린 8,9)을 본받는 것이다.
[재속회] 재속회(institutum saeculare)라는 성소는 성직자나 일반 평신도들이 이 세상에 살면서 사도직을 통하여 그리스도인의 완덕을 지향하고 복음 삼덕(청빈, 정결, 순명)을 실천하지만 수도 공동체처럼 공동 생활은 하지 않는 봉성 생활회(instittutum vitae consecratae)이다. 이 성소에 불린 평신도들은 세상의 성화와 교회의 복음화 임무에 힘쓰며, 성직자 회원들은 특별한 사도적인 애덕으로 동료들을 지원하고 세상의 성화에 힘쓴다. 이 성소에 관하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96년에 발표한<축성 생활>(Vita Consecrata) 10항에서 다음과 길이 언급하였다.
"이들은 문화, 경제, 정치의 생활에서 지혜의 누룩이 되고 은총의 증거자가 되려고 한다. 그들은 세상 안에서 그들 고유의 조화로운 현존과 봉헌을 통하여 사회 안에 그리스도 왕국의 새로움과 그 힘을 현존하게 하며. 참 행복의 힘으로 세상을 그 내부에서부터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그들은 하느님께 온전히 속한 자로서 하느님을 섬김에 자신을 완전히 봉헌하지만, 세상의 일상생활을 통한 그들의 활동은 성령의 힘으로 현세적인 실재에 복음의 빛을 비추는 데에 이바지한다. 재속회는 각기 그 회의 고유한 특성에 띠라 교회가 사회 안에 효과적으로 현존하도록 도와 준다."
배경 : 재속회에는 1790년에 파리에서 최초로 설립된 '마리아 성심의 자녀회(Societe des Filles du Coeulu Immacule de Marie)를 비롯하여 여러 단체들이 있었는데, '마리아 성심의 자녀회'는 1857년에 교회의 공인을 받았으나 회원들에게 수도복과 공동 생활의 의무를 부가하지는 않았다. 또 1821년에 프랑스의 마르세유에서 결성된 ‘젊은이들의 단체' (Oeuvre de la Jeunesse)라는 모임은 1878년에 수도회로 공인되었으나 회원들은 반드시 수도 공동체를 이루고 설 의무는 없었다. 그늘은 각자의 일에 종사하면서 수도 생활을 하였던 것이다. 그 후 주교성성과 수도자성성에서 1889년 8월 11일에 발표한 칙서 <가톨릭교회>(Ecclesia Catholica)의 영향을 받아 많은 단체들이 생겨났는데, 이 단체들은 엄격한 의미에서 수도회는 아니었으나 교구장의 지도를 받으면서 생활하였다. 그러나 교회법에는 명시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25개의 단체가 1921년에 스위스 산갈로(Sangallo)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교황청의 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1947년 2월 2일에는교황 비오 12세(1938-1958)가 헌장 <프로비다 마테르>(Provida Mater)를 발표하여 10개 항으로 된 특별 규정을 제시하였는데, 이는 현행 교회법 710-730조에 상세히 명시되어 있다.
완덕을 지향하는 단체 : 성직자이든 평신도이든 계속 회에 가입한 이들은 자신의 신분에 층실하면서도 완덕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것은 회원들이 세속에 살면서 애덕의 완성을 향하여 살도록 부름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 [한국 가톨릭 대사전에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