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다
예전 유명 TV 연예프로그램에서 '책, 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당시 전 국민들의 독서열풍을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저도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라는 책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로 부석사 무량수전하면 늘 친근한 느낌을 가지고 있고 몇 번 찾아가보기도 했습니다. 단청을 하지 않은 무량수전의 수수함이 참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 가운데 성경적이지 않은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관행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하여 오던 표현이라서 입에서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 말, 말, 말을 바꿉시다 >>>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
첫번째 표현으로...
[교회 가다]라는 표현을 바르게 사용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사람들과의 대화 중에
'혹시 교회 다니세요?'
'어느 교회 다니세요?'
'언제부터 교회를 나가셨어요?' 이렇게 묻습니다.
또 매 주일 예배모임에 참석하거나 수요모임을 갈 때 습관적으로 '교회 가자!'라는 말을 무의식 중에 사용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씀하고 있는 교회는 가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라는 말은 성경 원어인 헬라어로는 ἐκκλησία(에클레시아)인데 ἐκ(에크,~로부터)라는 접두사와 καλέω(칼레호, 부르다)라는 동사가 합쳐진 합성어로 이는 '밖으로 부르심을 받은 무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입니다.
'교회'라는 단어는 신약성경에서 개역개정 기준 112절(개역한글 110절, 영어 KJV 77회, NIV 79회) 사용된 단어인데, 거의 대부분 믿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표현이었지 오늘날 우리들 뇌리에 박혀있는 예배당 건물을 의미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디모데전서에서 2회 건물에 빗대어 교회라는 말을 사용한 적은 있습니다.
디모데전서 3:5 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리요
디모데전서 3:15 만일 내가 지체하면 너로 하여금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행하여야 할지를 알게 하려 함이니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
그러나 이 말씀도 분명히 우리가 모이는 장소 건물을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는 교회가 하나님께서 거주하시는 집과 같은 곳이라는 의미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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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8 미리암-웹스터 사전을 검색해보니 이렇게 해설을 해놨더군요.
a building for public and especially Christian worship
the clergy or officialdom of a religious body
a body or organization of religious believers
옥스포드 영영사전은 이렇습니다.
a building where Christians go to attend services, pray, etc.
이렇듯 이미 세상에서는 ‘교회’하면 ‘건물’이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교회2(敎會) 「명사」『기독교』예수 그리스도를 주(主)로 고백하고 따르는 신자들의 공동체. 또는 그 장소
그나마 다행입니다. 장소보다는 신자들의 공동체를 먼저 언급한 것은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성경과 초대교회에서 '믿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의 '교회'라는 말이 어쩌다가 건물로 바뀌었을까요? 사람들의 모임이 건물로 둔갑한 역사는 우리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우리부터 말을 바꾸어 사용합시다.
'교회 가자', '교회 다니세요?', '어느 교회 나가세요?' 이런 말은 이제 사용하지 맙시다.
교회 대신 우리에겐 모임이란 좋은 용어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말합시다.
'모임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