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성경적 기도
주기도문은 새 언약의 기도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기도문이라고 부르는 기도조차도 실은 신약의 기도가 아닙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이 이 땅에 계신 기간 동안은 그렇게 기도하도록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 다이루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9:30). 이것은 옛 언약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분의 죽음과 장사 그리고 부활을 통해 새 언약의 도래를 이끄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옛 언약의 시대가 끝나고 그분 자신의 피를 통해 새 언약이 세워지는 그 중간기 동안에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주기도문을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기도의 법칙들이 주기도문에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해 이것은 아직도 옛 언약 아래에 있는 기도라고 해야 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이, 주기도문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에 관한 언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다만 이렇게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도록 해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마6:9; 눅 11:2).
이 주기도문이 아름다운 기도에는 틀림없지만, 옛 언약이 끝나고 새 언약이 오기 전까지 사람들이 기도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기도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새 언약이 도래할 때는 그분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기도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날에는 너희가 아무것도 묻지 아니하리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요 16:23).
“그날에는”은 새 언약의 날입니다. 그 당시는 예수님이 인류의 대속을 위해 아직 돌아가시지 않은 때였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아버지만 기도할 수 있었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수는 없었습니다.
주기도문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
12장 기도에서 가장 중요한 7가지 원칙(1) 165
어지이다”(마 6:10). 실제로 하나님의 나라가 임했습니다. 신약 성경은 이제 하나님의 나라(the Kingdom of God)가 새 언약 아래 사는 사람들의 마음 안에 있다고 말씀합니다(17:21). 우리가 거듭나기만 하면, 우리는 우리 마음에 하나님의 나라를 소유한 사람들이 됩니다. 만일 우리가 거듭났다면,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나라 안에 있는 것입니다.
분명 하늘의 왕국 (the Kingdom of Heaven)은 최종적으로 이 땅에 임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거듭남을 통해 이미 우리 안에 와 있는 하나님의 나라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the Kingdom of God)와 하늘의 왕국(the Kingdom of Heaven)이 같다고 말하면 실수를 범하는 것이 됩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나라가 당신 안에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주기도문의 일정 부분은 이미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당신이 거듭났다면 주기도문의 “주의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말씀이 이미 성취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아직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말씀은 여전히 미래 시계입니다. 하지만 거듭난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임했습니다.
나는 주기도문이 아름다운 기도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안에 배울만한 것이 없다고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거기에는 배울 만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다만 주기도문은 기도에 대한 신약의 규범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도에 대한 신약의 규범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기도문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분(예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라고 말씀하시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것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이 기도를 하라고 주신 것이 그분의 사역 초기였고, 여전히 옛 언약 아래 놓여 있을 때였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사역 말미에 들어섰을 때 예수님은 그들의 기도의 방법을 바꾸셨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곧 십자가를 지시면서 새 언약이 세워질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6장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날에는 너희가 아무것도 내게 묻지 아니하리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무엇이든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을 내 이름으로 주시리라”(23절).
말씀은 계속 이렇게 이어집니다. “지금까지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무것도 구하지 아니하였으나 …”(요 16:24). 이 “지금까지는”이란 말은 ‘그 시간 전까지’라는 의미입니다. 그 전까지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지금부터 그분(예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캐네스 E. 해긴 『성경적 기도』 정승혜 옮김. 서울: 베다니출판사, 2014. pp. 164-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