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지막 4중주의 기본 정보
드라마, 미국, 105분
2013년 7월 25일 개봉
감독: 야론 질버만
주연: 필립 세이모아, 크리스토퍼 월켄, 캐서린 키너, 마크 이바니어
*4개의 사중주(Four Quartets) T.S. Eliot
시간은 무엇인가?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은 둘 다 아마도 미래 시간에 현존하고, 미래의 시간은 과거의 시간에 담겨 있으리라. 모든 시간이 현존한다면 모든 시간은 구원받을 수 없다. 있을 수도 있었던 것은 하나의 영원한 가능성으로 남아 있는 하나의 추상이다. 있을 수도 있었던 것과 있었던 것은 언제나 현존하는 하나의 목적을 지향한다. (중약) 또는 그 끝이 그 시작 앞에 있고, 그 끝과 시작이 그 시작 이전과 그 끝 후에 항상 있었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모든 것은 영원한 현재이다.
'황무지'와 함께 영국 시인 T.S.Eliot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네 개의 사중주'라는 제목을 가진 시의 일부다. 시인은 베토벤 현악4중주 14번 작품 번호 131을 듣고 이 시를 섰다.
이 영화는 베토벤의 현악4중주 14번을 악보를 보여주고, 엘리엇의 시로 시작한다.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은 아마도 모두, 미래의 시간 속에 있고, 미래의 시간은 과거의 시간에 들어있다. 모든 시간이 영원히 현재라면 시간은 돌이킬 수 없는 것. 혹은 끝이 시작을 앞선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끝과 시작은 늘 그곳에 있었고, 시작의 이전과 끝의 이후엔 늘 현재가 있다.'
베토벤의 현악 4중주를 설명하기 위해 T.S.엘리엇의 시를 인용하는 오프닝이 흥미롭다. 베토벤의 최고의 걸작은 후기 4중주곡이라 생각한다. T.S. 엘리엇은 그 곡들에 영감을 받아 <4개의 사중주>라는 시를 썼다. 이 시들은 엘리엇 작품 최고다. 엘리엇의 시와 베토벤의 후기 4중주곡 둘 다 '지금'의 시간개념을 성찰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 두 작품은 상당히 유사하다.
"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에 대한 T.S.엘리엇의 평이다. 엘리엇의 이 말에 대해 생각해 볼까? 그가 좋아했다는 베토벤 14번으로 시작해 보자. 이 작품은 총 7악장인데 당시엔 4악장이 기본이었어, 또 각 악장이 연결돼 있어 중간에 쉬어선 안되지, 포즈도 튜닝도 안돼. 베토벤은 각 악장 끝에 쉼 없이 연주하라고 명시했어. 인생에 무작위로 일어나는 사건들 간의 일관성이나 통일성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아니면 청력을 잃어가며 쉬거나 숨 돌릴 시간도 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외로이 인생의 끝을 직감하면서 말이야. 연주에게 이렇게 오래 쉼 없이 연주한다는 건, 각 악기들의 음률이 맞지 않게 된다는 의미야. 한마디로 엉망진창이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연주를 멈출까? 모두가 불협화음이어도 필사적으로 서로에게 맞추려고 노력해야 할까?
현악4중주단 푸가(Fuga Quartet)의 정신적 멘토인 첼리스트 피터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오랜 세월 함께 해온 관계에 대한 완벽한 은유라고 느꼈다. 인간은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변화를 겪기 때문에 관계 또한 그에 따른 끊임없는 조율이 필요하다.
* 불협화음도 화음이다.
세계적인 현악4중주단 '푸가'는 25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있다. 그 팀의 음악적,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던 '첼리스트 피터'가 파킨슨병 초기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네 명의 단원들은 충격과 혼란에 어쩔 줄 몰라 한다. 스승과 제자, 부부, 옛 연인, 친구 등으로 연결되어 있는 네 사람은 25년간 숨겨왔던 욕망을 드러내며 불협화음을 만들기 시작한다. 특히 제2바이올린을 맡고 있었던 로버트의 불만은 극으로 치달아 제1바이올린을 맡고 있었던 다니엘에게 바이올린 1,2주자를 번갈아 하자고 제안한다. 그의 아내인 비올라 주자 줄리엣이 로버트 의견에 반대하자, 로버트는 그녀가 옛 연인이었던 다니엘 편을 든다고 생각하여 갈등이 더욱 더 증폭되게 된다.
"푸가 쿼텟(Fuga Quartet)이 왜 훌륭한지 말해볼까요?"
"제1바이올린은 다니엘은 냉혹하리만큼 정확한 연주로 관중들을 홀리고, 마치 피리 소리에 홀려 춤을 추는 코브라들처럼, 다음은 제2바이올린 로버트가 연주에 색과 리듬, 그리고 질감을 더하고, 제1바이올린을 돋보이게 하고 강렬하게 만들지만 절대 제1바이올린 앞으로 나서지 않아요. 제2바이올린 실력이 연주의 수준을 좌우하지요. 그리고 비올라는 제1,2바이올린에게는 없는 소리의 깊이를 더해주지요. 그 소리를 들으면 왠지 눈물이 나죠, 상처받은 영혼의 소리라고 해야 하나?"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그들은 진정한 연주자이고 프로였다. 25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해온 그들은 피터의 배려와 나머지 연주자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모든 갈등을 극복하고 마지막 공연을 무사하게 마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갈등이나 불협화음은 늘 있다. 베토벤은 불협화음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임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연주하기 불편한 '현악4중주'를 작곡한 것이 아닐까? 이 영화는 베토벤 현악 4중주의 14번에 대한 완벽한 오마주이다.
첫댓글 한연교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삶이 아름다운 것은 완벽해서가 아니고 완벽함으로 가는 여정이 있어서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세상과 그리고 자신과의 사이에서 수없이 생기는 갈등이
사랑과 아름다움으로 가는 징검다리라는 생각을 하면
지금이 더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는 영화 같습니다.
얼른 봐야겠습니다.
한연교 선생님 감사합니다.
영화 글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습니다. 성실하게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자리가 마련이 되었네요~~
우리들에게 글 쓸 수 있는 지식적인 공간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거기다가 눈까지 즐거운 공간이 생겼네요.
수필 울타리를 사랑하시는 모습이 뜨겁고 열정적이십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영화가 좋은 영화일까요?
단순히 재미있거나 킬링타임용도 영화의 기능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계속 생각나거나, 자신들의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영화에 관한 글 자주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연교(모밀) 연교 선생님이 보고 느낀 것 중에 이것이다 하는 영화가 가장 좋은 영화 일듯 요.
사람의 눈과 귀와 감정은 비슷하니까요~~
좋은 영화 기대하겠습니다.
@김명화 아주 많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