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바이오‧의약 분과 강신성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생명과학적 이해의 바탕에 공학적 원리를 도입한 학문 분야로서, 자연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생명 구성 요소(생물학적 부품, 장치)와 시스템을 설계·제작하거나 자연 세계에 존재하는 기존 생명 시스템을 유용한 목적으로 재설계·제작하는 두 가지 분야를 포괄한다. 여기서 합성의 의미는 ① 합성 세포 또는 새로운 생명 시스템을 제작하기 위한 유전자(DNA) 합성과, ② 세포로부터 고성능의 생물학적 물질을 고효율로 합성하는 것을 모두 포함한다. 이를 위해 여러 공학 기술에서 생물학적 부품화, 표준화, 모듈화라는 공학적 개념을 생물학에 도입한 것이 합성생물학이다. 그러므로 합성생물학은 생명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화학, 생물물리학, 기계공학, 전기 및 컴퓨터 공학, 제어공학 등의 논리적 사고가 요구된다.
합성생물학 연구의 접근 방식은 크게 하향식과 상향식의 2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상향식은 화학 물질에서 출발하여 생명체의 구성 요소를 하나하나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이것은 인공세포를 만들 목적으로 '무생물' 생체분자 구성 요소를 결합하여 시험관 내에서 새로운 생물학적 시스템을 생성하는 것을 포함한다.
2010년 Venter 연구소(JCVI) 연구팀에 의한 DNA 합성과 DNA 조립이 메가베이스 크기로 확장된 실제 박테리아 게놈의 완전한 합성이 보고된 이후, 지난 10여 년간(2010~2020)은 합성생물학과 관련된 여러 신기술과 연구 성과를 거두어 합성생물학이 꽃피우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이에는 저비용 DNA 합성 기술과 차세대 DNA 서열분석 기술의 획기적인 혁신이 DNA 서열분석과 합성의 빠른 속도와 비용의 절감으로 인해 합성 시스템과 유기체의 신속한 검출과 식별을 촉진할 수 있게 해주었고, 특히 CRISPR/Cas 시스템(유전자 가위 편집 기술)의 개발은 유전자 편집의 혁신적이고 유망한 기술로 부상 했는데, 이 기술은 유전자 서열 편집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의 수개월(또는 수년)에서 최대 몇 주까지 단축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어서 현장의 많은 연구자에 의해 암호화된 유전자 변형, 생명 물질, 회로 및 대사경로를 설계, 조립 및 수정하기 위한 획기적인 기술들이 확보됨으로써 생물학적 시스템은 물론 전체 유기체에 대한 제어 수준을 점점 더 높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에는 바이오파운드리 (Biofoundry)가 설립되어 있는데, 바이오 파운드리는 컴퓨터 기반 설계,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동화 등의 기술을 합성생물학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상업화까지의 과정에 적용하여 바이오산업을 혁신적으로 가속하기 위해 제안된 기반 시스템이다<그림 1>.
<그림 1> 합성생물학의 설계-구축-테스트-학습 주기를 가속화한 새로운 구현 기술과 작업 방식
합성생물학의 Design-Build-Test-Learn(설계-구축- 테스트-학습) 회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파운드리는 한정된 연구 인력으로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을 통해 대량의 바이오 데이터로부터 유용 유전자원을 설계하고 이를 바이오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실물 유전 자원화로 전환을 가능케 한다. 또한, 바이오파운드리를 위해 개발된 표준화 및 규격화된 바이오 부품과 설계 기법은 생명공학 및 의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다수의 생물 시스템의 재현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효율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합성생물학의 발전으로 연구자들은 기존 신호 네트워크에서 합리적으로 설계된 살아있는 세포 섀시 (chassis; 설계틀)를 기반으로 목적에 적합한 새로운 구성을 사용한 다양한 의료용 치료법과 새로운 약물 스크리닝 플랫폼 및 천연 생산이 어려운 생리활성 화합물(약물)의 설계 및 생산의 생물공장이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이러한 의약학 분야에서의 새로운 접근법은 임상 요법을 강화하고, 약물 개발 주기를 단축하며, 의약품 가격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합성생물학에 관한 좀 더 상세한 내용은 본 협회에서 발행하는 “KASSE 첨단과학기술동향 제7권 제1호, pp1~10 (2023)을 참고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