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타임즈= ⓒ김정수 기자)
6월 17일 5시경 기자가 태안주공 3차 인근에 업무차 지나가다가 할머니와 여러 사람이 길가에 쭈그려 앉아 있는 모습을발견했다. 무슨 일이 있나? 누가 다치기라도 했나 싶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할머니에게 "무슨 일 있냐? 도와드릴까요?"라고 물어봤다.
할머니는 상황설명을 했다. 이야기인즉슨, "아침에 손녀가 핵교(학교)를 가다가 에어파(이어팟) 를 맨홀에 떨어뜨려, 아침 7:30부터 하루종일(오후 5:00까지) 이어팟을 꺼내는 중" 이란다.
기자가 맨홀을 바라보니 깊이가 적어도 2 m50 cm ~ 3m 정도 돼 보이는 좁고 깊은 맨홀이었다.
할머니는 얼마나 애가 타는지 그 맨홀 속으로 들어가신고 하신다. 맨홀은 들어갈 수도 없고 폭이 좁아 들어가면 끼어서 나올 수도 없는 그런 공간이었다.
근처에는 하루종일 애쓴시간과 노력, 흔적 들이 있었다. 긴 막대기에 한쪽에는 국자를 달아서 긁은 흔적, 또한 쪽으로는 철사옷걸이를 이용해 이어 팟을 꺼내려했던 여러 노력의 시간들이 보였다.
기자가 도와드리겠다고 하고 할머니가 만들어 놓은 길 막대기에 달아놓은 국자달린 장대로 계속 맨홀 속을 긁는데 전혀 나올 기미가 없다. 한참을 애쓰다가. "자석을 이용해 보자" 라는 아이디어가 떠 올랐고 마침 차에 있는
강력자석을 철사옷걸이 끝에 전기테이프를 이용해 고정시키고, 다시 맨홀 깊숙이"ㄱ자" 로 밀어 넣었다. 뭔가 착!! 달라 붇는 느낌이 왔다. 꺼내보니 아까부터 할머니께서 먼저 사용하다가 부러져있는 국자대갈?(손잡이없는)
붙어 나왔다.
두 번째로 밀어 넣으니 또 착!! 소리가 났다. 은근히 낚시하는 것처럼 스릴? 이 있었다.
공사하다가 남은듯한 철파이프가 따라 나왔다. 다시 한번 3번째로 깊이 넣는 순간 뭔가 하얀 게 보였다.
순간 모두 "와!!! ~~~~" 하고 환호가 터졌다^^.
그렇게 기다리던 하얀색 "이어 팟" 이 자석 끝에 달라붙어 따라 나왔다.
기자도 참 기분이 좋았다. 학생인듯한.. 손녀도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이게 되네!.... 이게 되네!..." 라고 외쳤다. 할머니 말씀으로는 이게 30만원짜리 라는거다.
연신 기자에게 "전화번호를 달라"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 며 계속해서 감사의 표현을 했다.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말씀이셨다.
바쁜 시간 중 조금 망설이는 시간이었으나 맨홀 깊은 곳에서 이어 팟이 따라 나오는 순간 모든 피곤함이 사라졌다. 맨홀 속으로 막무가네로 들어가겠다고 했던 할머니... 조금 투박한 표현과 막무가내 인듯한 모습들...
손녀에 대한 사랑과 애틋함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은 한 번 더 유심히 살펴볼 필요를 느꼈다.
어떤일보다. 보람있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