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대구매일신문 전경옥 논설위원 2008년 5월 30일자
핀란드의 닷컴 백만장자 야코 리촐라의 정직에 관한 일화는 유명하다.
2000년 11월 그는 시속 40km의 속도제한 구간을 약 70km로 달리다
경찰에 적발돼 50만 마르카(약 8천700만원)의 벌금을 냈다.
그 1년전에도 30만 마르카(약 4천500만원)의 벌금을 냈던 그가 또다시 두 배 가까운 벌금을 낸 것이다.
두가지 측면에서 지구촌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나는 교통벌금으로는 천문학적인 액수,
또하나는 핀란드에선 교통벌금을 범칙자 소득에 비례해 부과하는 탓에 상한선이 없는데도
리촐라가 자신의 위반사실을 털어놓고 흔쾌히 벌금을 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05년부터 대구 지하철 발권이 무인화되면서 부정승차가 급증하고 있다 한다.
대구지하철 공사 자료에 따르면 부정 승차를 하다 단속된 건수가 작년 3천900여 건에서
올해는 벌써 2천800여 건,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6천 건을 넘어설 판이라고 한다.
단속 때 적발된 케이스가 이 정도니 실제 부정 승차 얌체족들의 수는 훨씬 많을게 불보듯 뻔하다.
노인이나 장애인이 아니면서 경로`장애인 우대권을 사용하거나
어른들의 학생 정액권 사용, 교통할인카드 부정 사용…. 중인환시리에 개찰구를 훌쩍 뛰어넘는
무임승차족들의 뻔뻔스러운 행태엔 할 말을 잃을 정도다.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대구 지하철 뿐만 아니라 무인화 시스템을 도입한 타 지자체 지하철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다.
최근 1,2년새 전국 여러 지역에서 시도하고 있는
‘양심자전거’니 ‘양심우산’ 등도 대부분 실망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 격언에 이런 것이 있다.
‘하루만 행복하려면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깎아라. 1주일간 행복해지고 싶거든 결혼을 하라.
1개월 정도 행복하고 싶다면 말을 사고, 1년이라면 새 집을 지어라.
그러나 평생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정직한 인간이 돼라.’
핀란드 국민들은 자신이 핀란드에 태어난 것에 그렇게 행복해 한다고 한다.
이 세계적 强小國(강소국)의 성공 비결은
국민들의 정직성과 투명성이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1,100원에 양심을 파는 사회,‘양심이 밥 먹여주냐’며 코웃음치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고민해야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