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 | 2005·10·24 13:29 | HIT : 2,890 | VOTE : 286 |
덜컹덜컹~
가벼운 배낭하나를 메고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창 밖으로 파란하늘과 초록빛 산과 들
그리고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스쳐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창 밖 풍경에 망중한을 즐기는 사이 기차는 서서히 플랫폼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여행자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기차계단을 내려갑니다. 종점입니다. 파란하늘에 걸쳐있는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곳은 '춘천'입니다.
대학 때였던가요..무작정 혼자 떠나 도착한 곳이 춘천이었습니다. 왜 떠났는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곳에서 한 움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왔던 것 같습니다. '춘천거기'팀을 만나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희미한 미소를 지어봅니다.
수요일 늦은 저녁, 공연을 마치고 연습노트까지 마무리한 연극 '춘천거기'팀을 만났습니다. 늦은 시각이라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인터뷰에 따뜻이 대해 주시 연출가님과 임학순님, 이지현님께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터뷰는 그때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교정을 거의 하지 않고 말씀해주신 것을 그대로 담으려고 했습니다. 자..그럼 이제부터 춘천으로의 여행을 떠나 보겠습니다.
연사모 : "춘천거기"가 백만송이 프로젝트라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김한길님(이하 김) : 계기는 의욕이 있고 열정이 있는 후배가 본인 자신만을 위한 공연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워크숍 형태로 준비를 하려고 했어요. 그게 시발점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저런 일에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저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게 되고…그렇게 작은 단위로 시작을 했다가 그 친구의 뜻이 예뻐서 제가 동참을 하고 또 그 모습이 예뻐서 학순씨나 지현씨와 다른 배우들이 참여를 하게 되고…그렇게 프로젝트처럼 출발을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규모가 커지거나 많은 관객분들과 오랫동안 갈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또 그러다 그 모습들이 예뻐서 동숭아트센타에서 함께 하게 되고 그래서 지금 시어터 일까지 오게 된 배경이에요.
연사모 : 제가 잠깐 프로그램을 보니깐 배우들이 먼저 정해지고 그 후에 극본이 나왔다. 라고 봤어요. 그래도 어떤 아우트라인이나 스토리가 있으셨으니깐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생각되는데요..어떠신가요?
김 : 아…그러니깐 지금 저희가 9명의 배우분들이 계시잖아요. 그 9분의 배우분들과 어떤 연극을 할까..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9명의 배우분들 중 처음 해보는 분도 있고, 그전부터 같이 한 배우들도 있고…모두가 조금씩 아이디어를 낸 거죠…이런 이야기면 좋지 않을까 하고…
연사모 : 그럼 제목도 다 같이 정하신 거예요?
김 : 그게 원래 제목이 '오월동주'였어요.
연사모 : 아..연극에 나오는 오월동주요?
김 : 네.. 그런데 배우들도 그렇고… 너무 무겁다…다른 제목이 없겠느냐…라고 고민을 하다가 정해진 제목이에요.
연사모 : 저는 솔직히 처음 연극 포스터를 봤을 때요. 노란색 포스터에 "춘천거기"라는 제목을 보고 어떻게 들리실 지 모르겠지만 좀 식상한 제목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왜 하필 춘천이야? 그럼 또 사랑이야기야? 라고 생각을 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춘천을 애틋하고 그런 도시로 기억할지 모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춘천이 그렇게 애틋한 도시인가 싶었거든요..
김 : 음…그러니깐 지금 말했듯이 너무 익숙해서 식상한 그것이 그럴 수 있어요. 하지만 또 그만큼 춘천이라는 지명이 갖고 있는 힘이 있잖아요. 거기에 의미를 찾은 거죠…
연사모 : 그럼, 극에서 보면 춘천이 만남의 장소도 되지만 헤어짐을 제공하는 장소로의 역할도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연인들이 많은 추억을 갖고 있는 도시이고 그런 이미지를 제목하고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인가요?
김 : 그렇죠..
연사모 : 전 솔직히 제목에 대해 불만이 많았거든요. 아~ 왜 하필 춘천이야…그러면서..
김 : ^^(웃음) 아..그래요? 그래도 오월동주 보다는 낫지 않아요?
연사모 : 그건 맞아요. ^^ 그건 무슨 전쟁 같은데요 ^^
임학순씨(이하 임) : 저도 그 제목이 별루였는데요. 전 차라리 오월동주가 낫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오월동주를 보고 '저게 뭐지?'라면 궁금해 할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과연 오월동주를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꺼 거든요..^^
연사모 : 맞아요. 저도 연극 안에서 설명해주지 않았으면 몰랐을 꺼에요..^^
연사모 : 연출가님께 한 질문 더할께요. 극중 안에서도 그렇고 수진의 작품 내에서도 그렇고 '소녀'를 등장시키잖아요. 그런데 자꾸 반복적으로 물어보잖아요. "야..너무 생뚱맞냐? 이상햐나" 뭐…이런 식으로..제가 보기엔 그게 연출가님의 고해성사처럼 보였어요. 아니면 관객들로 하여금 어떤 생각할 틈을 주기 위해서였나요?
김 : 예, 맞아요. 고해성사..그런데 지금 말한 그 두 가지 의미가 같이 있어요. 그러니깐 그 고해성사처럼 그 장면이 들어 가지면서 전체적으로 덮어준다고 해야하나요…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지고 있는 거죠.
연사모 : 이번 질문은 세분께 함께 여쭤보고 싶은 질문인데요. 극 안에서 여러 가지 모습의 사랑이 나오잖아요. 소위 말하는 불륜도 나오고 믿음이 깨져버린 사랑도 나오고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랑도 나오고 일방적인 짝사랑도 나오는데, 자기 역할 말고요 가슴이 아린다거나 기억에 남는 역할이 있으신지…아니면 다른 역할 중에서 해보고 싶은 게 있으신지…
연사모(종훈) : 저 같은 경우엔 이 연극을 보면서 예전 모습을 많이 떠올렸거든요. 아…내가 예전에 저런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나…그런 면에서 예전의 기억에서라든지…이런 역할은 내가 해봤으면 어땠을까하는 그런 역할이 있는지…
김 : 그런데 아마 저희 배우들은 자기의 경험치라기 보다는 배우로써…
이지현씨(이하 이) : 음…그렇니깐 경험에서 맞닿는다기 보다…그렇니깐 분장실에 있으면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이 모니터로 소리가 나오거든요. 그러면 저희도 대사를 해요. 그 장면을 저희 식대로 해봐요. 그리고 또 세진장면 같은 경우는 배우로써도 많이 욕심이 나는 장면이고 그러다가 우울하게 옷을 갈아입다가…다음에는 주미, 응덕같은 역할처럼 발랄하게 만나자 그런 말도 하고. 전체적으로 역할들을 잘 써놨기 때문에 역할 하나하나가 좋은 거죠.
연사모 : 거기서 영민인가? 영민이 과거에 대한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자꾸 반추를 해 내잖아요. 그 사랑이 나중에 너무 폭력적으로 변해버린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믿음이 깨져버린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김 : 우리가 좋은 모습,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는데…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거든요. 게다가 그런 사랑이 실재하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근데 그게 뭐냐믄요..영민이 극 안에서 폭력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사실적인 내재의 의미는 자기가 정말 뭘 어떻게 한 게 아니에요. 단지 세진에서 나는 이야기를 해야겠다. 나가서 이야기를 하자..라고 말을 할 뿐이죠. 그런데 주위에서 말을 하면서 행동이 거칠어지니깐 영민을 제지한거에요. 그렇니깐 영민은 날 왜 이러는냐..내가 어떻게 했다고 이러느냐라고 말하는 거죠. 그러니깐 사실은 영민의 폭력성을 만드는 것은 그 주변 사람들인거죠. 그런 의미가 있는 거죠.
연사모 : 제가 본 날은 영민의 역할을 맡으셨던 분이 너무 리얼하셔서..저러다 세진이 어떻게 되는거 아냐..그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함께 본 언니들과 나오면서도 그래도 저건 사랑이 아니야..라는 말도 하고 어쩌면 사랑의 이면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도 하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연출가님의 의도가 개인적으로 궁금했어요. 영민의 폭력성에 대해서...
김 : 그게 이게 있어요. 이 작품을 쓰면서 뭘 이야기하고 싶었냐하면요. 남자들의 폭력성이라든지..집착..이런 것이 드러나서 들키게..그래서 이게 표현이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남성적이 시각이었다면 영민에 대해서 뭔가 편을 들어준다던가 이렇게 되었을 텐데....그런 게 그렇게 아니고 내놓고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마 남자분들의 그런 문제가지고 생각을 안 해본 분은 없을꺼예요. 그건 극복의 문제라고 봐요. 그런 것에 대한 경험치가 쌓이면서 본인도 알게 되는 거죠. 아~ 그것은 내가 사랑에 실패했구나. 그래서 그것이 사랑을 깨 수 있는 역할을 했다면..또 내가 그것을 견뎌내지 못하면 결국에 그게 사랑이 아닌 게 되어 버리니깐, 그렇게 되면서 자기의 사랑을 지켜 가는 게..견디는 힘이 될지. 그건 사랑이 아니었더라고 경험이 될지..그런 것은 있는 것 같아요.
연사모(종훈) : 세진·영민 커플과 모양은 다르지만 선영·명수 커플도 비슷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러니깐 그 중간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에 대해 남자는 이해하지 못하고 여자는 최대한 남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남자는 화를 내고..비슷한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보여졌거든요.
김 : 그런데 선영·명수 커플은 남자가 인정하고 받아드려요. 이 여자가 나로 인해서 견디지 못해서 다른 남자와 잤다는 것이 이 남자에게 사랑을 깨는 본질적인 이유가 되진 않아요. 그런데 영수·세진 커플에게는 그것이 문제가 되는 거죠.
연사모 : 그런데 그렇게 본다면 마지막에 너무나 당연스럽게 헤어지고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할 때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서 헤어질 때를 알았다고 보여지는데요 . 그런데 그것이 너무나 갑자기 하룻밤 사이에 보여지니깐 관객으로썬 당황스럽기도 하거든요. 다른 남자와의 하룻밤이 결정적인 이유가 되진 않았지만 관객으로썬 그것 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기가 힘들거든요.
연사모(종훈) : 그런 면에서 배우분들이 어떤 느낌으로 연기를 하셨는지 궁금하거든요. 그 사랑을 이끌어 갔던 힘이 무엇이고 그 커플이 헤어지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거든요.
이 : 그런데 저는 거기서 맨 마지막으로 질문을 하잖아요. "걱정했어? 질투했어?" 이렇게요. 그런데 관객들에 제가 명수에게 물어본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요. 그게 무엇이었냐면...그렇니깐... 나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이 왔고 그 시간에 대해 질투를 한 건지..아내가 아프다고 연락이 와서 집에 가야하는데 물은 넘쳐서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내를 걱정을 한 건지 물어본거거든요. 단지 그 질문이 선영이만을 위한 질문은 아니었다는 거예요.
연사모 : 말씀 안 하셨으면 저는 몰랐을 것 같아요. 전 선영이를 위한 질문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명수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은 질문일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 그런데 집에는 가야하는데 조바심치고 전화하고 하는데, 물이 불어서 못나가고 그 상황에서 또 그 사람의 마음은 그곳에 가있는데 눈으로는 보이니깐 질투는 하고 ...사람이 그렇잖아요.
연사모 : 그런데요. 선영이가 질투했는지 걱정했는지 물어보잖아요. 대본을 보니 명수가 질투했어라고 대답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공연중에는 아무 말씀도 안하시더라구요.
임 : 나중에 없앴어요. 그 말을..하다가 없앴는데.
이 : 질투했다는 게 액면그대로의 질투가 아니라 선영을 위한 배려였고 그 사람이 질투했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 사람이 자기 아내를 걱정하고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임 : 서로가 명수에 대해서는 ..솔직히 내가 명수에 대해 100% 공감하거나 이해하고 있지는 않아요 내가 느끼는 거는 서로가 일년이라는 시간을 선영을 만나오면서. 그 전에는 그냥 존재하는 친구로써의 사람이었는데. 이 친구가 사랑으로 다가오고 지금 이 친구를 사랑하고 있고 이 친구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 곳이 춘천이었다면 지금 일년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싸운단 말이에요. 그건 굉장히 큰 문제예요.(선영이 다른 남자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 만약 내가 유부남이 아니었다면 그걸 받아드릴 수 없죠. 하지만 나도 해서는 안될 사랑을 하고 있고 내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느냐는 부분이죠. 어느 시점으로부터는 선영에게 미안해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너를 사랑하면 안 되는데.. 내가 너에게 잘못하고 있구나. 그런데 거기서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거는 지금은 싫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헤어져서는 안 된다..라는 거죠.
김 : 앞전에 명수가 수진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르잖아요. "이혼한다고 전화 왔었데"라고 하니깐 "뭐. 어쩌라고"이렇게..그게 남의 이야기일 때의 이야기이고..내가 되었을 땐..
연사모 :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리는...
김 : 그렇죠. 진호라는 사람이 명수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는 거죠.
연사모 : 저는요. 이런 생각도 했어요. 공연 보면서 딴 생각을 많이 하는데..명수의 아내를 생각했거든요. 8년이라는 시간을 사귀었던 사람이고 분명 사랑해서 결혼한 것일텐데...영화속 말처럼 사랑이 변해버린 건지...그 아내도 사람이 변해버렸을까..자꾸 아내의 모습이 생각나더라구요.
김 : 그게요. 사실은..작가가 누군지 모르지만..^^
연사모 : 하하하하..^^
김 : 제대로 못쓴 건데..제가 제대로 못쓴 건데..그게 순서는 이래요. 8년을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선영이를 만난 것은 별거 중이었을 때란 말이에요. 명수에겐 술이 있어요. 힘들 거야. 별거의 직접적 원인이 술이었잖아..그러니깐 작가가 생각한 건 술 때문에 그랬는데 명수는 소설에 대한 욕심이란 게 있었을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서 술이 소설하고 만나지고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소설과 생활이 만나면서 갈등이 있었고 그러면서 이 남자는 술을 선택했고 별거를 했고 아내가 아프면서 다시 아내와 합쳐졌고 그 후론 이 남자는 생활을 위한 잡지사 일만 하는 거죠. 그러니깐 ..뭐랄까..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아내와 별거 중일때 사랑이 찾아왔고 그 중 어떤 사랑도 못 놓고 있는 상황인거죠. 극에서도 나오듯이 사랑이 어떤 과정에서 찾아왔는지 모르는 거죠. 선영도 남자의 상황을 알기에 조르지 않는 거고. 이 남자는 57일만에 선영을 찾아온 거고 선영은 이 남자를 보기 위해서 57일이나 기다린 거고....
임 : 사실 이 작품의 명수·선영 커플 같은 사랑은 명수·선영같은 사랑만 있지 않고서는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예요. 누가 봐도 불륜이고 거기다 그 전이야기를 어떤지 모르겠지만 남자후배를 부르고 ...이런 이론적이 장면들 가지고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 어쨌든 추론을 해본다면..공연 안 소요에 그런 이야기들이 들어있는데..어쩔수 없는 사랑이라는 거죠..
김 : 지금 우리 공연 배우들이 탄탄한 게 지금 그렇게 되어있는 말하자면 관객들이 잘 모르시는 부분들을 배우들이 안에서 그런 상황들을 두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쉽지 않죠.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바탕에 두고 연기를 하시는데 그런 면들이 잘 전달이 되어서 관객들이 느낄 수 있다면...배우분들이 그 역할을 잘 해주시고 계신 거죠.
연사모(종훈) : 제가 춘천거기를 몇 번 봤는데 선영 역할에서 싸우는 장면 있잖아요. 초반에는 잔잔했다고 기억을 했는데 언젠가 굉장히 격렬해졌다고 느꼈거든요.
이 : 그게 좀..씨어터 일에서 보셨을 때 격렬해 졌을 꺼에요. 씨어터 일로 넘어오면서 안으로 담아왔던 것들을 ..그러니깐 그렇게 잔잔하게 가기에는 극장 여건이...극장 위층이 마트라 너무 시끄럽고 관객분들이 저희를 따라오질 못하시니깐 그러면 차라리 표출을 하자. 그렇게 된거에요.
임 : 맨 처음 동숭무대에서 시작을 해서 동숭아트센타까지의 공간을 매꾸기엔 무리가 없는데. 씨어터일은 공간이 넓으니깐 똑같은 동작이라도 느낌이 다르거든요. 거기에 소음도 있고. 관객 호응도도 떨어지고..그래서 밖으로 표현을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연사모 : 이번 질문은요. 너무 평범하면서도 뻔한 질문인데요. <춘천거기>가 사랑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그러면 배우로써가 아닌 인간 임학순씨, 이지현씨가 생각하는 사랑은 과연 뭘까요.
임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 생활목표라고 해야하나..아무튼 상처 주고 상처 입는 것에 민감한 편이라 "상처주지말고 살자"였어요. 다른 사람한테 상처를 받으면 오래가기도 하고...그래서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기가 싫은 거예요. 아무리 사랑을 해도 "사랑하기 때문에 너에게 이러는 거야" 뭐..이런 것을 이해 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지금 제가 결혼을 해서 아이도 있고 하다보니 이런 게 있더라구요. 나는 상처주기 싫어서 했던 행동들이 상대방이 보기엔 사랑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부분들이요. 그래서 요즘은 제가 사랑이라 생각하는 건..그런 거 같아요. "책임감", 책임감이라는 부분과 서로 노력하면서 유지해 나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이 : 이번 작품을 하면서 생각했던건... "사랑은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랑을 감당할 수 있느냐 없느냐"라는 글을 읽었어요. 전경린씨의 "물의 정거장"이라는 곳에 나오는 말인데..사실은 솔직히..잘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사랑이라 하면 빛나고 가슴 설레는 .그렇게만 생각되었는데 지금은 그 힘들을 바탕으로 유지하고 앞으로 나가는 거..^^ 어려워요..정말 잘 모르겠어요.
연사모 : 저는 말로 표현은 못 하겠고요. 작년에 이지현씨께서 <슬픈연극>이라는 공연을 하셨잖아요. 마지막에 남편이 떠나고 아직 고치지 못한 삐거덕거리는 탁자가 사랑이 아닐까..라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임 : 그런 이미지적인 것들이 많을 것 같아요. 사실 말로써 사랑을 표현하기엔..뭐랄까 더 사랑이 더 부정확해진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면 마치 사랑은 사람들의 뒷모습인 것 같아요.
연사모 : 그럼 마지막 질문인데요. 앞으로 해보고싶은 역할이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임 : 특별히 해보고 싶다거나 하는 역할은 없는 것 같아요. 단지 지금으로 본다면 ..다음 번에 좀 터트리고 슬프면 펑펑 울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그러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이 : 저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제가 배우로써 어떤 위치인지...제가 하는 역할에 따라서 나를 맞추는 사람인지 역할을 끌어올리는 사람인지..그래서인지 뭘 하고 싶다 이런 거 없는 거 같아요. 단지 내가 지금 맡은 역할을 재밌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요.^^
연사모 : 이지현씨는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시는 것이 최고의 장점인 것 같아요.^^ 이 질문으로 모든 질문은 끝났는데요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자리를 마련해 주신 기획사측도 감사 드려요.
다시 서울로 돌아온 나는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만났던 명수와 선영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랑이야기와 자기들의 이야기와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도..아마 사랑은 한 겨울의 비추는 따뜻한 빛줄기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추운 겨울날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그래서 더 고맙고 지나고 나면 더 그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늦은 시각까지 성의껏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한길 연출가님과 임학순님, 이지현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더 재밌있었던 자리였는데 글로 표현하자니..모자름을 느끼네요. 인터뷰 테잎을 듣고 싶으신분은 제게 말씀해주시면 현장감있는 인터뷰를 들으실수 있으십니다.
백만 송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그 날까지 파이팅!
인터뷰 : 신경선, 김종훈
기사정리 : 신경선
사진 : 김종훈
무심 사랑 ~ 내 오늘은 울지만 다시는 울지 않겟다~..
05·10·24 14:39 삭제
연선 인터뷰 잘 읽었습니다. 향이와 초코파이 고생많았어요^^
05·10·24 15:15 삭제
bluemoon 저 인터뷰 테잎! 듣고 싶어요! ^^
05·10·26 10:50 삭제
지별 쵸코파이 좋았겠네~`
05·11·04 14:08 삭제
초코파이 글쎄요? ㅋ~~
05·11·07 15:48 삭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