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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은 다음날 '매생이죽' 최고!
위궤양 간기능 회복에 탁월…
부드러운듯 시원 뒷맛 깔끔 전라도식 밑반찬 30~40가지 한상 가득 |
[food] 굴.북어포 우려낸 육수에 목포낙지.한우갈비 `풍덩` |
[매일경제 2004-10-0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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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천지의 생물들이 색이 들고, 맛이 드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그 중 한 가지를 꼽자면 '봄 조개, 가을 낙지'라는 말처럼 낙지가 제철이다. 자산어보에서는 낙지를 두고 "살이 희고 맛은 달콤하고 좋으며 회와 국, 포를 만들기에 좋다. 이것을 먹으면 사람의 원기를 돋운다"라고 했다.
맛도 맛이거니와 몸에도 좋다니 제철인 지금은 오죽이나 할까. 그러고 보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체력저하로 만성피로에 시달리거나 의욕 상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낙지만한 먹을거리도 없을 듯하다. 제철 만난 낙지로 입맛도 살리고 원기까지 회복해 보시라.달달하게 맛이 든 목포에서 올라온 낙지로 시원한 갈낙탕과 해물매생이국을 끓여 내는 곳. 신선하고 풋풋한 맛부터 깊고 곰삭은 맛까지 남도식 밥상이 펼쳐 지는 곳. 대방동의 대방골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이곳의 인기 메뉴는 단연 갈낙탕 정식과 해물매생이 국 정식이다. 먼저 두 주인공이 등장하기 전 출현하는 조연들의 구성부터 화려 하다. 어림잡아 30가지가 넘는 찬이 줄을 서니 상다리가 휘어진다는 말이 과장 된 표현이 아닐 듯. 풋풋한 나물부터 꼽아보자. 참나물, 시금치, 깻잎, 취나물에 호박, 쑥갓, 미나 리까지 대충 불러도 숨이 찰 지경이다. 하나하나 간간하게 무쳐낸 것이 영락없 이 손끝 야무진 전라도 맛이다. 여기에 사시사철 나오는 톳나물과 감태의 짜릿한 바다 맛을 놓치지 마시길. 비 릿하면서도 싱싱함이 살아 있어 별미라 하겠다. 밥도둑 젓갈도 예닐곱 가지나 등장한다. 굴비젓에 토하젓, 어리굴젓, 갈치속젓 , 멸치젓까지. 젓갈 하나하나를 맛보다 보면 야금야금 줄어드는 밥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특히나 6년 동안 숙성시킨 굴비젓의 농염함이 돋보인다. 이렇게 내오는 찬에 정신을 팔다 보면 정작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 전에 포만감에 젖어들기 십상이다. 따라서 적당히 양을 조절해 가며 조금씩 맛보는 것이 이 집에서 잘 먹고 나오는 방법 중 하나다. 주인공 갈낙탕이다. 갈낙탕은 갈비와 낙지의 운명적 만남이 만들어낸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낙지가 많이 나는 전라남도 무안군이나 연암군 독천면에서 처 음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원조가 어디건 남도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 다.갈비탕의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에 낙지의 달콤하면서 개운한 맛을 보탠 것이 바로 그 맛. 이 집에서는 굴, 북어포에 새우 등을 넣고 끓여낸 육수에 목포에서 올라온 싱 싱한 산낙지를 넣어 깊은 맛을 더했다. 게다가 밤, 대추, 잣 등 몸에 좋은 것 이 들어가 마음까지 든든해진다고 할까.시원한 속풀이에나 뜨끈한 가을철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겠다. 물좋은 산낙지에 백합, 참소라를 넣은 다음 매생이를 풀어 끓인 해물매생이탕 도 빠질 수 없다.박정아 사장(50)의 고향은 목포. 어렸을 적 자주 맛보던 고향의 맛을 그대로 살려 대방골 문을 연 지가 10년째란다. 전남 무안 출신의 표병수 주방장(35)은 10년째 박 사장과 손발을 맞추고 있다.뿐만 아니라 홀에서 음식을 나르는 아주머니들까지 못 되어도 6년씩은 된 고참 이라고 하니 홀과 주방이 눈빛만 봐도 마음이 척척 통하는 듯하다. 그러다 보 니 내오는 것이 많은 것에 비하면 서비스가 빠르고 친절한 편이다. 가을만큼이나 푸짐한 밥상, 제철인 낙지로 시원한 맛을 낸 밥상으로 깊어가는 가을 맛을 즐겨보시라 . ◇위치=대방동 대림아파트 후문 110동 상가 지하◇연락처=(02)824-0057 ◇메뉴=갈낙탕 정식 3만원, 해물 매생이정식 3만원, 흑산도 홍어회 시가, 갈치조림 2만2000원등 ◇영업시간=오전 11시~밤 10시 ◇주차=20대 가능 <이유진 음식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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