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회사‘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사장’을 아십니까? “돈뿐만 아니라 일할 맛까지 줘라!”
천국 같은 회사는 실재한다. 샐러리맨의 천국을 경영하는 야마다 사장. 그의 유언이 시작된다.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은 무엇인가? 이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당신은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잔업 없는 회사? 휴일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회사? 평생 고용이 보장되는 회사? 쉬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쉴 수 있는 회사? 월급 많이 주는 회사? 어떤 의견을 제시해도 무시당하지 않는 회사?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그게 가당키나 한 이야기냐?’는 핀잔을 줄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그러한 현실이 만들어낸 거부할 수 없는 고정관념이다. 그러나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현실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회사가 있다. 일본 기후 현에 위치한 전기설비 제조업체 '미라이 공업'이 그곳이다. 1999년 뇌경색으로 죽음의 고비를 넘긴 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일본 국민과 기업인들에게 진솔하게 말하고픈 이야기를 담아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를 쓰게 됐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그의 유언과도 같은 이 책에서 그는 구조조정과 성과주의가 상식이 된 기업 환경 속에서 현대 시류와 정반대 경영학을 펼치고 있다.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사장과 사원이 함께, ‘행복해 지는 것’
‘일본 제일의 검약 경영자’인 그는 사원(인간)은 비용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런 만큼 그는 사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한다. 적어도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골프를 치러가는 사장을 망연자실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허탈해 하는 모습은 미라이 공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야마다 사장은 “회사가 직원을 감동시키면 사원은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그것이 곧 회사의 성장으로 연결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우리가 사원들에게 일을 믿고 맡긴다면 그들은 결코 자신을 위해서건, 회사를 위해서건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반박은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를 읽고 나면 지나친 우려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야마다 사장의 경영철학은 철저히 인간 중심에서 출발한다. 그는 결코 직원을 자신의 부를 채워줄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인간(사원)은 말이 아니야. 당근과 채찍은 필요 없어. 당근만 주면 돼!”라고 한다. 도무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것이 야마다 사장이 추구하는 또 하나의 경영철학인 반상식(反常識) 경영이다. 상식에 반하는 것이 아닌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상식이 미라이 공업의 상식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속내의 차림으로 사장실에 앉아 있는 야마다 사장을 상상해 보라. 우리의 현실에서는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미라이 공업에서는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다. 기행에 가까운 야마다 사장의 행동 역시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를 읽고 난 후에는 “우리 사장님도 저럴 수 없을까?”하는 부러움으로 바뀔 것이다. 어찌 보면 미라이 공업의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처럼 ‘샐러리맨의 천국’일지 모른다. 일본 언론 역시 미라이 공업 이야기를 보도하면서 ‘유토피아 경영’이라 한 것처럼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이상향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천국의 이야기도, 이상향도 아닌 바다 건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야마다 사장은 이 모든 것이 결코 꿈이 아니란 것을 동종업계 시장 점유율 1위, 연 매출 2,500억 원, 연 평균 경상이익률 15%라는 부정할 수 없는 결과로 웅변하고 있다. 그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사원을 인간으로 존중하며, 돈뿐만 아니라 일할 맛까지 주는, 그래서 사장과 사원이 모두 ‘행복해지는 것’이다.
◈ PD의 생.생.한 추천사
‘인간은 비용이 아니다’ 야마다 사장과의 만남은 무릎이 툭 튀어나온 추리닝을 입고, 침을 뱉어가면서 연극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모습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15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소파에 구겨져 있었고, 야마다 사장은 잠깐이면 된다며 사다리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벽에 연극 포스터를 붙였다. 사장은 할 일이 없이 놀면 되고 사원들에게는 당근만 주면 된다고 중얼거리면서. 소파에 앉아 나는 생각했다. ‘이거 일본까지 와서 망했군. 대충 인터뷰하고 빨리 정리하자. 서로 맘 상하지 않고 좋게 헤어지는 게 좋겠어.’ 이윽고 포스터를 다 붙였는지 사다리를 내려오더니 에어컨을 켜지 않아 방이 덥다며 바지를 훌러덩 벗어 던졌다. 그리고는 팬티와 러닝셔츠 차림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그것도 하얀색의 늘어진 속옷 차림이라니...... 하얀 팬티의 야마다 사장은 쏟아냈다. ‘인간은 비용이 아니다’ ‘자발적인 아이디어가 회사를 끌어간다’ ‘도요타는 비정규직을 착취하는 치사한 회사다.’ ‘인간의 자율성이 조직을 풍성하게 만든다’ ‘어느 조직이고 우수한 20%와 덜 우수한 80%의 사람으로 구성된다. 그렇다고 80%의 덜 우수한 사람들은 쓸모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야마다 아키오 1931년생, 올해 나이 일흔여섯. 그는 세상의 상식과는 정반대쪽에 서서 회사를 만들었고, 그가 만든 회사는 일본 최고의 중소기업이 되었다. 일본 남부 기후 현. 우리나라로 치면 창원쯤 되는 규모의 지방도시로 사방이 논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미라이 공업 본사가 있다. 올해로 창립 42주년을 맞은 미라이 공업은 전국에 30여개의 공장과 영업소를 가진 전기설비 제조업체다. 대단한 기술은 없다. 성과급 줘가며 영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라이 공업의 연매출은 2,500억 원, 경상 이익률 15% 이상을 올리고 있으며, 전기 설비 업계의 세계적인 브랜드인 마쓰시다 전공을 이겼다. 노는 거에 관해서도 미라이는 휴가 일수나 그 특이함에서 일본 제일이다. 세 달에 한번 씩은 열흘짜리 휴가가 있고, 샌드위치 데이는 무조건 놀고, 5년에 한번씩 25억을 들여 전 직원 세계여행을 가고 그러면서도 사원 평균연봉은 일본의 웬만한 대기업 수준이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가능할까? 야마다 사장은 현대 사회의 시대정신처럼 되어버린 ‘성과주의’를 반대한다. 인간은 말이 아니기 때문에 채찍은 필요 없다고, 사장은 사원들에게 오로지 ‘당근’과 ‘모이’만 주면 된다고, 믿고 맡기면 누구나 능력자가 되고 사원과 사장간에 신뢰가 생긴다고 말한다. 실제로 야마다 사장의 미라이 공업의 빛나는 비밀은 바로 사원들에게 있다. 사원들은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이는 상품 개발로 이어져 미라이 생산품의 98%가 특허 상품이고, 이중 일본 시장 점유율 1위인 제품이 10개가 넘고, 실용신안과 의장은 신청 중인 것까지 포함해 2,300건이 넘는다. 동료끼리 경쟁해서 효율을 높이고, 성과에 따라 임금을 받고, 비정규직 고용을 늘려 노동강도는 높이고 비용은 줄이고, 정년은 당연히 줄여야 하는 것이 된 사회. 우리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행복한 가정이나, 개인의 자아실현 혹은 풍요로운 삶 등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일 거다. 그러나 어느덧 그런 최초의 이유는 생각해 볼 여지도 없이 회사를 위한 회사만이 존재하게 된 사회가 되었다. 사원을 구조조정을 하면 회사의 가치가 높아지는 지금, 팬티 바람의 야마다 사장은 우리에게 회사라는 곳이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되면 사원 각각이 회사 자체가 되는지 보여주고 있다. 느긋하게 사장실에서 연극 포스터를 갈아 끼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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