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태생이 아일랜드입니다.
꺼멍뫼 아일랜드는 아님다.
글다봉께 네발로 댕긴 놈 보담은 옆구리 팔랑거리는 놈들이 더 정겹고(?) 침넘어가는,
아글씨 아일랜드가이임다.
홍탁을 아느뇨?
거기 아자씨 손드신분 말씀허시오.
'그냥 홍어묵고 막걸리묵고 묵고묵고 또묵고....'
암만 맞지라우. 긍께 고것이 홍탁이요.
근데 왜 하필이면 '탁'이냐고라...
그러니깐 두루 지금부터 이 아일랜드가이가 얘기헐랑께 쬐금 들어보시오.
저기 지방 방송하는 아짐은 안갑인디 모른사람을 위해서 꺼주시고...
아짐 미안허요인~~~
우리 선조님들은 뭣을 허든지 간에 궁합을 중시여겼지라우.
아들,딸 여울때,
우리 아부지 북망산 가실 때,
옆집 삼촌 집지을때,
날잡고 시잡고......
근디 요 음식을 먹음시롬도 궁합을 찾았응께,
아 글씨 우리 선조들이 세계에서 제일가는 민족아니것요?
먼저,
수입홍어와 흑산홍어(국내산)를 구별 하는법
수입 : 썰어 논 고깃살의 색깔은 흰색에 가깝고, 맛은 대부분 톡쏘는 맛이 강하며, 잘 다루지못한 분이 건들어불면 고리한 냄새가 심함(대부분 사람덜이 발효된 홍어를 먹은 게 아니라 사알짝 잘 못 건들어 분 넘을 주로 먹고 있음)
국산 : 삭혔을경우 불그스레함(연분홍)하고 입에 넣을 때 맵지않으며 고소한맛(박하향)이 나나 씹을스록 점
점 코끝이 찡해옴(어르신들은 이를 일컬어 은근한 매운맛이라 함)
삭히지않은 생 홍어는 썰어논 면의 모양이 마치 참꼬막처럼 울퉁불퉁하고, 씹으면 인절미
처럼 쫀득거리고 고소한 맛이남.
둘째, 삭힌 홍어나 생홍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역사적 지리적 차이
옛날 돛단배에 홍어를 가득싣고 머나먼 흑산도에서 목포를지나 영산강을 거슬러 배가갈 수있는 최종지가 바로 영산포(그래서 지금도 영산포에는 홍어집이 많고, 선착장의 흔적이 있으며, 홍어유통하는 유통업이성행)
그 뱃길이 어림잡아 1주일정도, 영산포에 다달으면 저절로 삭힌홍어가 돼불지요.
여기서 광주로 담양으로 장성으로 장흥으로 지게로 지거나 달구지로 싣고 하루 이상이 걸립니다. 그 이상은 말안해도 홍어 상태가 어찌되는지 아시것지라우~~?
따라서, 전라도에서도 영산강 주변 동네에서만 홍어를 먹고 여수,순천, 고흥쪽 사람들은 지금도 홍어음식이 보편화되지 않았음다.
그러다봉께 전라도 내륙사람들은 삭힌홍어를 선호하고, 섬지방사람들은 삭혀서도 먹지만 생홍어를 회로 먹는걸 더 즐기지요.
세째,
음력 4월이 지나면 홍어맛이 덜한다?
물속에서 옆구리팔랑거리는 놈들은 계절따라 각각 제맛을 내는디, 쬐끔 읊어보께요.
나요? 아 글씨 태생이 아일랜드가이랑께요.
대부분의 생선은 봄에 맛이 떨어집니다.
왜냐?
봄이되면 종달이도 뻐꾹이도 짝찾아야 후손을 번식허 듯이 요놈들도 짝을 찾기 시작허고 몸도 나른허고 모든게 종족번식을 위한 준비단계라 살이무르고 그러는디 산란하기 전에는 최고의 맛을 내지요.
산란을 하고나면 모든 생선은 맛이떨어짐다.
여그서 잠깐!!!!
계절별루다가 고기맛이 변하는디.... 요놈덜을 살펴볼라치믄...
봄에 제맛을 내는 놈덜
병어(병치라고도함), 보리숭어(개숭어라 칭함:몸이 검은색을띰),서대,도다리,쭈꾸미,꽃게,웅어(우여)
여름에 ...
농어, 빨간돔, 혹돔(옆줄이 있는, 쪽바리말로 이시다이), 민어(특히 요넘들은 남자가 훨씬 맛있음)
가을에..
낙지, 감성돔, 우럭, 전어, 갈치,문절이(운절이, 꼬시래기,망둥이)
겨울에..
참숭어(개숭어에 비해 눈이작고 눈가에 황금색의 테두리가 있으며, 피부는 연한 회색), 조기, 광어,...
번외로
각갑류(게,조개)는 음력 그믐무렵이 속이실하고 보름 전 후해서는 속이 별로없음.
야그가 옆으로 샛는데 본론으로 들어가면,
왜?
홍탁이냐?
삭힌 흑산홍어를 고추가루와 참기름, 왕소금 양념에 살짝찍어 입에넣고 천천히 씹으시오.
빨리 씹어도된디 기왕이믄 시킨디로 해보시오
그라믄 요놈이 은근슬쩍 코 저안쪽을 점점 강타허기 시작험다.
이때 맵다고 후딱 삼켜불지말고 탁주(막걸리, 동동주, 청주)를 한입 같이 머금고 있다가 탁주만 살짝 아주 살짝 목구멍으로 넘겨 불고 입안을 살펴보시오.
그라먼 요 매운 홍어맛이 어디로 가불고 없어.
서운허지라우,
그라믄 입에 남은 홍어를 다시씹어,
어라 요놈 매운맛이 다시오네????????
그래서 홍어의 매운맛을 즐기다가 안되것다 싶으면 탁주를 '탁'마셔 불고,
요 요상시런 현상을 천천히 즐긴 것이 바로 '홍탁'이라 헌다 그말임다.
'소주먹으믄 안그런다요?'
아까 저뒤어서 지방방송헌 아짐이 물어본디.
한번 묵어보시오.
소주도 그라믄 '홍소'?
삼합은 뭣이냐.?
옛날이나 시방이나 반도 우아래를 막론하고 잔치에 안빠진것이있다믄 고것은 바로 돼야지...
아글씨 손님을위해 홍어를 준비했는디 고것이 넘 비싸,
홍어를 양껏 줄수는없고 기왕에 희생(?)된 요 돼야기괴기허고 집에둔 김치허고
몽땅 드링께 둘둘말어서 먹었음.
그래서 요것들이 합심해각고 설라므네
"홍탁 삼합"이라는 음식이돼부렀다는 전설입니다 그려......
믿거나 말거나지만.......
첫댓글 하하하 나를 미치게 만드시네.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내 닉네임으로는 홍탁이 딱인데ㅎㅎㅎ.
언제 또 서울오시나요?
ㅎㅎㅎㅎ
ㅎㅎㅎㅎ나중에 더 자세히 읽어 볼랍니다 ㅎㅎ홍탁 박사님이시네요
이제봤더니~~글재주가 많습니다 ㅎㅎㅎ다른면을 봅니다~~여기서두 홍어회무침 많이 해먹습니다~ㅎㅎ
꿀꺽~ 먹고싶어라.
참 맛있게 써 놓으셨네
오메~~~~비도 왔고요...오늘은 탁주에 삼합 좀 즐거야겄네요잉~! 아일랜드가이님의 또다른 면모를 뵈었습니다~! ㅎㅎㅎㅎㅎ
百聞不如一食 : 백번 들음이 한번 먹어본 만 못하느니라... 저는 먹어봤으니 무슨 말씀인지 잘 알지용...
섬아재비!! 출세헌 홍어를 잘 몰라뵈서 지송허지라~ 앞으론 홍어 봄 저 멀리서부터 모자벗고 허리굽히고 들어갈지라~~
ㅎㅎㅎㅎㅎㅎㅎㅎ 맛 나게 글을 써 붓네...정말 멋쟁이 입니다..
한참을 써 내려간 홍탁얘기 무쟈게 재미나네요 이곳 제 친구는 껍질 벗긴 홍어를 물에 씻지 않고 랲에 싸서 냉장실에 2주간 삭혀 톡 쏘는 그맛만 즐깁니다
홍어가 미끄럽다고 물로 싯으면 발효가 안되고 부패됩니다. 껍질 벗기지 말고 칼등이나 키친타월로 대충 닦은 후 락엔락에 담아 냉장실에 보관하십시오. 맛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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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무침은 생 홍어로 해야지 삭힌홍어로는 안됩니다. 생 홍어로 그냥 생선회무침 하드시 하세요.
삼합은 못묵어도 시장가서 홍어무침 한접시랑 막걸리 사다가 저녁에 울신랑 줘야되겠슴다....
글을 참 맛나게쓰셧네요..ㅎ ㅎ ㅎ난 저리쓰지도 몬하지만 쓴담 하루죙일 쓰야는데.......맛나게 묵고갑니당.
맛 있는 김치와 덤으로 주신 젖갈(도착하자 마자 이거 맛보고 밥 한공기 뚝닥. 오랜만에 징하게 맛있었어요.)그리고 함초소금. 골고루 잘 먹고 있읍니다. 정모때 참석하여 제가 제일 잘하는 설겆이를 했어야 했는데.... 정모 후기와 사진들을 보니 더욱 아쉽네요. 어디에 계시든 두분 건강하시고, 하시는일 잘 되시길 빕니다.
연신 웃으면서 봤읍니다 음식솜씨도 맛깔스러우시더니 글솜씨도 맛깔스러우시네요 근데 이자 어디가서 홍탁을 먹어야 될려나? 굴비는 어떻게해야 될려나?
지금 준비 중입니다. 벌써 들어 오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