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골 방앗간이 남아 있고 야생동물이 생태 숲을 뛰노는 부래미 마을은 율면 석산2리의 옛 이름이다. 마을에는 동물농장도 있고 작은 텃밭도 마련돼 있으며 2,000여 평의 갈대공원도 숨어 있다.
아늑한 시골마을 부래미의 겨울 한낮은 때아닌 계란꾸러미 만들기로 분주하다. 농사 끝난 비닐하우스에 볏가마니를 깔고 앉으니 따사롭고 정겨운 냄새가 난다. “일단 새끼를 제대로 꼬아야지. 안 그러면 계란 다 빠져요.” 이장 아저씨가 설명하는 대로 계란들을 볏짚꾸러미에 촘촘히 담아보는데 성미 급한 가족들은 달걀을 미리 까먹느라 정신이 없다. 왼쪽으로 꼬는 왼새끼는 애 낳고 금줄 달 때 쓰는 것이라는 설명도 귀에 쏙쏙 들어온다. 1등상으로 이천 도자기를 준다니 가족들 손길이 바빠지는데 오밀조밀 잘생긴 꾸러미부터, 머리를 풀어헤친 꾸러미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만들어진다.
부래미 마을은 쌀, 포도 등 농약 안 쓴 농산물이 생산되는 청정마을. 전통적인 방법으로 생육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경기도가 지정한 슬로푸드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양한 체험 외에도 마을회관에서 주민들이 차려주는 윤기 자르르 흐르는 쌀밥이 식욕을 돋우는 곳이다. 총 30세대 76명이 거주하는 이곳 마을에는 풍물놀이를 가르쳐 주는 백강 선생님 부부 외에도 귀농해 도예공방을 운영하는 우당 선생님 부부가 살고 있는데 아저씨는 도자기를 만들고 아줌마는 염색체험을 가르쳐 준다.
황토염색은 가족들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신명나는 경험이다. “흰 천을 황토물에 담그고 양말 비벼 빨듯 해야 촘촘히 황토물이 스며든다”는 설명에 모두들 신나게 ‘주물럭 주물럭’. 손수건에 황토물을 들인 뒤 끈으로 여기저기를 묶으니 별모양, 하트모양, 물방울 모양 등 무늬가 신기하게 변한다. 일상생활에서 쓰는 소금, 백반, 식초 등이 천의 색깔을 바꾸는 매염제로 사용된다는 게 희한하다. 머리에 쓰고 말리면 건강에 좋다니까 꼬마들은 축축한 황토수건으로 두건을 만들어 한껏 폼을 내느라 난리다.
배가 출출해지는 늦은 오후에는 인절미 만들기 체험을 해본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밥을 떡메로 두드리니 쫄깃쫄깃한 찰떡으로 변한다. 인절미에 콩고물을 묻히면 그게 또 꿀맛이다. 방앗간 옆에서는 지게를 직접 메어 볼 수 있고 옛 어른들이 썼다는 다양한 농기구를 구경할 수도 있다. 텃밭 가꾸기, 송사리 잡기, 포도 따기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체험이 진행되는 부래미 마을은 겨울에는 팽이치기, 썰매타기, 연날리기 체험이 곁들여진다. 뜨뜻한 아랫목에서 인절미 구워 먹으며 민박집에서 오순도순 옛날 얘기 보따리를 풀어놓을 수도 있다.
부래미 외에도 경기도에는 들를 만한 체험마을들이 여럿 있다. 양주시 남면 황방리 테마마을에서는 순두부 만들기, 쌀강정 만들기 등이 가능하며 연천군 백학면 새둥지마을에서는 말 타기, 농기구 체험, 두부 만들기를 할 수 있고 가평군 상면 영양잣마을에서는 잣 까기, 잣 음식 만들기 체험이 어우러진다.
안성 구메농사 마을에서는 구들장 찜질방 체험, 복조리 제작을 경험할 수 있으며 양평 보릿고개 마을에서는 나물죽, 호박밥, 감자범벅 등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이천 자채방아 마을에서는 쥐불놀이, 고구마 구워 먹기 외에도 연날리기 체험이 곁들여진다. 화성 서신면 서해일미 마을에서는 어리굴젓, 돌게장 만들기가 어우러지며 여주 강천면 해바라기 마을에서는 메주, 한지 만들기 체험으로 겨울밤을 보낼 수 있다. 대부분의 농촌 체험 마을에서는 민박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