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으시려면 명리와 주역 그리고 하락이수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명리와 주역 하락이수에 대한 기초 지식은 여러 곳에 설명이 되어 있으니 생략하겠습니다.
사람의 명리를 추산함에 있어 저는 다음의 요건을 중시합니다. 본론에 들어가면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 명리와 하락이수를 접목시킨다.
(1)이 글에서 명리는 하락이수를 판단하는 기초 사항만 주지할 뿐이다. 다음을 참조한다.
사주의 중화 / 조후를 얻었는가? / 사주의 강약 / 형충파해 유무 / 대운지지가 길한가? / 중요한 신살 몇 개 / 적중률이 높은 육신관계 등등이다.
나는 이중에서 ‘조후를 얻었는가?’와 ‘대운지지가 길한가?’를 유심히 살펴 본다.
가)사주의 중화
사주의 팔자에 오행이 고루 겸비되어 중화되었다면 일단 크나큰 흉화는 모면하는 조건중의 하나를 얻는다. 물론 명리(추명학)의 특성상 여러 가지 관계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여기서는 항목별로 확인하여 길흉판단의 기준을 마련하는 정도만 설명토록 하겠다.
나)사주의 조후
사주의 조후는 매우 중요하다. 우선 궁통보감에 나와 있는 조후를 참조하고 후학자들이 발전시킨 조후용신을 참조하여 사주팔자에(특히 천간에) 조후를 겸비했다면 인격과 재능이 어느 정도 갖춰진 것으로 판단한다. 지지에 있는 조후는 지장간중의 정기에 조후에 해당하는 간이 두 개 정도 들어 있을 때 천간의 것과 동일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동절기와 하절기에 출생한 사람에게는 조후가 더욱 중요하다.
다)사주의 강약
사주의 강약을 따져 억부용신의 작용을 검토한다. 동절기와 하절기생에게 조후용신이 중요한 것처럼 춘절기 추절기에 태어난 사람은 사주의 강약에 따른 억부용신이 더욱 중요하다. 억부를 따르지 않은 종격 사주 등은 그 관법에 따라 용신을 얻으면 된다. 또한 용신의 환경이 좋은가에 따라 길흉의 고저에 차이가 많으니 유념해야 한다.
라)형충파해 유무
사주에 형충파해 특히, 충과 형이 없어야만 순탄한 운로를 걸을 수 있다. 물론 진술축미에 해당하는 지지는 충으로서 열어야만 개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형충파해는 설사 그것이 길작용을 한다해도 없느니만 못하다.
마)대운 지지가 길한가?
조후, 억부용신, 그 외의 격에 따른 용신과 희신의 지지로 운로가 구성되어 있는지를 판별한다. 유년 시절과 장년까지를 포함하여 60년의 지지가 용신과 희신에 해당하는 오행으로 짜여져 있다면 평운은 확보한 셈이다. 하나의 오행이 지지로 들어오면 30년을 운행하므로 두 개의 오행 즉 60년에 해당하는 지지가 용신이나 희신과 별개의 오행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일단 운로를 얻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런 사람들은 삶 자체가 상당히 곤고하다. 그러나 대운 천간과 합충 작용에 의해 오행이 달라지는 때가 있으므로 세심히 판별할 필요가 있다.
바)중요한 신살 몇 개
천을귀인, 천월덕, 12운성법중 목욕살, 겁살 등 작용력이 큰 신살 몇가지의 유무를 판단한다. 길신은 사주팔자상 용신과 희신일 경우, 형충되지 않았을 경우 작용력이 크며, 흉살이 기신이나 구신에 해당할 경우에는 흉화가 더욱 크게 작용한다. 비록 흉살이라 하더라도 용신이나 희신에 해당하면 흉화의 작용은 크게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본다.
사)적중률이 높은 육신 관계
육신의 작용중에서 적중률이 높은 것을 살펴본다. 예를 들어 관살혼잡(거관유살, 거살유관, 합관유살, 합살유관도 함께)이라든지 군겁쟁재 등 비교적 적중률이 높은 것은 참조하고 10중 5, 6정도밖에 맞지 않는 육신의 작용 등은 버려야 할 것이다.
(2)하락이수에서 중요시 여기는 사항은 여러 가지지만 다음의 몇가지를 우선하여 주지한다.
얻은 괘가 길한가? / 선천괘 후천괘의 첫 효사가 길한가? / 효의 자리가 중정인가? / 천수 지수가 적당한가? / 납갑을 얻었는가? / 원기를 지녔는가(반원기가 있는가)? / 화공을 지녔는가(반화공이 있는가)?
나는 이중에서 ‘납갑을 얻었는가?’와 ‘첫 효사가 길한가?’를 유심히 살펴 본다.
가)얻은 괘가 길한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64괘중에 길한 운명을 걷는 괘가 있으며 흉한 운명을 걷는 괘가 있다.
예를 들어 지풍승괘를 얻는 사람 중에는 대부분이 복을 많이 누리고 6효에서 불리한 경우를 만나더라도 다시 운이 트여 복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여자가 천풍구괘를 얻었다면 비교적 흉한 운명을 사는 경우가 많고 방황이 많아 화류업 등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물론 천수나 지수, 납갑, 원기, 화공, 첫 효사가 길한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설사 그러한 것들을 잘 얻는다 해도 얻은 괘의 경향성은 무시할 수 없다. 참고로 여명이 천풍구괘를 얻었다면 선천괘에 있든 후천괘에 있든 화냥 기질이 있는 흉명이라 단정해도 좋다.
나)선천괘 후천괘의 첫 효사가 길한가?
첫 효사가 길한 사람은 얻은 괘가 비록 불리하고 유년 대운이 다소 흉하더라도 비교적 윤택한 생활을 하게 된다. 이는 명리에서 인성에 해당하는 육친 즉 부모의 도움이 있는가와 접맥된다. 어린 시절이 길하다함은 당연히 가정환경이 좋음을 의미하므로 부모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미치는 상속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부모의 능력에 따라 운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다)효의 자리가 중정인가?
효가 중정을 얻었다면(즉 5효나 2효에서 첫 효가 출발하고 음효, 양효가 6효중 음양에 해당하는 바른 자리라면) 부귀공명에 관계없이(설사 부귀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도와 덕을 겸비하고 사람을 이끄는 앞선 삶을 살아간다고 판단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성인 기질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라)천수 지수가 적당한가?
이는 음과 양의 기운을 어떻게 받았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월령에 따른 천수와 지수가 많거나 부족하거나 하면 각기 음과 양에 해당하는 것들에 문제가 많다. 여기서 음과 양이란 아버지, 어머니가 될 수도 있고 본인의 성정을 말할 수도 있다. 여명으로서 양에 해당하는 천수를 월령에 비추어 너무 많이 얻었다면 해당 여명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옳은 비유는 아니지만 명리상 신강한 곤명(여자의 명조)이 나쁜 흉살을 얻은 경우라고나 할까?
마)납갑을 얻었는가?
요즘 와서 일부 논객 중에 납갑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하락이수에서 납갑을 득했는가의 유무는 상당히 중요하다. 일단 납갑을 득한 사람은 특히 재물면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판단할 수 있다.
바)원기를 얻었는가(반원기가 있는가)?
천원기와 지원기를 얻었는가와 반원기가 있는가도 중요한 관건이다. 특히 상괘와 하괘가 모두 천원기나 지원기, 각각 천원기 지원기에 해당할 경우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런데 천원기나 지원기중 하나를 얻든 양쪽을 다 얻든 간에 임상을 통해서 보면 마)항의 납갑을 함께 얻었을 경우가 유력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화공을 얻었는가(반화공이 있는가)?
화공을 얻은 사람중에는 주로 명예 쪽에서 발복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학문과 예술 쪽에 길한 이치가 있다. 만일 납갑을 얻고 화공을 얻었다면 윤택한 학자나 예술가요, 납갑을 얻지 못하고 화공만을 얻었다면 재야의 학자나 예술가로 삶 자체는 고단한 편이다.
(1)항과 (2)항에 설명하여 놓은 것이 명운 판단의 정석은 아니다. 또 한두가지 예를 들었지만 그 항목이 포괄하는 분야의 다양성을 항시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한 사람의 명조만을 가지고 집중 관찰할 수 없는 경우 그물을 끌어올리는 벼리줄과 같은 기준은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의 명운을 판단할 경우, 1)명리상 조후를 얻고, 2)형충이 없고, 3)대운지지를 장악하고, 4)눈에 띄게 흉한 육신관계가 없으며, 하락이수상 5)납갑과 원기나 화공중 하나를 얻고, 6)첫 효사가 길하고, 7)중정을 얻고, 8)반원기나 반화공이 없으면, 열거한 것중 2, 3가지 정도가 미흡하다 해도 협자의 길을 걷는다고 판단하면 틀림이 없다. 판단에 갈등이 생길 경우에는 다음의 4가지를 반드시 살펴본다. 1)조후를 얻었는가? 2)대운지지를 장악했는가? 3)첫 효사가 길한가? 4)납갑을 얻었는가? 이 4가지만 얻어도 중산층의 운명은 된다고 보는 것이다. 단, 여기서 중산층이란 비단 금전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질높은 팔자이다.’라고 판단해도 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운명의 특성과 직업 등은 선천괘와 후천괘로 얻은 괘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명리와 접목하면 훨씬 수월하게 추명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첨언하면, 명운을 판단함에 있어 선천괘든 후천괘든 한쪽이 길한 괘를 얻은 것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예컨대 어떤 사람의 선천괘가 비록 불리하다 해도 후천괘가 아름다우면 선천괘의 삶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판별해야 할 것이다. 갑자기 높이 올라서는 사람에겐 선천괘의 삶이 곤고하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 그만한 경륜과 기반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선천괘가 좋을 경우도 마찬가지 이치이다. 한 번 높은 곳에 오르면 다소 흉운을 만나더라도 어느 정도의 흉화는 모면할 수 있는 기반이 생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