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당리 환경농업마을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친환경 농법과 협동조합 운동을 지역에 보급한 "풀무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풀무학교는 1958년 4월 23일, 이찬갑 선생과 주옥로 선생께서 설립한 학교입니다.
풀무의 설립자 두 분 중 이찬갑 선생은 오산학교 출신으로 ‘교육, 기독교, 농촌’에 의한 민족 구원을 위한 교육을 평생 준비하셨으며, 주옥로 선생은 감신대를 나온 뒤 홍동에서 독립전도를 하면서 ‘진리, 학문, 자립으로 그리스도인, 농촌수호자, 세계의 시민’양성을 위한 중등교육기관 설립을 염원하던 중 홍동 성서집회에서 두 분이 만나 뜻이 일치하여 학교를 여셨다.(풀무학교 홈페이지 에서...)
기독교 이념을 기반으로, 자립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교육기관으로 출발한 풀무학교는 공업화과정에서 농촌의 쇄락과 더불어 학교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격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안학교의 형태로 협동사회의 일꾼들을 양성하는 대표적인 대안학교가 되었습니다. 특히, 일찍부터 유기농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역에 보급하며 홍성 홍동면을 유기농업의 발원지로 발전시키는데 이념적 이론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특히, 풀무학교 출신들이 지역에서 협동과 공동체 마을 만들기를 주도하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는 점이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오래 된 학교건물의 외향이 볼품 없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 속 곳곳에 스며있는 배려, 절약, 자립, 민주, 생명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풀무는 성서에 바탕을 둔 깊이 있는 인생관과 학문과 실제 능력에서 균형 잡힌 인격으로 하나님과 이웃, 지역과 세계, 자연과 모든 생명과 함께 더불어 사는 평민(교훈)을 기르고자 한다. (풀무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 곳곳을 돌아보고나서 오홍섭 교장 선생께서 학교의 역사와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학교의 교훈인 "더불어 사는 평민" (비문에는 위대한 평민으로 되어 있으나 후에 '더불어 사는 평민'으로 교훈이 바뀌었다고...)
풀무학교 현관. 설립자인 주옥로, 이찬갑 선생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풀무학교에서는 교사를 '선생님'이라 부르지 않고, '선생'이라 부릅니다.
선생이란 말 속에 이미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는데, '님'자를 또 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답니다.
이 외에도 우리말 사용에 대한 독특한 점이 있는데요,
교내에서 서로 만나면 반드시 인사를 나누는데 아침인사는 "밝았습니다." 점심인사는 "맑았습니다." 저녁인사는 "고요합니다" 라고 합니다. 이는 설립자인 이찬갑 선생의 인사법이었는데 학교의 인사법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위에 학년을 부를 때 남녀를 가리지 않고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국어사전에 보니 "언니"는 항렬이 같은 손위 형제를 부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자매들끼리 부르는 말로 굳어졌지만, 남녀 가리지 않고 사용되던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졸업식"이라고 부르는 단어를 풀무학교에서는 "창업식"이라고 부릅니다.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 우리는 일과 공부를 함께 하자."는 교육정신에 따라
학생들이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선정하여 지속가능한 일로 만들어서, 학교를 마치면서 '창업'을 해야한다는 정신을 담은 말이라고 합니다.
말 속에 정신이 담기는 것이겠지요. 처음 학교를 입학하면 학생들이 용어사용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네요. ^^
100년을 가는 기숙사를 전통 기와집으로 지었습니다.
마당에 학생들이 직접 세탁하여 너른 빨래들이 이색적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자립적인 삶을 사는 것이 쉽지는 않을테지만, 그 속에서 배움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홍섭 교장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학교 곳곳을 안내하시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 번 변기 물을 내릴 때, 사용하는 물의 양이 약 13리터라고 합니다.
풀무학교 화장실은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물을 모아서 재사용합니다.
냄새가 조금 나기는 하지만, 물을 절약하는 정신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재사용 화장실 만들고 관리하는 것은 학생들 중에 이쪽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직접 재작하고 관리합니다.
글 내용이 너무 웃겨서 한 컷.
일하는 도깨비, 학생들이 만든 동아리입니다.
생태변기의 이로운 점을 홍보하는 포스터입니다.
이곳은 매점인데요, 간식거리와 학용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생협을 만들고, 생협이사를 뽑아서, 학용품과 간식거리를 판매원 없이 무인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판매 물품이 분실되면 찾을 때까지 문을 닫는다고.... ㅠㅠ
이것이 생협카드입니다.
물건을 사고 적어두는 것이죠.
고등학생 때부터 협동조합식 생활방식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통합교육 교실입니다.
이곳은 역찾사 동아리 방입니다.
이곳은 학생들 사이에는 인기가 좋은 목공작업실입니다.
학생들은 한 가지씩 자기가 자립할 일을 가져야 하는데, 그 중에 목공이 가장 인기가 있다고 하네요.
이곳은 과학실. 유일하게 컴퓨터가 있어서 또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하하~
쓰다남은 조각종이(짜투리 색종이)를 버리지 않고 모아 두었다가 메모지 등으로 재사용합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제일 많이 자랑한 것이 바로 저 색종이 짜투리 모음 상장입니다.
학교에 관리원이 따로 없습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곳곳에 이렇게 담당자를 알리는 메모가 붙어 있습니다.
이곳은 여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옷 만드는 교실입니다.
토요일인데도 한복 저고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네요.
요것도 어느 한복집에서 버린 것을 주워 오셨다고 또 자랑.
이곳은 음악실. 장구 뿐 아니라 드럼 등 여러 서양악기들도 있었습니다.
이곳은 미술실입니다.
퀼트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