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형은 대우에 몇조원이 물린 H은행의 출장소장이다. 그 출장소는 여신,수신 규모로만 보면 거의 지점급이다. 몇년전까지 출장소가 없던 곳을 J형이 사실상 개척을 해서 거의 지점급으로 키워놓았기때문에 J형은 그 은행에서 알아주는 수완가이다. 그래서 의미있는 표창도 많이 받았다.
J형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수신고를 올리기위해 고객들과 일주일에 7 - 8번 술먹는
것이다. 맨날 몸타령,간경화타령을 하면서도 한푼의 예금이라도 더 유치하기위해 영업을 뛴다. 그리고 80년
대 초반부터 은행 노조에서 중견활동가로 일해왔고, 재작년이던가 은행 본조위원장 경선에 출마도 했던 사
람이다. 은행노조운동 판에서 상당한 신망과 지명도가 있는 사람이란것은 얼마전에 알았다.
J형과 내가 만난 것은 1983년 겨울 왕십리 산동네 근로청소년 야학이었다. 당시 나는 대학 2학년을 다니
다가 소위 학내 시위를 하다가 상주 '짭새'들한테 붙잡혀서 1년 무기정학을 맞아 야학에 왔고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이리저리 전전하다 지금 다니는 은행에 입행한지 2년쯤 되어 뭔가 사회운동에 기여해 보겠다고
야학에 왔다.
그 때 그 야학교사 인연으로(내 직전기 교사였다), 작년 내가 그 출장소에서 담보대출을 받기까지는 J형
과 나는 1년에 한번 만날까 말까하는 관계로 지속해왔다.(99년 3월 나는 월급통장과 마이너스 통장을 신한
은행으로부터 H은행으로 옮겼다. 신한은행이 무엇보다도 신용관리를 지나치게 약삭빠르고,엄격하게 해서-
이것이 기업문화라는 것을 느꼈다- 나한테 섭섭하게 한적이 몇번 있었고, 또 98년 말 노무라 증권의 '대우
그룹 비상벨' 보고서 이후 가장 먼저 그것도 요란스럽게 여신을 회수해서 회수 도미노를 불러일으켜 대우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적지않은 공훈을 세웠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신한은행에서 대우 여
신 회수 팀의 무용담은 뜨거운 박수를 받는 모범사례로 통한다고 한다. 사람이 꽉찬 극장에서 불이야 하면
서 제일 먼저 후다닥 뛰어나가므로서 나머지를 아비규환으로 만들어 버린 격인 신한은행에 대해 나는 섭섭
한 마음을 아직 억누를 길 없다. 근본적으로 화재에 취약하게 만든 극장주에게 압도적 책임이 있을지언정.)
나는 은행에 갈때 마다 출장소장실 소파에 앉아 이러저러한 얘기를 잠깐씩 나누다 온다.
J형은 가장 현실적인 직종에 20년을 종사했으면서도 정치적 사고틀은 여전히 과격하다. 아마 요즘 아침
마다 서문앞에서 선동을 하는 청년진보당과 비슷할 것이다. 단적으로 IMF사태와 대우사태를 미국의 음모
론에 혐의를 두고있다. 그리고 기업의 해외매각에 대해 우리 노조처럼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3월25일 토요일 오후 나는 1년전 천만원 대출 받은 것을 만기연장하기위해서 은행을 찾아갔었다. 갈때마
다 으레 그렇듯 출장소장 방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나는 당연히 대우사태의 여파, 대우사태 처리 방
향에 따른 은행측이 받는 영향을 물었다. 그런 대화 와중에 나로서는 상당히 쇼킹한 얘기를 들었다.
'대우 때문에 우리 은행들이 다 죽게 생겼어. 가계대출, 기업대출 등등 해서 번 것을 몽땅 대우에 쏟아붇고
있어...' 이 정도야 대충 예측하던 바다.
그런데 그 다음.
'참 전에 텔레비젼을 채널을 돌리다보니 금속연맹 부위원장인가 하는 사람하고 교수 몇사람하고 대우차 사
무직 사람들이 몇몇이 나와 토론을 하더라고...(EBS 토론회였다. 금속연맹 이홍우 수석부위원장 조돈문교
수, 사무노위 김환수석, 남상구 실장등이 참석했다...) 그런데 거기 참석한 사람들이 공기업이 어쩌구 하더라
고, 그런데 그것을 보니 거짓말 하나도 않보태고 나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리더라고!! 물컵을 잡았는데 진정
을 못해서 물을 쏟았어... 한동안 진정이 안되더라고. 아니 저렇게 파렴치한 놈들이 다있나 !! 우리 은행노
동자들 다 죽이려고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거기 참석한 사람들이 그 말에 대해 아무 얘기
도 안하데...'
이날 토론 내용, 토론자들은 내가 잘 안다. 내가 말지에 쓴 글과 이 토론회 때문에 참석자들이 토론회전
에 만나자고해서 몇시간을 만났다. 전화통화도 몇시간은 했을 것이다. 그런데 감정표현이 매우 무딘 J형이
토론회에 대해 그렇게 격하게 얘기를 하는 바람에 나는 토론회에 얽힌 history를 입 밖으로 내지 못하였다.
솔직히 나는 은행사람들이 공기업론에 대해 그런 정서를 가지고 있는줄 미처 몰랐다. 그래서 공기업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은행사람들이 이런 정서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자금쪽이나 사장님등이 얼
마나 수모를 겪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은행사람들은 공기업의 현실적 의미를 명백히 그리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맞든 틀리든. 현재 한국땅에
서 공기업이라는 것은 미의회가 결의한 크라이슬러 지원식으로 국회 동의를 받아 공적 자금을 대우차에
직접 퍼붓는 형태는 아니다. 현실적으로는 공기업 대우차는 지금 워크아웃 체제가 장기적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거액의 부실여신이 은행을 끊임없이 압박하는 그런 구조인 것이다. J형이 상정한 공기업은 이런
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98년 5개 은행이 왜 퇴출되고, 은행 합병이 왜 일어났나? 바로 부실 여신이 많은 은행에 신용경
색이 일어나면서 일파만파의 악영향이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부실여신이 많으면, 덩치가 작으면 퇴출이었고
덩치가 크면 우량은행과 인수 합병이었다. 이 과정에서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은행권 노동자들에 대한 피
눈물나는 구조조정=인력 감축 작업이 가해졌다. 사람 몸에 기술이 체화되어있는 자동차 산업과 달리 금융
산업에서는 이런 식의 합병과 구조조정 작업은 은행의 견실한 수익구조를 확실히 담보하는 길이 명백하다.
그러기에 그 누구도 합병=구조조정=인력감축은 거역할 수 없는 모양이다. 이 피눈물나는 구조조정 작업을
피하는 길은 독자로 서든지 부실은행을 인수하는 길 뿐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외환,하나은행의 합병이 거의 기정사실화 되어있다. 그렇게 크게 부실한 은행이 아님에
도 불구하고 거센 국제금융자본의 공세에 맞서기위해서는 고통스럽지만 불가피한 선택처럼 치부되는 모양
이다. 이렇게 되면 H은행도 이 합병 회오리를 피해 나갈 수 없다. 그런데 바로 이놈의 부실 대우채권때문
에(대손충당금 쌓느라 작년 1 - 2조씩 적자를 냈다), 다른 분야에서 대단히 좋은 영업실적으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이다. 2년전 합병과정에서 흘린 피눈물이 마
르기도 전에 또다시 더 가혹한 구조조정이 뒤따를 합병회오리에 휘말릴 것 같은 느낌을 J형은 받는 모양이
다. J형은 공기업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머리 속에는 H은행을 비롯한 은행권 노동자들에게 닥칠 피눈물 나
는 장면들이 파노라마 처럼 스쳤던 것 같다.
그동안 나는 공기업을 경영효율성 차원에서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나는 공기업=비효율이라는 등식에 솔
직히 공감할 수 없었다. 재벌을 개혁하겠다고 나선 정부인 이상,국가의 수많은 유능한 인적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정부에 있는 이상, 마음 단단히 먹고 전문 책임경영체제로 대우차를 운영하면 안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공기업=비효율=외풍으로 갈짓자 걸음'을 필연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
들은 자기의 무능을 스스로 폭로하는 격이거나 혹은 사고의 매너리즘을 폭로한다고 생각해왔다. 왜 독일과
프랑스는 하는데 우리는 못하는가 하면서...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공기업은 현실적으로 한국땅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을 요즘 들어 깨닫는다.
은행도 살리고 국가기간산업이라는 대우.쌍용 자동차도 살리게 (유사)공적자금을 어떻게든 조성해서 은행
에 투입하여 은행 주름살도 펴주고, 그 은행을 통해 대우에 대한 지원 여력을 늘려 공세적 워크아웃 프로
그램을 가동하면 될 것아닌가? 후손들이 좀 괴롭긴 하겠지만... 사실 나부터가 이런 미련을 떨쳐 버릴수
없었다. 그런데 나 보다도 사고틀이 더 혁명적인 J형이, 그것도 지금도 노동운동권 주류, 일부 좌파운동권
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이런 발상을 모를리 있겠는가? 그런데 현실을 너무나 잘 아는 그는 결코 발
상이 이렇게 가지 않는다. 그리고 나 역시 요즈음 총선시기에 터져나오는 투쟁들을 보니 정부의 전향적,공
세적 산업정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생각인지 깨닫게된다.
크라이슬러처리식은 접어두더라도 '대우차에 대해 공적자금을 통한 지금보다도 더 확실히 공세적 워크아
웃 프로그램'(공공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민간부문=자동차산업에 대한 전향적 책임=큰정부노선을 의미)을
수행하는 전례를 남긴다면 지금 의약분업사태, 버스 파업사태,의료보험 통합분쟁,지하철분규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 이다. 사실 이들은 자동차산업 보다 공공성이 훨씬 큰 분야이다. 그리고 기존 재원에
공적자금을 조금만 더 보태면 깨끗이 해결되는 분규이다. 그런데 이것을 조폐공사 돈을 찍어서 해결한다든
지 혹은 세금을 올리거나 세금배분 원칙을 흔들어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한민국은 아마 국민세금이나 후
세대의 고혈을 등쳐먹으려는 현세의 이익집단들의 투쟁으로 날이 새고 날이 질 것이다.
즉 '큰정부, 민간 생활을 보다 전향적으로 책임지는 정부'로 노선을 비약할 경우(점진적으로 이렇게 하고
있고 또 해야하지만)총선시기,한국땅은 200만 실업자가 대정부투쟁을 하느라 광화문을 점거하고, 서울역 노
숙자는 서울역을 아예 상시 철야농성 장으로만들 것이고 화물차 운전자들은 고속도로를 마비시키고 나아가
철도,지하철,의료보험조합,축산농민,어민,농민들도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대우차가 노조가 얘기하는데로 엄청난 수준의 공적자금을 지원 받는다면 이들 단위들이 가만히 참고 있
어야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대우차의 경우 사겠다고 하는 데가 GM,FORD,현대등 줄을 서 있고, 게다가
미래수익창출 전망도 상당히 불투명하다는데...(나는 결코 이 전망에 동의하지 않지만 주류적 입장은 수익
창출 가능성이 아예 없으니 파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지않는가?) 게다가 가열찬 노동운동이 경쟁력을 책임
지는 것도 아니고... 이 상황에서 대우차 공기업화는 엄청난 비약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때문에 '나도 강간
너도 강간, 이익집단들 모두 단결해서 국민과 후세대 강간해 보자'고 나설 수 있는 명확한 이유를 제공하
는 격이 되는 것이다.
물론 개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영역은 계속 넓혀나가야 하는 것은 옳다. 실업이나 보건 의료 교육 교통
등에서 사회적 책임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 우리나라가 야만사회를 탈피하는 길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책
임 수준과 국민적 CONSENSUS, 그리고 국민의 자제,상호인정등 역량의 문제다.
만약 대우차를 계기로 비약이 일어난다면 프랑스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공동체 자체의 해체 현상이 일
어날 가능성이 극히 높을 것이다.(상식을 가진 사람에게 물어보라!) 이것을 잠재우고 질서를 잡아 효율적
인 국가를 만드는 방법은 히틀러식 독재나 스탈린식 독재 밖에 없다. 이 길의 역사적 종말은 너무나 확연
하다. 공동체 성원들의 자치.자율 수준이 고도로 높아질 21세기 중.후반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21세기 초
남한땅'에서는 명백히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나는 신자유주의에 상당부분 공감한다. 신자
유주의는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수가 있다. 그런데 개인적 판단으로는 한국땅에서는 약이 되는 측면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지금 수준의 CONSENSUS를 갖고 대우차에 대한 '공기업화'가 진행된다면 사회의 인간화도
가 지나쳐 사회의 야만화(국민과 후세대에 대한 강간)가 초래될 가능성이 극히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따라
서 대우차처리에서 정부가 견지하려고 하는 원칙을 정면 거부 할 수가 없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절대불변의 원칙은 없다. 인수조건이 나오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문제는 좀 다르다. 은행을 파산하게 만들어 버리면 선의의 예금자등이 파산
하여 일파만파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98년 책임경영,예금자책임으로 이행하는 과정의
잠깐의 과도기의 은행에 대한 공적자금은 가능해도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보아야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그 공공성이 상대가 않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는 직접적이든 우회적이든 공적자금은 최후의 일각까지
피해야 하는 것으로 보아야하지 않을까? 사겠다는 놈도 없고, 청산하자니 그 여파가 너무나 심각한 1979년
미국 상황이라면 몰라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기본적으로 서로가 인정해야하는 RULE은 있다고 보아야하지 않을까? '파산기업은
채권단과 직원들이 최대한 책임져야한다는 것! 사겠다고 하는 곳이 있다면, 또 독자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 채권단이 팔겠다고하는 것 자체를 정면거부하기가 힘들다는것! 그 과정에서도 우리
의 이해관계가 크게 손상된다면 싸워야한다는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은행노동자들은 종이 노동자고 자동차산업 노동자는 철의노동자가 아니다. 은행노동
자들, 의사들,버스노동자들,지하철노동자들,축산농민들은 공적자금과 담쌓고 자동차노동자들은 공적자금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귀족이 아니다.
물론 이 기본 RULE을 무시한다하더라도 그 덩치 때문에 쉽게 팔지는 못할 것이다.해외 매각반대투쟁은
투쟁 대오가 단단하다면 사실 성공가능성이 적지 않다. 왜냐하면 선진메이저가 급할 것이 없기때문이다.
바로 이것때문에 문제가 심각해 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반대투쟁으로 인해 울며겨자먹기로 아니 J형처럼 이빨을 바득바득 갈면서 찔끔찔끔주는 돈으로
다른 회사도 아닌 자동차회사가 제대로 운영될 리가 없기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간과 더불어 구제불능이
되어 갈길은 5개 퇴출은행처럼 자산인수 방식의 청산=개값으로 현대 매각 밖에 다른 길이 없을 것이다.
(98년 은행퇴출을 상상이라도 했던가? 대우 생산능력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자산인수 방식을 대우에
적용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차마 해외에는 못주더라도 현대에는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매각을 수용한다고해도 일이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물었다.
"대우차 가격은 70억불을 넘지 않을 텐데, 그러면 팔아도 부실채권 10%도 못건지는 상황이 될수 있는데
그러면 은행이 어떻게 됩니까?"
"그럼 못팔지!!!"
J형 얼굴이 잠깐 흙빛이 되었다. 대우차를 팔아서 부실채권의 40%라도 건져 금융불안을 다소라도 해소하
는 것이 목표인데 그것을 달성 못하면 뭣하러 파는가?
김회장은 너무나 탁월해서(?), 당장 팔수도 없고,그렇다고 가지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파산시켜버릴
수 없는 절묘한 골칫덩어리로 대우자동차를 만들어 놓았다. 또 매각시 우리 직원들의 미래를 담보하는 기
술투자는 너무나 등한히 하였고, 인수기업의 군침 하나는 확실히 돌게시리 해외 생산 판매 네트워크는 잘
도 깔아놓았다.
요컨대 나는 '금융권의 40%부실채권회수와 대우자동차 직원들의 고용,R&D등등의 요구조건'이 만족스럽
게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이 되면 국가적 차원에서 대우차 처리를 원점에
서 다시 생각할 것이다. 노조든 일반 직원들이든 대비해야할 상황은 바로 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팔 것인가?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보다 공세적으로 운영 할 것인가? 아니면 청산=자산인수 방식
매각을 할 것인가?'
그때 지금 노조가 보여온 모습은 우리 운명의 저울추를 어느 방향으로 몰아갈 것인가?? 이 노조를 믿고
돈을 더 박을 것인가?????
지금 파업은 과연 사회를 어느쪽으로 몰고 갈 것인가??
은행의 추가 인수.합병을 통해 피눈물나는 구조조정을 다시하여 지원 여력을 확보한 후, 이 노조, 이 직원
들을 믿고 대우 워크아웃을 더 공세적으로 하게 할 수 있을까?
그때 금융노동자들의 피를 팔아 확보한 여력을 우리에게 지원해 달라고 우리가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삼성자동차 매각협상에서 보듯 가혹한 메이저의 요구로 인해 금융노동자들과 우리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
이 한덩어리가 되어 기업회생 작업에 나서야 할 상황이 올지 모른다. 이 상황은 우리가 보여줄 잠재적 가
능성, 기업회생운동에 달려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생명선인 해외 생산 판매가 그렇게
심하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런 정도의 컨센서스가 형성되지 않는한 해외매각 결사반대=울며겨자먹기식 공장운영은 자산인수 방식
의 현대 매각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현대 입장에서는 노조의 결사투쟁으로인해 선진 메이저가 발을빼
고(가능성 아주 높다), 기업활동의 쇠락으로인해 대우의 고객이 돌아서는 상황이 나쁠 것이 하나도 없다.그
것은 헐값 인수,현대기아 매출증대에 그지없이 좋은 호조건일 뿐이다. 이쯤되면 국가적 차원에서도 띨띨한
재벌 2세경영의 현대나마 확실히 오래오래 유지하는 방법으로 대우를 확실히 해체공양해서 현대의 내적 모
순 발현을 완화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5개은행 퇴출때처럼!
그런 의미에서 한국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밝게하는 방법은 하나 있다. 그것은 대우 네트워크와 시장이
남고 사람들이 다 없어지는 것이다.
빛나는 희생정신 만세! 해외매각 결사 반대 투쟁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