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2구간 산행기
일시 : 2006년 12월 28일
코스 : 배티고개-서운산-위례산-성거산-태조산-취암산-21번 국도
참석자 : 네모, 산꾸러기
12월 27일 방학이라 오후에 천안행 열차에 몸을 싣고 금북 2-3구간을 떠나지만 일기예보에는 내일부터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 천안에서 안성으로 이동하여 터미널 주위의 여관을 찾지만 연말이라 가격이 비싸다. 그리고 바로 옆 해장국 집에서 돼지수육으로 저녁을 해결한 후 날이 바뀐 다음에야 잠자리에 든다.
4시에 일어나 해장국 집에서 밥을 먹고 도시락을 사 달라고 한 후 택시를 타고 들머리인 배티재에 도착하니 5시 35분이다. 아직 어둠속에서 초롱초롱한 별빛이 쏟아지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날씨가 무척 춥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모험을 해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오히려 이런 날씨가 어쩌면 겨울산행의 매력이 아닐런지(?) 서운산 2.1km 이정표가 나오고 오름길은 처음부터 가파르다.
10여분 오르면 첫 봉우리로 가파른 오름길은 여기서 끝나고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이정표가 나타나지만 거리 계산이 엉터리인 것 같으며 6시 23분 서운산 정상에 도착하자 안성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야경이 멋지다. 그리고 574.4m를 알리는 표지석과 서운산성 안내판도 있으며 오늘 구간 중 최고봉으로 마루금에서 우측으로 살짝 벗어나 있다.
어둠속을 뚫고 끝없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동쪽 하늘에서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다시 전형적인 능선길이 시작되고 특별한 지형지물이 없이 평범한 길이 이어지는데 박일환 회장이 추운 날씨에 고생한다며 안부 전화를 했다.
능선분기점으로 지도상 삼각점이 표기되어 있는 395.7봉에서 우측으로 방향으로 진행하면 엽돈재 전의 마지막 봉으로 저 아래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절개지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니 도로는 약간의 빙판을 이루고 있으며 7시 49분으로 해발 323m를 알리는 엽돈재 표지판이 있고 경기도 안성과 충북 진천을 연결하는 34번 국도인 2차선 차도가 가로지르고 있다.
이제는 완전 충청도 땅이다. 이제껏 좌측은 충북 진천군, 우측은 경기도 안성군이었는데 엽돈재 이후로는 좌우측 모두 충남 천안시이다.
잠시 후 좌측(동남쪽) 만뢰산 방향으로 능선이 분기되는 지점을 대하지만 산길은 자연스럽게 마루금을 따라 우측(서남쪽)으로 이어지고 삼각점이 있는 지도상 458.8봉이 나온다.
이곳은 독도 요주의 지점이라 하겠다.
부수문이고개로 내려서는 길은 458.8봉에서 약 3~4m정도 백을 한 후 우측으로 떨어지는 숲으로 내려서야 하며, 8시 31분 부수문이 고개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691번 지방도로로 2차선 포장도로다.
이후 20여분 동안 임도를 따르다 다시 전형적인 등산로이다.
9시 9분 삼각점이 있는 돌탑봉을 지나 9시 11분 위례산 해발 523m라는 표지석과 위례산성 정상 해발 529.5m 위례산악회라는 표지판이 있다. 천안 성거산 위례성이라는 안내판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아무튼 위례산의 조망은 너무 좋다.
북쪽으로 천안 들판을 내려다보는 것도 시원하지만 동쪽 방향의 만뢰산 일대 조망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10시 1분 우물목 고개에 도착하니 좌측은 북면, 우측은 입장면, 그리고 직선 방향으로 성거산 부대쪽 도로 3거리를 이루고 있다.
우물목 고개부터 성거산 부대까지는 군 도로를 따르면 도로 좌측에 성거산 순교성지-제1줄무덤이라는 비석과 그 유래를 적은 비석이 있다. 어쨌든 제2줄무덤에서 한동안 더 오르면 10시 30분 공군부대 정문이다.
좌측 팬스를 따라 부대 후문 도착하여 오름길을 잠시 오르면 군부대에 빼앗긴 성거산 정상을 대신하는 봉우리에 삐뚤어진 정상표지석이 있고 부부산꾼을 만나는데 10시 45분이다.
이곳에서도 진행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우측 내리막길로 20여분 내려서면 만일고개이다.
만일고개 이후로는 아주 순탄한 길이 이어지니 산책로 코스 같은 수준으로 취암산을 지나 동우아파트까지 이어지며 표지목도 수시로 나타난다.
걸마고개 직전에서 정맥꾼 한분을 만나고 11시 35분 숙의 남원 하씨묘를 지나고, 도라지고개에서 이정표 봉을 올라서면 울타리가 있는 가운데 쪽문으로 들어가서 오름길을 오르면 12시 22분 태조산 정상인데 엄청 추운 날씨다. 삐뚤어진 정상표지석이 있고 태조 왕건이 오른산이라 해서 태조산이라 한 것 같다.
태조산을 뒤로 하고 그대로 울타리를 따라 내려서다 쪽문을 통해 울타리 밖으로 나온다.
잠시 후 흑성산 능선이 분기하는 삼거리로 마루금은 우측으로 방향을 틀게 되고 13시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 유량리 고개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한다.
그런데 도시락을 열어보니 밥이 얼어 있다. 그리고 손승락님이 집에서 가져온 풋고추도 역시 얼어 버렸고 물통의 물도 얼어서 얼음이 흘러나오고 캔 커피도 얼어있다.
얼어버린 도시락을 먹으면서 손이 시려 젓가락질하기도 힘이 들며 얼마나 추운지 얼굴과 귀는 시려움을 지나 따가울 지경이다.
점심을 먹고 조금 진행을 하니 오전과는 달리 이곳에는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어서 오르내리막길에는 미끄러워 넘어지기도 한다.
배넘어 고개를 지나 급한 오름길을 올라가면 14시 25분 취암산이다.
정상석은 없고 약간의 돌무더기가 쌓여 있으며 경부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취암산은 경암산, 취엄산, 이빠진산, 배넘어산으로도 불리우고 있다 한다.
암봉을 지나면 편안한 등산로가 이어지고 동우아파트 직전 갈림길에서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21번 국도이며 15시이다.
다행히 추위와 싸우면서 빠른 진행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이른 오후 3시에 목적지인 목천읍 21번 국도와 경부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에 도착하여 알프스 산장에 여장을 푼다.
먼저 샤워를 하는데 뜨거운 물이 얼굴과 귀에 닿게되니 따가워 견디기가 힘들고 얼굴은 곡차를 많이 마신 것처럼 붉게 물든다.
약 2시간 정도 지나니 이제 얼굴과 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고 잠시 T.V를 보다가 꿈결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