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대표적인 젊은 일꾼 정우식(38) 파라미타청소년협회 정책기획팀장. 요즘 그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졌다. 불교계에 몸담은 지 10년 만에 ‘바깥나들이’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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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가 정치에 뜻을 둔 불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지방의원들에게도 올해부터 중산층 생활수준의 봉급(의정활동비)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전국 3500여명의 지방의원들에게 각각 4000만원~7000만원의 연봉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30~40대 전문직이나 대기업 직장인들 중에서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대화 상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는 예비후보자들이 세가지 정도로 분류된다”며 “지루한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에 안착하려는 출향인들, 지역에서 쌓은 성취를 공적 영역으로 넓히려는 토착인들, 고용불안 시대에 인생전환을 모색하려는 직업 정치지망생들”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지방선거에 ‘지역에서 쌓은 성취를 공적 영역으로 넓히려는 토착인’ 불자 및 친불교인들이 상다수 도전장 내밀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김충용(종로구청장) 남상해(하림각 사장) 정창희(시의원) 이유택(송파구청장)씨 등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북도에서는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을 비롯해 대구에서 이재용(환경부장관) 김태일(열린우리당 대구시당위원장) 남해진(한나라당 대구시당 부대변인) 이훈(구청장)씨 등이, 포항에서 김순견(도의원)씨 등이, 경주에서 백상승(시장)씨 등이, 군위에서 장욱(도의원)씨 등이, 김천에서 김정기(도의원) 김성규(前 국정원 관리관) 김용대(변호사) 김종섭(前 도의원) 박판수(시축구협회회장) 정경수(변호사) 최대원(고려장학회장)씨 등이, 영주에서 권영창(시장) 우성호(도의원) 박시균(前 국회의원)씨 등이, 영천에서 손이목(시장)씨 등이, 예천에서 김수남(군수)씨 등이, 구미에서 남유진(前 국가청렴위원회 홍보협력국장)씨 등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는 김종간(향토문화연구소장) 김성길(시의원) 안성민(시의원) 안영일(구청장) 이종수(前 부산시청 감사관) 박인재(사업)씨 등이, 창원에서는 박완수(시장) 하해성(법무사) 허성무(열린우리당 중앙위원) 손석형(경남통일연대)씨 등이, 마산에서는 조영파(前 부시장) 황철곤(시장)씨 등이, 거창에서 강석진(군수)씨 등이 새로운 도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지역에서는 황일봉(남구청장) 송병태(광산구청장) 범일규(풍경소리 광주모임대표)씨 등이 손꼽히고 있고, 강원도에서는 김진선(도지사) 이광재(국회의원)씨 등을 비롯해 평창에서 장문혁(오산레져대표), 춘천에서 조명수(청와대 인사제도개선비서관), 속초에서 장세호(前 속초시지역경제과장) 조동룡(변호사) 채용생(前 속초부시장)씨 등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 불자 예비후보들과 측근들은 “우리나라 인구 중 불자가 가장 많지만 불자 정치인들은 소수에 불과하고, 이 때문에 각종 정책에서 불교가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불자 정치인들을 양성해야 불교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도 “불자 정치인이나 친불교 정치인이 많을수록 각종 정책이나 예산 수립에 불교계 입장이 많이 반영되며, 이것이 바로 포교와 직결된다”고 경험을 소개했다.
선진규(73) 조계종 중앙신도회 고문(열린우리당 중앙위원 겸 전국노인위원장)은 ‘요익중생(饒益衆生ㆍ중생을 이익 되게 한다)’ 차원에서 불자들의 정치권 입성을 적극 주문한다.
선진규 고문은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눈물을 닦아주며 상처 난 곳을 어루만져 주는 것이 바로 부처님 법”이라며 “불자 정치인을 양성하는 것이 ‘실천포교사’를 배출하는 것”라고 강조했다.
불자 정치인 양성을 위해 선 고문은 “이제 불교계 모든 역량을 인재 양성 불사에 집중시켜야 한다”며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각 부문에서 재가불자들을 조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