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지에선 ‘떡밥 갓낚시’ 잘돼
갓낚시의 생명이 ‘無인기척’이기 때문에 꾼들이 붐비는 유명낚시터에선 갓낚시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꾼들이 많다. 사람들이 물가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데 나 혼자 물러나서 숨죽여 봐야 소용없지 않느냐고 반문을 던진다.
그러나 아무리 붐비는 유명터라도 한적한 곳, 꾼들이 외면하는 곳은 있게 마련. 대표적으로 수심이 아주 얕은 최상류, 제방의 양쪽 모서리, 거친 산자락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런 곳을 찾아 조용히 갓낚시를 펼치면 깜짝 놀랄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오히려 어수선한 연안을 피한 대어들이 그곳에 모여 있을 가능성도 높다. 갓낚시꾼들이 소류지를 주로 찾는 건 월척 밀도가 높고 남부지방에 대형지가 적기 때문이지 소류지에서만 갓낚시가 먹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작년 봄 갓낚시 기사를 읽은 한 독자가 충북 음성군 원남지에서 밤에 30cm 수심 수몰나무지대를 노려 월척을 낚은 바 있고, 논산의 한 낚시인은 부여 가화지에서 갓낚시를 시도해 4짜를 낚았다며 서찬수씨에게 알려오기도 했다.
갓낚시는 양어장낚시터에서도 잘 된다. 기자는 작년 여름 경기도 김포시 구래낚시터에서 한적한 모퉁이 50cm 수심 가장자리에 찌를 바짝 붙여 붕어 잉어를 줄줄이 낚은 경험도 있다.
갓낚시는 특성상 밤낚시 위주로 행해지지만 낮에 특출한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예컨대 봄철 산란기나 장마철 오름수위, 그밖에 아주 탁한 물색을 유지하는 낚시터에선 낮에도 월척이 얕은 연안에서 잘 낚인다.
흐린 물이 밤과 같은 어둠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물이 맑아도 극히 정숙한 상태만 유지할 수 있으면 얕은 곳에서 더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서남해안 수로들은 대표적인 낮시간 갓낚시터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떡밥낚시에서도 갓낚시는 특별한 효력을 발휘한다. 뒤로 물러나 앉는 방식과 얕은 수중턱 위를 노리는 포인트 선정법은 동일하며 미끼만 새우에서 떡밥으로, 찌맞춤만 더 예민하게 바꾸는 것이다.
인기척을 줄이고 붕어 ‘나이트클럽’인 얕은 수심을 노리면 더 잦은 입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재작년 6월엔 진주시 진성면 상촌지에서 새우에 성화를 부리는 동사리를 피하기 위해 떡밥으로 갓낚시를 시도, 41cm 붕어를 낚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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