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새벽,주방에는 우리 포함해서 4명의 부지런한 순례자들이 아침 준비에 바쁘다
엊저녁 먹다남은 밥에 인스탄트 된장 국으로 포만감까지 느끼고 남은 밥은 소금을 쳐서 비닐 랩에
담아 배낭에 고이간직 하고 떠난다
비탈진 산길을 올라가다 얼마안 있다 나타난 bar(laguna)에서 커피를 마시고 쉬었다 일어 서는데 손이 허전하다
지팽이를 알베르게 에 두고 온것이다,어둠속에서 짐을 싸고 살금살금 길을 나서다 보니 잊고온것 같다
O'Cebreiro까지 길게 이어지는 좁은 산길 뒤에서 해가 뜬다.폰세바돈 떠나서 본 일출이후 두번째 일출을 본다
걷고있는 길가 어느곳에도 산딸기(한국의 복분자 종류)가 지천에 널려있어 걸어가며 따먹는 맛 또한 순례길에
재미를 더해 주는것 같다, 산등선에서 leon 주와 galicia주가 만나는곳을 알려 주는 표지석이 서있어 사진을
서로 찍어 주었다, 이제부터는 그흔한 포도밭 보다 소떼와 초지만이 펼쳐진다
길가는 소똥으로 가득하고 마을을 지날때면 우사의 소똥 냄새가 진동한다
드디어 산 정상 O'Cebreiro에 도착 했다,자동차 도로도 통과하고 많은 사람이 몰려드는 유명한 장소 이다
이곳을 지나치며 이곳에서 성체가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했다는 이야기를 베로니카에게 해주고 지금도 살과 피가
2개의 유리병에 보관되어 전해져 내려오는데 보관 장소는 다른곳?이라고 잘 알지도 못한 정보를 알려 주고 산길을 내려왔다
마을에 당도해 교회 비슷한곳을 찾아가보니 영 아니다 무덤만 즐비하고 성체가 보관될듯 싶지않은게 그냥 지나치려다
동네 아줌마에게 물어보았다 기적의 성당(Capilla del Santo Milagra)이 어디냐고 하니까 우리가 내려온 그 오세브레이에
있다는것이다 참 난감해서 안내서를 다시 읽어보니 맞다 그래도 다시 올라 간다는게 맘이 안내켜 가자고 하니까 베로니카가 그냥 자기는 다시 올라 간다고 가버린다,순례와서 그런것을 보지않고 가는게 무슨 순례라는데 할말이 없다
걸어서 올라 간다는것은 시간상 안되고해서 가계에 택시를 알아보니 친절하게 가르켜 준다
texi라고 집에 간판이 있는곳에가서 문을 두드리고 택시를 불러 한참을 기다린후 다시 산꼭대기 성당까지왔다
유리병에 담겨진 성체앞에서 경배하고 기도후 나오니 한편으로 맘이 개운하다. 황당해 할때 잘 참았다 싶다-정말 참는자에게 복이 있는걸까..순례는 맘을 비우는것을 배우는것이라고 혼자 생각 해본다,그래 하루하루사는게 등에 맨 조그만 배낭에 든것으로도
충분한데 더이상 바랄게 무엇일까 우리는 너무 많은것을 갖고사는것 같다
내려오는길은 기분좋게 빨리 내려왔다 이구간이 해발 1300m 쯤 되니까 왠만한 마을은 다 발 아래다
순례자 동상이 서있는 산 로께 고개에서 아침 알바를 3km더하고 나니 허기가 갑자기와 간식을 먹으며 사진도찍고 쉬고있으니
많은 순레자들도 쉬어간다, 기적의 성당을 안가고 왔다면 지금쯤 부부쌈 대판 했을텐데 참기를 잘한것같다
계속 하산길에는 이름 모를 자주색,노랑색,야생화가 눈을 즐겁게 해준다
베로니카도 기분이 원상태로 돌아와 즐겁게 잘 걷고있고 다만 밑창 터진 등산화가 잘 붙어있는지가 걱정되어 자주 바닥을 점검하면서 오다보니 Alto do poio 고개이다 햇빛이 너무 따갑고 덥다
고개 정상의 bar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한잔씩 하기로하였다. 항상 bar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던 순례자들을 다시 볼수있는
만남의 광장 같은 곳이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찬 자리 한켠에 자리를 잡고 쉬어가기로하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산밑의 아담한 마을 Triacastela이다
내려가는 잔자갈이 깔린 산길이 몹시 지루하지만 목초지에서 한가로히 풀을 뜯는 소떼구경이며 길가에서 따먹는 새콤한
복분자맛 등으로 지루한줄 모르게 내려왔다
오늘은 오랜 만에 2인실 독방에서 쉬기로 하였다(40유로 거금투자)돈을 절약하는것도 좋지만 1주일에 한번 쯤은 호사를
누리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아서이다
지은지 얼마 되지않은 별둘짜리 사설 알베르게(complexo xacobeo)나무로 지은 집이 께끗하다
독방에 샤워실,화장실이 달려있어 밖으로나갈 필요도없고 정말 오랜만에 눈치 보지않고 잠잘수있겠다
샤워하고 빨래하고 마을로 나가 보았다 슈퍼에들러 먹을것도 사고 혹시 신발 파는곳이있나 돌아다녀보기도 하였다
동네 bar와 음식점은 많은 순례객으로 벌써 흥청되고있다
저녁으로 매뉴델 디아로 송아지 고기 스테이크와 믹스드 사라다,와인 한병을 맛있게 먹고 마을 위로 올라가다 성당을
발견하고 들어 가보니 미사가 진행중 이어서 순례자 미사 참여하고 나왔다 시간을 잊고있다 미사도 못드릴 뻔했는데
다행이다
오늘은 알바한 거리까지 28km나 걸었더니 피곤하다
오랜만에 폭신한 침대에누워 천정에 만든 창으로 별을 헤면서 잠을 청한다.내일도 야곱성인께서 우리와함께 해주시기를
빌면서.....
O'Cebreiro 올라가는 산길
어느새 동이 터온다
갈리시아와 레온 접경 지역
엘리아스 발리냐 삼뻬드로 흉상(이지역 사제였고 전국을 돌면서 camino의 의미를 역설하는등 지금의 camino를 만드는데
큰 역활을 하신분 )과 기적의 성당
성체,성혈이 보관 중인 기적의 성당(Capilla del Santo Milagra)
O'Cebreiro
산 로께 고개위 순례자 동상
순례자 기념 물 앞
정말 이나라 야생화 이름은 하나도 모르겠다 (찾아봐야지)
사방이 목초지뿐인 길가
자주색 꽃 이름은 모르겠다
버섯도 덩치가 크다
1335m Alto do poio 고개
조그만 마을 마다 이런 공소(교회보다 적은)가 다있고 납골당도 함께 있다
기분이 좋은 베로니카
우리가 묵었던 별둘 알베르게
레스토랑앞 메뉴판 menu del dia 이다
매일밤 신발 수리가 일과가 되었다
오세브레이로(O'Cebreiro)의 기적 이야기
1300년경 이지방의 농부가 폭풍우를 무릎쓰고 교회의 미사에 참석했다
사제는 그에게 "이렇게 고약한 날씨에도 빵과 와인때문에 오다니,참으로 어리석구나"라고 비양거리자,바로 그때 성찬예식에 쓸빵은 살로 와인은 피로 변하는기적이 일어났다.이때 이옆에 있던 성모상이 이기적을 보려고 고개를 기울였다 이를 La virgen del Milagro 기적의 성모라고 부른다,이피와 살은 두개의 유리병에 담겨 밀라그로 교회(Capilla del santo Milagro)에 전시되어있다
첫댓글 정말 오랜만에 이곳에 들러 재밋고 흥미로운 여행기 잘 보고 읽고 갑니다~~잘못했으면 혼자 귀국할뻔 했구만...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