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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시동걸어야지..`
`시동 걸었어`
우리 꼬맹이가 타고 한 첫마디가 아빠 시동 걸어야지다.
그 아버지에 그 자식이라고 뒷좌석시승(?) 몇 년에 전문가가 다 됐다.
그러고 보니 이래저래 시승을 한지도 10여년 된다. 올해 10살인 우리집 꼬맹이도 태어나서부터 덩달이(?)로 알게 모르게 참 많은 차를 타본 셈이다
가족이 나들이를 할 때면 먼저 나가서 시동도 걸고 겨울엔 히터를 틀고, 여름엔 에어컨을 틀어 놓는다.
큰놈은 축구니 야구니 하면서 공갖고 뛰어 노는걸 좋아하고 오히려 딸인 작은 녀석이 차하고 아빠 하는 일에 더 관심이 많다.
이래서 어른들이 아들 키우는 재미보다 딸 키우는 재미가 더 있다고 하는가 보다.
(요녀석을 아까워서 이담에 어떻게 시집을 보내나?^^)
머 암튼,
<Camry_cat23_04, 캠리하이브리드-계기판>
시동버튼을 누르면 `부르릉`이 아니고 계기판에 `READY`라고 녹색불만 들어온다.
뭐지? 뭐가 준비됐다는 걸까? 차는 미동도 없는데…
알피엠 게이지가 없으니 알 수가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연비 게이지가 있다. 정말 적응 안 된다.
처음 시승차를 갖고 올 때는 몰랐다. 그 연비 게이지가 그렇게 큰 압박을 줄지는..
시승 내내 느낀거지만 자동차라는 느낌보다는 지하철이나 전동차를 운전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필자가 지하철이나 전동차를 운전해 본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기회가 있어 운전해 볼 수 있다면 바로 이런 느낌일 거다.
적응 안되기는 스타트를 해도 마찬가지다. 엔진소리는 없는데 차는 간다.
그것도 시속 40Km 정도까지는 엔진 시동없이 그냥 간다.
시속 50Km 가까이 가면서 악셀레이터에 힘을 좀더 가하자 그때서야 시동이 걸리면서 엔진이 구동된다.
그것 역시도 연비게이지가 움직이니까 시동이 걸렸구나 하고 알지 소리로는 거의 느낄 수가 없다.
이렇게 저렇게 차를 타보면서 느낀점인데, 정지상태에서 스타트할 때 연비가 가장 나쁘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설계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악셀레이터를 급하게 밟아 급출발을 하기 전에는 항상 스타트는 모터로 구동을 하게 해놓은 이유를 나중에 알았다.
캠리 시승후 한동안 필자의 차에 장착된 연비게이지를 켜놓고 운행을 해봤더니, 역시 스타트때에 연비가 가장 안 좋았다.
어쨋든 필자에게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평상시에는 전혀 보지 않던 연비 게이지를 항상 켜놓고 실시간으로 연비를 체크하는 버릇이 바로 그것이다.
캠리 덕분에 좋은 버릇이 하나 생겼다.^^
시승을 하면서 필자 스스로를 대상으로 연비 계산을 해봤다.
필자의 차는 연비가 리터당 8.6km고, 작년 한해 60,000km를 주행했다. (많이도 탔다.)
휘발유 가격을 1,650원으로 계산해서, 일년간 주유비로 11,500,000원이 들었다.
이를 캠리 하이브리드로 계산하면 일년간 주유비가 5,000,000원이 된다.
일년에 6,000,000원이 절약되는 셈인데, 5년을 탄다고 하면 30,000,000원을 절감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장 계약해야겠다. ㅎㅎ)
주행거리가 보통 운전자의 2~3배에 이르는 필자로서는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되겠다.
1박2일 동안 시승하면서 400km가까이 주행했는데, 연료게이지는 반 이상 남아 있었으니까 메이커에서 발표한 리터당 19.7km의 연비는 오히려 넘어서면 넘어섰지 모자라지는 않는다.
여기서 약간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연비와 모터 구동은 그렇다고 치고 밧데리의 수명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하는 점이다.
물론 프리우스가 출시된지 10년이 넘었는데 밧데리가 어쩌네 저쩌네하는 얘기도 아직 들어 본적이 없고, 밧데리 수명이 다 되서 갈았는데 비용이 엄청나네 어쩌네 하는 얘기도 없는 걸 보면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Camry_cat24_04,캠리하이브리드-엔진룸2>
메이커 발표도 밧데리의 수명이 300,000km라고 하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5년에 100,000km까지 보증을 한다. 설사 밧데리가 수명이 다 되었다고 해도 총 24개의 쎌로 이루어진 각각의 밧데리 쎌을 체크해서 수명이 다된 쎌만 교환하면 된다고 하니까 밧데리에 대한 걱정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도 될 것 같다. 비용도 생각보다 크지 않고…
또 하나의 의문은 2톤 가까이되는 차를 모터로 스타트해서 시속 40km까지 속도를 낼려면 모터의 힘이 상당해야 될텐데 무리는 없을까 하는 부분이었는데, 이것 역시 타사의 하이브리드에 비해 캠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훨씬 강력한 구동모터를 탑재했다고 하니까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시승을 하고 시승기를 쓰고, 자동차 관련된 일을 하고, 차에 대해서 보통사람 보다는 알만큼 안다고 하는 필자도 하이브리드에 대해서 이렇게 문외한이니 참 스스로 한심하다.
공부 많이 해야겠다. 쩝..
시승차를 받아서 촬영장소까지 불과 10km 내외 주행을 하는 동안 알피엠도 없지, 엔진소리도 없지, 연비게이지 바늘은 오르락 내리락 하지 정말 적응이 안됐다.
시승 전 시승 차량의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일부러 사용설명서나 안내책자를 보지 않는다는 필자의 원칙을 더 이상 고수 할 수가 없었다.
촬영장소에서 포토그래퍼가 사진을 찍는 동안 필자는 차량에 비치된 사용설명서를 한쪽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볼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누군가 캠리를 구입하게 되면 반드시 사용설명서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시승을 하면서 알피엠이 없는 것은 어느 정도 그려려니 하면서 타겠는데, 연비게이지의 심적인 압박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엑셀레이터를 절대 급격하게 조작하지 못하겠다. 연비게이지의 바늘이 높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환경과 지구에 대단히 큰 죄를 짖는 것처럼 느껴진다.
급가속과 급출발은 마치 하이브리드에 대한 모독이라고 까지 느껴질 정도니까 정말 대단히 부담인데, 한편으로 모든 차량이 하이브리드가 된다고 하면 따로 친환경 어쩌고 하면서 떠들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들 그냥 환경론자가 될 것 같다.
시승을 마칠때쯤 마치 필자는 교통법규를 무진장 잘 지키는 준법정신이 강한 운전자로 새로 태어난 느낌이다.
그렇다고 필자의 평소 운전습관이 법규무시의 불법 무대포운전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누군가는 소리없이 다가온다고 캠리를 `유령차`라고 한다고 하는데, 필자는 운전습관 교정용 `교화차`라고 하고 싶다.
(그럼 하이브리드를 개발한 사람은 교도관인가? 어감이 별로 좋지는 않네.^^)
재미있는 점이 또하나 있다.
캠리는 신호대기나 정지시에 마치 지하철 정지할 때 나는 `쉬이잉`하는 정말 모터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진짜 지하철이 출발할때나 정지할 때 나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난다.
필자의 와이프는 그 소리를 김치냉장고 돌아갈 때 나는 소리 같다고 한다.
지하철 소리던 김치냉장고 소리던 암튼 전기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또 다른 특이한 점은 주행중에 엑셀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띠고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엔진이 꺼지면서 구동력으로 밧데리를 충전하는데 문제는 엔진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이다.
시승을 하면서 내리막 주행시 엑셀레이터 페달에서 발을 떼면 점점 가속이 된다.
생각해보니 엔진이 꺼지니까 엔진브레이크가 당연히 걸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럴 경우 브레이크만으로 차량을 정지하기에는 브레이크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이 역시 기우에 불과하다.
기어레버 드라이버 포지션 아래 B로 표시된 브레이크 포지션이 있다.
내리막 주행시 기어레버를 브레이크 포지션에 놓으니까 상당히 성능 좋은 엔진브레이크가 작동을 한다.
아니 엔진은 꺼져있는 상태니까 정확히 말하면 모터브레이크라고 해야 하나?
뭐가 됐건 간에 보조브레이크로 사용하기에는 성능이 상당히 좋다.
이번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그간 알량한 자동차 지식 몇 개로 버텨오던 시승기를 받납해야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정말 하이브리드는 필자로서는 모르는게 너무 많다.
브레이크 경우에도 그렇다. 보통 브레이크의 경우 엔진에서 생기는 진공을 이용해서 마스터실린더를 작동하게 되니까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한두번 또는 두세번 브레이크를 작동하면 더 이상 브레이크 작동을 하지 않는다.
하이브리드는 이부분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참나..
마스터 실린더를 작동하는 진공을 엔진이 아닌 모터로 만들어내는 것 같기도 하고…
필자가 그래도 자동차 관련된 일을 한다고 주변의 지인들은 신차가 나오거나 새차를 구입하게 되면 필자에게 조언을 꽤 구하기도 하는데, 누군가가 하이브리드에 대해서 물으면 그냥 `연비 죽여요,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라고 해야될 것 같다.
야간시승에 필자의 지인과 함께했다.
업무상 해외출장이 잦은 지인은 미국 출장시 항시 캠리를 렌트한다고 한다.
차도 물론 편하고 좋지만 그보다 참 흔한 차고, 또 우리나라차와 각종 스위치의 배열이나 차량의 운전 느낌이 비슷해서 캠리를 선호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캠리는 스페셜하다기 보다는 제네럴하다고 한다.
말 그대로 특별하다기 보다는 대중적이란 말이다.
캠리는 많이 타봤지만 캠리 하이브리드는 처음이라고 하면서 굳이 시간을 내서 타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시승을 하게 되었다.
잠깐의 시승이긴 했지만, 시승을 마치면서 하는 첫마디가 `연비 게이지가 저렇게 부담이 될지는 몰랐다`라고 하면서 필자와 둘이 한참을 웃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정말 적응 안 된다고도 한다. (필자만 그런게 아니라니까..)
우리나라 자동차들이 특히 현대기아의 경우 초기 일본차를 도입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필자의 경우도 캠리를 처음 운전해보는 데도 어딘가 낯설지가 않고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지인이 얘기한 제네럴한 차이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자동차 왕국 미국에서 10년간 베스트셀러 모델중에 하나란 것도 이해가 된다.
한때 인터넷에서 캠리와 YF소나타의 비교로 넷티즌들간에 의견이 분분했던 적이 있었다.
어떤 차가 좋네 나쁘네 하면서 말이다.
또 어코드와 캠리를 제법 날카롭게 비교 분석한 내용도 있었고 어코드와 YF의 비교로 시끄러웠던 적도 있었다.
필자의 의견은 뭐가 좋건 나쁘건 간에 각 차종만의 장단점은 있다. 개개인의 취향과 선호도도 다 다를 것이고…
그렇지만 캠리 하이브리드 만큼은 아직 비교대상이 없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비교는 내년에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출시된 이후로 미뤄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캠리는 값비싼 외제차라는 느낌보다는 고유가 시대에 기름 덜 먹고 운전 편한 훼밀리카라는 생각이 더 앞선다.
캠리가 출시되면서 경쟁차종을 갖고 있는 메이커의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졌다고 한다. 덕분에 경쟁 메이커의 가격도 상당히 변동이 있었다.
소비자의 한사람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비 이외에 대단히 큰 장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크게 부족하거나 흠잡을 데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베스트셀러 모델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