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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색(山 色)
문효치
당신의 입김이
이렇게 흐르는 산허리는
산빛이 있어서 좋다.
당신의 유방 언저리로는
간밤 꿈을 해몽하는
조용한 아우성의 마을과
솔이랑 학이랑 무늬 그려
도자기 구워내다
새벽 이슬 내리는 소리.
오월을 보듬은 당신의 살결은
노을, 안개.
지금 당신은 산빛 마음이다.
언젠가 내가 엄마를 잃고
파혼 당한 마음을
산빛에 묻으면.
청자 밑에 고여 있는
가야금 소리.
산빛은 하늘에 떠
돌고 돌다가
산꽃에 스며 잠을 이룬다.
196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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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 시.... 참 편안하다.....
신춘문예, 이말만 들어도 가슴설레네요. 저도 신춘문예 12월 되면 열병처럼 않던적이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