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터치아트의 신간 소개 “마티스와 함께한 1년”
* 화가 마티스의 삶과 작품세계를 따라가는 독특한 여행담
<마티스와 함께한 1년>은 마티스의 발자취를 짚어가는 색다른 여행담을 전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익숙한 현실과 불투명한 미래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지금까지의 삶을 접고 아내와 함께 존경하는 화가 마티스의 고향 프랑스로 향한다. 파리, 코르시카, 모로코 등으로 마티스가 자신만의 빛과 색을 찾아갔던 여정을 따라가지만, 이는 저자 스스로가 창조적인 삶의 의미를 배워가는 여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에 도착해서 적응하는 모습과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는 과정부터 마티스의 발자취를 좇아가는 프랑스 답사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소소하고 경쾌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마티스를 찾아 떠나는 공간적인 여행과, 화가로서 마티스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려는 심리적인 여행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책의 곳곳에는 저자가 여행을 다니면서 직접 그린 그림들을 수록하였다.
* 지은이 - 제임스 모건 James Morgan
제임스 모건은 뉴욕타임즈 선정도서 『달까지의 거리 The Distance to the Moon』 『만약 벽에 귀가 달렸다면: 어느 집의 일대기 If These Walls Had Ears: The Biography of a House』의 저자다. 1994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어머니 버지니아 켈리의 자서전 『마음으로 이끈 인생 Leading with My Heart』을 집필했고, 현재 파리에 살면서 여러 영향력 있는 매체에 기사와 수필을 기고하고 있다.
* 옮긴이 - 권민정
이화여자대학교 영어교육학과와 통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여인과 일각수』 『버진 블루』 『카불의 책장수』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 등이 있다.
* 들어가는 글 - 보는 법을 배우다
1부 납빛 하늘
1. 북부 목탄의 고장에서
2. 빛을 찾아서
3. 원근법 문제
4. 천국의 분과
5. 벼랑 끝에 서다
2부 빌린 빛
6. 사물의 존재
7. 아름다운 밀림
8. 평형
9. 베일에 가린 눈
3부 이 영원한 현혹
10. 정확성이 진실은 아니다
11. 집안에 깃든 침묵
12. 있는 그대로가 아닌 세상
참고 자료
옮긴이의 말
아찔한 기분으로 방 안에 들어선 나는 곧 바깥으로 야자수가 보이는 한 창문을 알아보았다. 「이집트 커튼이 있는 실내」「석류 정물」「작고 푸른 실내」에 나왔던 창문이 아닌가. 야자수는 예전보다 키가 컸지만 장면은 본질적으로 똑같았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방의 나머지 부분은 그렇지 못했다. 원래 1호실과 2호실은 하나로 트인 널찍한 방이었다. 이쪽 부분은 작업실이었고 다른 쪽은 마티스의 침실이었다.
“1960년대에 파리 출신의 한 여자가 이 집을 사서 여학교로 만들었어요. 그녀는 건물을 작은 방들로 잘게 쪼개고 기숙사식 공동 화장실을 설치했죠. 각 방에는 샤워실을 넣고요.”
조엘이 말했다. 나는 그 여자가 흑백 타일 위에 깔개를 덮고 정방형의 방음 타일을 설치해 천장을 낮춘 것도 보았다.
“원래 방마다 벽난로가 있었어요.”
조엘이 말했다.
“지금은 이 집의 소유주가 누군가요?”
베스가 물었다.
“방스 시(市)예요. 시에선 지금 이곳을 수리할 계획을 짜고 있어요.”
이집트 커튼이 있는 실내
Interieur au rideau egyptien, 1948
캔버스에 유화, 116.2×88.9cm
필립스 컬렉션, 워싱턴
(중략)
방에는 가구가 간소했다. 2인용 침대, 별도의 1인용 침대, 조그만 옷장, 안락의자, 책상 의자 그리고 창문 아래 탁자. 전화나 TV는 없었다. 아까 본 프랑스 도어는 우리 방에서 열리는 구조라, 우리는 짐을 정리한 다음 바깥으로 나가 테라스에 앉았다. 빛바랜 녹색 식탁보가 덮인 플라스틱 탁자 하나와 플라스틱 의자 두 개가 있었다. 테라스의 깨진 빨간 타일에는 비둘기 똥이 쌓여 있었는데, 지붕 가장자리와 만나는 지점에 특히 수북했다. 하지만 장미와 단철은 예뻤고, 머지않아 야자수 이파리 위로 금빛 햇살이 쏟아졌다. 이어 하늘이 포도주 빛깔처럼 자줏빛 도는 암청색으로 변했다.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삶은 얼마나 멋지게 낯설어질 수 있는지.
그날 밤에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침대에 누운 채 나는 창문이 뿜어내는 기묘한 힘을 느끼면서 몇 번이나 눈을 뜨고 야자수에 깃든 달빛을 쳐다보았다. 마티스가 저 청문보다 즐겨 그린 창문이 있었던가? 아마 없었을 것이다. 또한 마티스가 세월의 지혜를 지니고 밖을 내다보았던 창도 저 창문이었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가볍게 흔들리는 야자수 이파리들을 쳐다보았다. 어쩐지 저 창문은 내가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제시하는 듯했다.
이 책은 경쾌하다. 글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이미지는 자부심이 몹시 강한 사람인데, 이는 어린아이 같은 솔직함에서 우러나는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잘한 것은 칭찬받고 싶어하고, 못한 것은 솔직히 드러내놓고 반성하는 모습이 독자들을 웃음 짓게 만든다. 책에는 저자가 프랑스에 도착해서 적응하는 모습과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는 과정부터 마티스의 발자취를 좇아가는 프랑스 답사기가 매우 개인적인 방식으로, 소소하고 경쾌하게 담겨 있다. 그리고 마티스를 찾아 파리, 코르시카, 모로코 등으로 떠나는 공간적인 여행과 화가로서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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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