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겨울 날씨가 집짓는데 한몫하다(6)

[목수네]

미친 겨울 날씨가 집짓는데 한몫 하다

[장목수의 목조주택이야기 6] 하신리 마무리 공사

2008년 01월 09일 (수) 23:10:09

장승현 기자

▲ 석고보드를 벽과 천장에 설치하다.

겨울 날씨가 봄날이다. 요즘 다행인 건 날씨가 봄날처럼 따스할 정도라 일하는데 별 지장이 없다. 얼마전 눈이 많이 와 이틀을 쉰 걸 빼고는 날씨가 집을 짓는데 도와주는 편이다. 이젠 마라톤 경주에 비하면 결승전 골인을 몇 발짝 앞두고 있는 상태다.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에 이제 인간도 자연의 변화에 따라 많이 대비를 해야 할 듯 하다. 얼마 전에는 조치원, 연기군 지역에 눈이 엄청 쏟아졌다.

고복리 집에서 실지 눈이 쌓인 걸 재봤는데 거의 20cm가 넘었다. 아니 그 이후 눈을 치우고도 또다시 그 만큼의 눈이 내렸으니까 실지 내린 눈은 상당할 정도이다.

그러나 기상청 발표는 5cm, 10cm라고 한다. 그 기준이 과학적으로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내가 직접 체크해본 결과 20cm 이상은 눈이 쌓인 것 같다.

▲ 석고보드는 내화물질로 내부에서 화재시 사람이 최소한 30분 이상 대피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목조주택하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화재이다. 그러나 이번 이천 냉동창고 화재에서도 보았듯이 화재에서 가장 큰 피해는 인명피해다. 우선 건물이 타고 안 타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가 가장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 목조주택은 건물 중에서 가장 안전한 건축구조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냉동창고나 조립식 건물이나 모두다 샌드위치 판넬에 스치로폼을 하거나 우레탄 폼을 사용한다. 이런 물질들이 모두 화재시 독가스 때문에 인간한테 치명적일 수가 있다.

목조주택은 대부분 나무다. 나무는 아주 잘 타지만 독가스를 품고 있지 않는다.  그리고 단열재인 인슐레이션은 화재에 열을 차단시키는데 표과적이다. 우레탄이나 스치로폼처럼 잘 타고 독가스를 품어내지 않는다.

거기에 내부에 쓰는 석고보드는 화재시 최소한 30분이상은 지연시켜줄 수 있다. 인간이 대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게 석고보드이다.

▲ 현관에 엑셀을 깔고 보일러를 설치하고 있다

목조주택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변형되는 게 온돌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난방을 벽에 스팀 형태로 하는데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온돌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보통 기초를 평기초를 해서 엑셀과 온돌을 까는 게 일반적이다.

하신리도 심야전기를 했는데 사진과 같이 엑셀 온돌을 촘촘히 깔았다. 걱정되는 게 너무 방이 뜨거워 사는데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목조주택이 벽체에서는 대략 일반 벽돌집의 단열 효과가 7배나 된다고 한다.

▲ ▲ 이층에도 엑셀을 깔았다.

또한 중요한 창호에서는 하신리가 미국식 시스템 창호를 썼으니까 창호에서도 단열효과는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엊그제는 하신리에 사는 선배 장교수님 내외분이 집짓는 현장을 다녀갔다. 장교수님은 미국 선교사 부인과 결혼해 이곳에서 살고 있는데 집을 카나다 목수들이 직접 자재를 싣도 들어와 집을 지었다고 한다.

지하실에 서재를 만들고 책꽂이를 만들어 달라고 해 시간을 내어 선배 집에 다녀왔다. 그런데 선배는 집에 안 계시고 미국인 사모님이 계셨는데 지하실을 보여주며 손수 지하실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다 만 내부 공사를 보니까 우리가 하는 공법과 똑같아 신기하기도 했다.

나야 책이나 비디오나 그외 현장에서 미국식, 카나다, 뉴질랜드식 목조주택을 익혀왔지만 본토 목수들이 직접 시공한 흔적을 보니 생소했다.

미국인 사모님이 책과 이것 저것 공구를 사다놓고 지하실 공사 마무리를 하고 계셨다. 혼자 지하실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인슐레이션을 넣고 석고보드를 붙이는 일을 하고 계셨다. 그래 은근히 호기심도 있고 해서 물어봤더니,

  "우리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이런 공법으로 집을 많이 수리하고 짓고 했어요. 어렸을 적 많이 해본 거라 지금 재미있어 책 보고 이렇게 혼자 공사하고 있는 거예요."

원래는 벽체 석고보드만 붙이고 설비 붙이고 미장을 할려고 했다. 그러나 날씨가 푹하다보니까 내장 목수일을 더 치게 되었다. 어떻게든 내부일을 많이 해놓으면 나쁠 게 없어 인테리어를 어느 정도 했다. 설비 일정도 있고 해서 하다 보니까 내부 인테리어를 목표 이상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 이층 거실에 MDF로 서까레 표현을 했다.

천정 인테리어는 대부분 하는 공법이 MDF로 서까레 표현을 하고 CT지나 무늬목으로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번에도 현관에 루바로 고민을 했다가 주인이 루바보다 현대적인 감각을 원해서 나머지를 도배지로 표현하기로 하고 포인트는 서까레 작업을 하기로 했다.

▲ 일층은 팔각형태라 이 집에서 가장 포인트가 되는 인테리어를 해야 했다.

▲ 사이딩을 하기 위해 로끼덴죠를 했다

밖에 로끼덴죠와 방부목 창문 몰딩을 했다. 이젠 사이딩을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제 집의 형태가 거의 완성 단계에 다다르게 된다. 안에서는 내일 미장을 하게 되면 며칠 동안 밖에서 사이딩 작업을 하게 된다. 이젠 나머지가 도배, 타일, 욕실, 설비, 몰딩, 무늬목, 칠, 조명 등이다.

결승점이 조 앞에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