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사의 하나
공용어위원회가 종래의 용어 고해성사(告解聖事)를 고백성사로 바꾸었으나
다수 학자들은 오히려 성사를 통하여 죄의 용서를 받고 하느님 및 교회와 화해한다는 의미를 지닌 '고해성사'라는 말이 더욱 적절한 것으로 본다.
1. 고해 성사란?
; 그리스도의 권능 하에서 교회가 사제의 권위 있는 선언을 통하여
영세한 후에 범한 죄를 참회할 때 그 죄를 없애주는 성사.
2. 고해 성사의 제정
1)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신 후 사도들에게 발현하셨을 때에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어 주시며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2-23) 라는 말씀으로 고해 성사를 제정하셨다.
2) 죄를 용서하는 권한
① 그리스도로부터 사도들을 거쳐 그들의 후계자인 주교와 사제들에게 전해졌다.
② 그리스도께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구원의 길인 고해 성사를 제정하신 까닭
→ 구원을 위하여 필요한 용서하는 권한은 사도들로부터 그 후계자들에게 전해져야 할 것이기 때문.
3. 고백에 관한 성서적 고찰
1) 성서에서는 신자들의 죄에 대한 대책이 성사에서만 판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교회 자체와 신자 생활 전체가 죄에 대한 부정이기 때문이다.
2)그런데 이 죄란 범위가 상당히 넓어서 고해 성사보다도 훨씬 넓으며 교회는 죄가 범람하는 세상에서 죄에 대해 판단하고 용서하는 그리스도의 대리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3) 하느님께서는 교회에 대해서 화해의 임무를 주셨다.
† 2코린 5,18
이 모든 것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또 우리에게 화해의 직분을 맡기신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 사도 2,38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 그러면 성령을 선물로 받을 것입니다.
4) 성령도 죄를 사해주며 기도와 극기 선행 등으로 죄의 사함을 받을 수 있다.
5) 그러나 사죄권(赦罪權)은 제자들에게 주어지고, 이것이 계속해서 전해졌으며, 교회에서도 용서해주면 하느님께서도 용서해 주신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 주고 있다.
† 마태 10,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 마태 18,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4. 고해 성사의 기원과 역사
1) 구약 시대
하느님 백성의 역사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에 대한 간구의 부르짖음으로 가득 차 있다.
아담과 하와가 범죄한 후에도 하느님은 벌을 내리시기 전에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구세주를 약속하셨으며, 니네베 사람들이 죄를 뉘우치고 속죄하자 예정하셨던 벌을 거두셨다.
구약의 백성들은 자기들이 지은 죄를 뉘우치고 그 표시로서 재계와 고행을 하여 죄의 사함을 받았으며, 그들의 공식적인 예식으로는 통회와 함께 어린양을 속죄의 제물로 바쳐 하느님과의 사이에 우정을 회복하였다.
2) 신약 시대
① 세례자 요한은 회개하라고 백성들을 가르쳤다.
† 마태 3,1-2
그 무렵에 세례자 요한이 나타나 유다 광야에서 이렇게 선포하였다.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② 세례자 요한은 예수께서 죄를 사해주실 분이심을 증언했다.
† 요한 1,29-30
이튿날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 쪽으로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하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
③ 과연 예수께서는 죄인들을 용서하셨으며, 죄인의 회개는 하느님 앞에 즐거움이 된다고 하시며, 당신 자신이 참된 하느님이시기에 죄를 용서해 주는 권한을 가졌다고 말씀하시며, 죄 사함의 전제 조건으로 서로 참다운 통회와 함께 다시는 범죄치 않겠다는 결심을 요구하셨다.
† 루카 7,48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 루카 15,7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 마르 2,10-12
이제 사람의 아들이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너희가 알게 해 주겠다.” 그러고 나서 중풍 병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들어가거라.” 그러자 그는 일어나 곧바로 들것을 가지고,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에 모든 사람이 크게 놀라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이런 일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5. 고해 성사의 발전 과정
1) 고해 성사는 3세기까지는 형식과 시행 방법들을 명백히 알 수는 없으나 그러한 성사가 이미 행해졌음을 알 수 있으며, 3세기 초에 비로서 일정한 참회 규율이 나타난다.
2) 이것이 6세기 초까지 지속되었으며, 6세기 말부터는 라틴 교회 내에 아일랜드식 고해 성사 형식인 사적(私的) 고백, 즉 비밀 고백이 나타나게 되었다.
3) 12세기에 와서 고해 성사가 쇄신되고 이것을 제 4차 라테란 공의회(1215)에서는 전 세계에 적용할 규정으로 세우게 된 것이다.
6. 교리의 전통
1) 교회에서는 고해 성사를 계속 실현하여 왔으며 특히 사순절 기간 동안에 예수께서 40일간 재를 지키신 것처럼 신자들로 하여금 통회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보속하기를 권하였다.
2) 교회는 언제나 진정한 통회를 그 자녀들에게 요구하고 있으며 하느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죄의 고백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얻도록 가르쳐 오고 있다.
7. 고해 성사의 특징
1) 고해 성사는 세례 성사와 마찬가지로 죽은 이의 성사라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영적으로 죄의 상태에 있기 때문에 은총의 지위를 잃어버렸으므로 성사를 받음으로써 다시 은총의 상태로 회복되는 것이다.
2) 또한 고해 성사는 적어도 일 년에 두 번 이상 보아야 하며 이를 판공 성사라 한다.
3) 특징
① 고백에서 나오며, 고해 성사는 양심 안에 있는 죄책의 자백이란 점.
② 청죄인, 즉 고백을 듣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서 고백을 듣는 사제는 비밀을 지켜야 하고, 그 비밀은 보장된다.
③ 죄의 자백과 그로부터의 구제가 윤리 면에서 이루어진다.
→ 이 모든 것은 하느님과 나와의 화해이며,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에 있는 신자 상호간의 화해로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온전히 행동하기 위한, 그리고 그리스도의 신비체에 다시 결합하기 위한 방법인 것이다.
그러므로 고해 성사는 새로운 세례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8. 고해 성사에 필요한 요소
1) 자기가 저지른 잘못이 있는가를 알아내는 성찰
2) 저지른 잘못에 대한 진실한 통회와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착한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인 정개
3) 사제에게 자기의 잘못을 고백하는 것과,
사제의 말을 잘 듣고 명하는 기도 혹은 선행을 해야 할 보속 등 이상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 이 중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회개와 참회
→ 이것이 없으면 고해 성사가 하나의 형식에 불과하고 또한 하나의 이용 도구 밖에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
9. 고해 성사와 신앙 생활
1) 외적으로만 고해 성사에 참여하여 죄를 고백한다고 자동적으로 죄가 사해지는 것은 아니다.
2) 우리는 진실한 통회로 마음을 잡아 다시는 범죄치 않을 결심을 하고 죄를 고백할 때에만 하느님과 그리고 우리의 형제들과 일치하고, 공동체 안에서 화해를 하는 것이 된다.
3) 또한 모든 것을 생각해 내어 결과에 대해서는 타인에게 그 이유를 돌리지 말고 고백해야 하며, 사제는 비록 생명을 잃는 한이 있어도 고백의 비밀을 지킨다는 점을 신뢰하여 솔직하게 숨김없이 죄를 고백한다면 한결 우리의 마음은 평화를 얻을 것이며 성사의 은혜를 충분히 받게 될 것이다.
† 로마 6,22-23
그런데 이제 여러분이 죄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종이 되어 얻는 소득은 성화로 이끌어 줍니다. 또 그 끝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죄가 주는 품삯은 죽음이지만, 하느님의 은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받는 영원한 생명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