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묘조장(拔苗助長) - 『맹자(孟子)』

[ㄷㅏ람 권신애]

도와주는 것이 해가 될 수 있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이란 말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억지로 싹(苗)을 뽑아서(拔)성장(長)을 도와준다(助).’는 뜻입니다. 군주가 백성들을 통치할 때 자신의 생각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간섭과 규제만으로 이끌어 나가면 결국엔 백성들의 마음이 떠나게 될 것이란 경고의 뜻으로 맹자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나온 배경은 이렇습니다. 송(宋)나라에 어느 농부가 있었는데 그는 자기 논에 심은 벼의 모가 빨리 자라지 않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매일 논에 나가 모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매일 같이 나가서 지켜봐도 모는 조금도 자랄 기미가 보이지 않자 농부는 초초하게 논 주위를 왔다 갔다 하다가 모들이 자라는 것을 직접 도와줄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농부는 억지로라도 모가 자랄 수 있도록 자기가 도와주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농부는 논으로 달려가 모를 하나하나 뽑아서 크기를 높게 하였습니다. 순간 모들이 커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아침부터 해가 산에 떨어질 때 까지 온 힘을 다하여 모를 뽑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저녁에 집에 돌아가 아주 피곤하다며 온 집안 식구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오늘 한 일을 자랑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들은 황급히 논으로 달려가 보았고, 아니나 다를까 논에 모는 모두 뽑혀져 말라 죽어 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맹자는 이 말을 하면서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으며 그 순리를 거슬러 억지로 조급하게 일을 처리하면 결국 모든 일을 망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助 苗 長, 苗 則 槁

조 묘 장, 묘 즉 고

모를 억지로 자라게 하면

모는 말라버리고 만다.

도울 조(助)에 기를 장(長), 조장(助長)은 억지로 자라는 것을 도와준다는 뜻입니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조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조장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마음이 급한 나머지 억지로 싹을 키우려다 결국 농사를 망친 송나라 농부의 이야기를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때로는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도 아름답습니다.

拔 苗 助 長

뽑을 발, 싹 묘, 도울 조, 기를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