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
크랙 등반. 전통식 클라이머는 등반 테크닉의 모든 분야를 배워야 하는데, 그 중 가장 낯설고 - 그러나 가장 만족감을 주는 - 것은 재밍이다 (jamming). 우선 손가락 크랙부터 시작 해 본다 - 이것은 페이스 (face) 등반과 비슷하나 쐐기식으로 끼우는 법의 기초를 (wedging) 서서히 배워 나갈 수 있다. 넓은 침니 (chimney) 역시, 배우기 쉽다. 그 다음에 핸드 크랙을 해본다. 우선 이것은 경험 없는 사람은 재밍이 어색하고 고통스럽다. 계속 해보시라: 머지 않아 핸드 크랙이 단짝 친구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 후에 주먹 크랙, 어프위드 (offwidth, 반 침니) 그리고 플레어 (flare, 벌어지는 크랙)로 나아간다 -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재밍에 대해서는 별도로 책을 쓸 수 있을 정도이나, 그 기본 동작을 간략히 설명코자 한다.
핑거 잼. (finger jams) 가장 기초적인 손가락 "재밍"에서는 네 손가락을 들어가는 만큼 크랙 안에 끼운다 (그림 9). 너트를 설치할 때처럼, 크랙 안의 넓은 부분을 찾는다. 엄지는
위나 아래를 향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바위를 마주 보느냐에 따라, 그리고 어떤 식으로 비트는 것이 가장 손가락을 잘 지지해주느냐에 따라 방향을 정한다. 어떤 방식이 잘 되는지를 찾을 때까지 실험한다. 재밍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위에서 아래로 당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것에 의지한 채 바깥쪽으로 몸을 기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점 때문에, 그렇지 않았다면 쓰지 못했을 작은 홀드와 스미어링 홀드를 (smears) 발로 세게 누를 수 있게 된다.
핑거 팁 잼은 (fingertip jams, 손가락 끝) 제일 어렵다. 거의 같은 정도로 나쁜 것이 넓은 손가락 크랙이다 (wide-finger crack). 이것은 손가락이 헐렁하게 맞고 쐐기처럼 꼭 끼이지 않는 크랙이다. 이제는 고급 지형이다. 손가락들을 엄지에 대고 캐밍하여 (camming) 잼 (jam) 효과를 얻는다.
핸드 잼 (hand jams).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마치 악수하듯이 그 크랙 안에 손을 밀어 넣은 다음, 엄지를 손바닥 안으로 굽혀 넣고 손가락을 굽혀서 손등이 크랙 쪽에 꽉 눌리게 한다 (그림 10). 이 테크닉은 손에 맞을 정도로 집어넣을 수 있는 크기에서부터 (이것이 가장 쉽게 재밍할 수 있는 곳임) 거의 주먹 크기의 크랙까지 (“cups"라는 고통스러운 사이즈) 효과가 있다. 이보다 더 큰 크랙에서는, 관절을 세우기도 하고 눕히기도 하면서 손을 적당히 크랙 크기에 맞추어 보면서, 마치 레몬을 쥐어짜듯이 손 근육에 힘을 주고 ”주먹 재밍“ 한 (‘fist jam" 발 재밍 ) 손을 쐐기처럼 박기도 한다.
발 재밍 (foot jams). 손가락 가는 곳에 발도 가야 하므로, 발 재밍 테크닉의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얇은 크랙에서는, 바깥쪽으로 무릎을 떨어트리고 암벽화 끝을 옆으로 세운 자세로 크랙 안에 발을 넣는다 (그림 11).
때로는 발가락이 크랙 크기와 맞지 않아, 신발 옆면의 고무로 (rand) 스미어링하는 (smearing)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도움이 되어줄 페이스 홀드가 (face holds) 없으면 얇은 크랙은 매우 힘들다. 슬리퍼나 앞이 뾰족한 신이 이런 곳에서는 도움이 된다. 손 크기 크랙에서는, 무릎을 옆으로 떨어트리면 발 앞부분 전체를 넣을 수 있다. 발을 쭉 펴면 발이 단단하게 쐐기처럼 박힌다 - 때로는 너무 단단히! 이런 발 재밍으로 긴 거리를 가면 발이 죽을 지경이다. 보통 보다 한 사이즈 정도 큰 신발 속에 양말을 신음으로써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크랙이 주먹 보다 조금 더 넓어지면, 그 크랙 안에서 발 재밍 동작하기가 불안하다 발끝과 뒤꿈치를 비트는 ‘힐-토 트위스트’ (heel-toe twist) 동작을 조금만 해도 이 힘든 사이즈에서는 도움이 된다.
몸통 끼우기 (Body wedges). 주먹 보다 큰 크랙은 "어프위드"라고 한다 (offwidth). 이 이름은 적절치 못하다. 그런 크랙이 떨어져 있는 것은 (“off") 아니다. 그저 넓은 크랙이다. 그런 곳에 재밍을 하기 위해서는, 크랙 안으로 깊게 한 팔을 넣고 굽혀, 손바닥으로 눌러 팔꿈치 뒤가 크랙을 강하게 누르게 한다. 바깥쪽 손으로 그 크랙의 모서리를 잡을 수도 있고, 손바닥을 벽에 대고 누르거나 (특히 ‘다이히드릴, diehedral에 유용함), 혹시 나타날 지로 모르는 어떤 페이스 홀드에 매달리기도 한다. 이렇게 쐐기처럼 박는 테크닉을 써서 몸을 고정시키고, 주로 발로 몸을 위로 밀어가면서 나아간다. 그림 12에서 보는 ’힐-토‘ 테크닉을 쓴다. 보다 고급 수준의 등반은 반 침니 (offwidth) 동작 혹은 "레비테이션" (일명 ”stacking)이라고 부르는 기법을 쓴다. 이것은 캘리포니아 클라이머 랜디 레비테이트의 이름을 딴 테크닉이다. 이 반 침니 (chimey) 동작을 하기 위해서는, 한 손을 다른 손에 겹쳐 대어, 손 잼 (jam) 이나 주먹 잼을 만든다 (그림 13). 거기까지는 쉬운 부분이다. 그 요령은 어떻게 해서든 발 재밍이나 손 재밍을 만들어내어 동시에 두 손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데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서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큰 크랙은 - 침니 (chimney) 라고 부름 - 모든 크랙 중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항상 그런 건 아니다. 그 테크닉은 수없이 많다 - 어느 한쪽 벽에는 등을 대고 누르고 다른 쪽에는 손과 발을 대고 누르고, 각각의 벽에 한 손과 한 발로 단단히 버티고 올라가거나, 혹은 몸이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크랙 속에서 몸을 짓이기듯 하며 올라가기도 하고, 최선을 다해 꿈틀대며 오르기도 한다 (그림 14). 좁은 "침니"에서 반 침니 등반 시의 그 든든한 "힐-토 잼"을 (heel-toe jam) 확대 적용하는 법이 소위 "T-stack" 이다. 이것은 한발을 다른 발의 발목이나 발등에다 대고 힐-토 우 동작을 만듦으로서 생기는 동작이다 (그림 15). "침니" 기법을 어느 정도 익혀두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비교적 든든하긴 하나, 이런 크랙에서는 대개 확보물의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여러분은 전통식 등반이 그저 당겨 올라가기 이외의 여러 가지 사항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다. 불안한 확보물 설치, 무서운 테크닉, 고통, 불안...... 전통식 등반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설명해보시라. 우리의 성공은 난이도와 스타일과 콘트롤의 복합체일 것이다. 높은 등급 자체를 원하면, 스포츠 루트를 완등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 밖의 기술
스포츠 클라이밍의 야성적인 세계에서 온 클라미이머라면, 박쥐처럼 매달리고, 크럭스 동작을 보고 코웃음을 칠 수 있을 것이나, 자신의 레퍼토리에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예가 루트 파인딩이다.
루트 파인딩. 볼트 루트는 퀵드로에서 퀵드로로 간다. 기존 바위 루트는 (trad route) 좀 더 신비스럽게 이리 저리 돈다. 어떤 크랙을 따라 그 끝까지 가다가, 다음에는 슬그머니 새로운 생김새가 있는 곳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오른쪽인가 왼쪽인가 ? 지면에서, 그리고 나아가면서 좌우 모두를 정찰한다. 쉽게 등반할 수 있는 곳만 따라가다가는 막다른 궁지에 이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 바위 선등자는, 홀드 쪽이 아니라, 확보물을 설치할 수 있는 지형을 찾는다. 미리 살펴야 한다. 자신이 초등자의 입장에서 서 있다고 상상한다.
흔들리는 바위. 청소도 되지 않은 루트들이 있다. 그런 곳에는 흔들리는 홀드나 불안정한 얇은 바위 박편, 그리고 심지어 커다란 바위덩이까지 있을 수 있다. 소리를 잘 들어봐야 한다. 툭 쳐보고 진입하기 전에 시험해봐야 한다. 그런 곳을 뚫고 지나가는 대신, 그런 흔들리는 바위덩이와 록 밴드 (band) 를 우회하여 등반하는 것을 고려해본다. 의심스런 홀드나 바위덩이에 부득이 체중을 실어야 할 때는, 확보자가 옆으로 피해 있기를 원할 수도 있으므로, 확보자에게 미리 경고를 해주어야 한다
확보 없는 긴 구간의 등반과 다운 클라이밍. 기존 바위가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다. 크랙은 끝났으나 등반 루트는 계속될 때가 있다. 볼트도 없고 점점 더 등반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전통식 등반을 하는 사람은 위험한 추락 없이 등반하는 법과 너무 스포츠 클라이밍 식으로 되려고 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지점을 다운 클라임 (downclimb) 하는 법을 필히 알아야만 한다. 스포츠 클라이밍에서는 다운 클라이밍이 대체로 어리석은 일이다. 기존 바위에서는 하향 등반이 목숨을 보전하는 길이며 늘 그렇게 한다. 이론상으로는, 다운 클라이밍이 더 쉽고, 실제 상으로는, 앞이 캄캄해지고 절망적으로 느껴진다. 볼더링 문제를 역순으로 해본다든가 혹은 루트를 톱로핑 방식으로 다운 클라이밍 해보는 것이 좋은 연습 방법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