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의 삶]중앙주교좌성당 허융자 헤레나
68년째 성모님의 군사로 활동
이진주 마리안나 (전주 파티바의 모후 Re. 명예기자) 글
허융자 헤레나 단장은 전주교구 중앙주교좌성당 ‘죄인의 희망’ 쁘레시디움 단장이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하게 기도와 활동을 이어가는 허 헤레나 단장은 성모님께 대한 깊은 신심으로 주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94세의 나이지만 성모님 뜻으로 믿고 받아들였습니다.”
담담하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로 허융자 헤레나 단장은 이렇게 소회를 밝힌다.
허 단장은 1957년 전동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곧바로 레지오에 입단한 후, 올해로 68년째 활동 중이다. ‘한번 입단하면 끝까지 간다’라는 결심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주회합과 기도에 참여해 평단원, 회계, 서기, 부단장, 단장 등 여러 직책을 맡았으며, 이전 쁘레시디움에도 단장 직무를 수행했다.
고령으로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한때 주회합 참석이 어려웠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허 단장은 “성모님의 군단원이 어떻게 레지오에 빠질 수가 있겠느냐”라며 끝내 쉬지 않았다. 매일 새벽 미사에 참례하고 언제나 정해진 자리에 앉는 그녀의 모습은 신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지난 5월 17일 전주교구 레지오 마리애 도입 70주년 기념 미사에서 허 단장은 교구장 김선태 사도요한 주교로부터 축복장을 받았다. 젊은 시절 하루에 묵주기도를 100단씩 바쳤던 허 단장은 지금도 매일 기도와 묵주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금은 80단을 바치면서 쉬는 교우들과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며 성모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자녀들 또한 그녀의 믿음 안에서 성장했다. 어려운 시절에도 칠 남매를 믿음으로 키워냈고, 자녀들은 모두 성장해 성실히 가정을 이루었다. 자녀들의 혼사에서 상대측과 종교가 다른 경우 반드시 세례를 받길 희망했으며, 지금은 손주들까지 모두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큰아들 전 베드로 형제는 중앙주교좌성당 사목위원으로 봉사 중이다.
남편은 일본에서 공부한 세무공무원이었으나, 오랜 방황과 타지 생활을 끝내고 가족 곁으로 돌아와 결국 2004년 9월 5일 세례를 받았다. 자녀들과 본당 신부님, 수녀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세례를 받았던 남편은 병자성사까지 받고 편안히 선종했다.
허 단장은 신앙의 모범을 보이며 60명의 입교를 도왔고, 2014년에는 레지오 선교 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신앙 여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남편의 전교였다. 너무도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시기, 성모상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던 중 ‘피에타’ 상이 떠올랐다. 그 순간 ‘내 고통은 성모님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깨달음이 찾아왔고, 성모님께 더욱 의탁하여 끊임없이 기도하며 살기로 결심했다.
단원들 격려하며 주회합 이끄는 94세 단장
레지오 주회합을 진행하는 허 단장은 94세라는 나이가 믿기 어렵다. 밝은 미소로 단원들을 격려하고 회합을 이끌며 성모님의 사랑을 전하는 그녀의 모습은 신앙인의 참된 기쁨을 보여준다. “저는 늘 지금이 천국입니다. 지금 모든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라는 그녀의 일상은 언제나 ‘감사’로 시작해 ‘기도’로 끝난다. 미사와 성체조배를 빠짐없이 실천하며, 성모님께 진심으로 의탁하는 삶을 살고 있다.
“모든 것이 주님의 은총입니다. 남은 생도 성모님과 함께 걸으며 주님께 영광을 드리고 싶습니다.” 허 단장의 고백은 오랜 세월을 신앙으로 걸어온 한 신자의 단순하지만 깊은 진심을 담고 있다. 허융자 헤레나 단장은 오늘도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성모님에 대한 감사로 채워가고 있다.
(출처: 성모님의 군단 2025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