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아침 식사를 하는데, 개들이 짖어싸서 밖을 내다보니, 트럭타고 오갈때마다 자주 만나는 우리동네 할매 한분이 개들때문에 들어오지 못하고 서있습니다.들어오시라하고,이야기를 들어봉께“ 우리집마당에 감나무 두그루 있는데 곳감나무라,약도 안치농께 반은 떨어져뿌고 딸라캐도 힘이든데, 같이 따주먼 싸게 팔까시퍼 왔다 아이가!” 아내는 문득 나를 쳐다봅니다. 나는 “당신 알아서 하소. 내사 이집 머슴 아이가!”눈빛으로 말을 했습니다.
잠시후 우리세식구(처남포함해서)가 할매집에 당도해서 담밖에 나와있는 감은 트럭위에 올라가 따고 집안에 걸쳐저 있는 곳감은 할매집에 있는 감따는 장대로 가지를 꺾어서 내려놓으면 아내는 장대에 달려있는 감을 빼내어 상자에 차곡차곡 넣습니다.
남자둘에 아내와 감독을 맡은 할매가 손으로 가르키는 쪽으로 장대를 뻗어내니, 까짓거 땀날라카이 시합끝입니다.와따 그래도
감을 세어보니 세접(삼백개)이 넘습니다. 세접하고 남은 우수리는 감딴 공으로 하사받아 집으로 가지고 왔는데, 하루 한접씩 사흘을 깎아서 곳감 껍데기를 홀라당 벗겨 놓았습니다.
요즘은 곳감 매다는것도 실과 바늘로 꼭지를 짜매서 힘들게 하지않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곳감 거는 기구가 있다기에 물어보니, 천개씩 판답니다. “하이고 배꼽이 더 커다더마는 이거 살라면 감값보다 더 주어야 되네! 택도 엄따.” 곰곰이 생각해봐도 바늘로 감을 옆구리 뚫어 매다는것도 힘이 들겠고 ,바쁜 일상사 이것가지고 놀 시간도 엄서서 궁리해본 끝에 처마밑에 종합 건조장을 만들기로 했지요. 목수 실력에 가로 60 세로 300센티되는 나무로 바람통하는 나락말리는 천을 밑에대고, 두판을 만들어 아내 키에 맞추어 고정을 시켰더니
아내는 “딱”이랍니다. 그기다 곳감을 널어보니, 야! 드디어 겨우내 입맛다실 꺼리가 올해 최초로 생겼습니다.
바람과 차가운 날씨를 견디며 조금씩 말라가는 자연산 곳감을 봉께 우리만 먹기는 아깝고 겨울방학동안에 혹시 우리집을 놀러오시는 우리학부모님들 만나면 자랑도 하고 나놔 무걸 생각입니다.
혹시나 이번 겨울방학 산청 온돌방 체험을 하고싶은 부모님들
오시면 따순 방바닥에 몸을 찌짐과 동시에 기내서비스로 곳감을 내어놓겠습니다.
곳감 무걸생각만 해도 기분이 째지는 산청농부 이태희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