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1)-- 달과 육펜스 1
한물 박정순
가을이 되니 정감이 넘치면서도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를 저기 어디선가 벌레들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컴퓨터 팀에서 컴퓨터이론 낭독에 이력이 생겼는지 소설 낭독을 릴레이식으로 해보자고 서로 의견을 맞추었는데 작품 선택을 "달과 6펜스"(섬머세트 모옴 작)로 하였다.
폴라 패터슨양부터 낭독을 시작하는데 학점 따는 일이 바쁘지만 소설 낭독에는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한다.
" 삶이 바쁘더라도 영소설 낭독회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냥 우리말로 낭독하도록 하겠습니다 ! 제1장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처음 차알스 스트릭랜드를 알게 되었을 때,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에게 무슨 비범한 점이 있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그가 위대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여기서 위대하다고 하는 것은, 출세한 정치가나 성공한 군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위대성이 아니다. 그런 위대성은 인물 그 자체에서라기보다 그가 차지하는 지위에 따른 위대성이어서, 사정이 변하게 되면 그런 위대성이란 퍽 평범한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퇴역장군은 작은 고장의 선량한 유지 정도로 되는 경우가 흔하지만, 차알스 스트릭랜드의 위대성은 진실한 위대성인 것 같다. 그의 예술성에 대하여는 별 호감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그의 흥미를 끈다는 사실마저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며 매혹시키기 때문이다. 그를 비웃음의 대상으로 삼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또한 그를 감싸주고 칭찬하는 사람을 기괴하고 괴팍한 성미를 가진 사람이라고 간주하던 일도 이젠 없어졌다. 오히려 그의 허다한 결점조차도 그의 장점을 보완하는 불가피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형편인 것이다. 예술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아직 논의의 여지가 있으나, 그러나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그가 천재였다는 사실이다...."
폴라양이 여기에서 오늘 분량의 낭독을 마쳤다.
" 수고하셨어요! 폴라양 이 정도로만 매일 낭독해도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모두들 새로운 또 하나의 일을 찾게되어 활기차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