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영상 사고 기록장치) 11개 제품 중 KS규격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은 단 1개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일부 저가 차량용 블랙박스 제품은 번호판 식별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규격 미달이었고, 조사된 제품들에는 차량 배터리 방전을 막는 기기가 내부 장착되지 않았으며 일부 중국산 저가 제품은 차량번호판 식별 성능도 떨어졌다.
11월 27일 소비자시민모임(회장 김재옥)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박철규)과 공동으로 시중에서 유통되는 차량용 블랙박스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KS규격 항목 총 26개 항목 중 블랙박스 기본 성능 및 소비자 불만 사례 등을 참고해 카메라 화소수, 영상 데이터 저장 주기, 번호판 인식 성능, 정전기 보호 등 16개 항목에 대해 품질 비교 시험을 진행한 결과 11개 제품 모두가 완전 방전방지 규격을 만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KS규격 기준에 따르면 차량 배터리가 일정 수준 이하의 전압(10V)으로 떨어지면 블랙박스는 작동을 멈춰야 한다. 실험대상인 11개 블랙박스는 가동하다 작동을 멈췄는데도 계속 전류가 흘러 차량 배터리를 방전시킬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일부 제품은 기준 미달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팅크웨어(주)의 `아이나비 블랙클레어` ㈜피타소프트의 `블랙뷰(DR380G-HD)`, ㈜현대모비스(제조원/(주)디젠)의 `HDR-1700`등 10만~20만원대 제품 3개가 카메라 화소수, 번호판인식기능 등 15개 항목에서 KS규격 적합 제품으로 나타났다.
팅크웨어(주)의 아이나비 블랙클레어
㈜피타소프트의 `블랙뷰(DR380G-HD)
㈜현대모비스(제조원/(주)디젠)의 HDR-1700
큐알온텍의 `루카스 PRO(LK-5900HD)`와 아이트로닉스의 `아이패스 블랙 ITB-100HD`, 현대엠엔소프트의 `소프트맨(R700)`등 3개 제품은 14개 항목에서 규격을 지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웍스의 `에셜론R02`등 중국에서 제작된 저가 제품은 주·야간 환경 모두에서 앞서가는 차량 번호판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 인식기능이 떨어지는 등 전자파 성능도 규격에 맞지 않아 평가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차량 내 전화기 사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전자파 복사방출 시험에서는 11개 제품중 5개 제품이 탈락했다.
탈락 제품은 파인디지털[038950]의 `파인뷰CR-300HD', 유닉슨의 `레오', 현대오토콤의 `다본다아트 HDA-1000T', `에셜론R02', `소프트맨R700', `루카스PRO LK-5900HD' 등이었다.
특히 중국산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이시웍스사의 에셜론R02은 성능시험에서도 5개 항목에서 탈락했을 뿐 아니라 KC인증도 받지 않아 평가불가 등급을 받았다. 화질도 떨어져 낮에도 번호판 식별이 불가능했고, 중국에서 제품을 OEM으로 생산·판매하는 유닉슨사의 레오도 3개 항목에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저렴한 가격에 중국산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는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블랙박스가 의무로 받아야 하는 KC인증조차 받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전자파 적합 등록 대상 제품으로 분류,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의 KC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소시모는 차량용 블랙박스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단지 전자판 관련 성능만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블랙박스의 성능과 기능 등 품질을 관리하는 임의 기준인 KS규격 16개 항목이 있긴 하지만 의무 규격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소시모의 이번 조사 결과 차량용 블랙박스 11개 품목 중 3개 제품이 KS규격의 1개 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3개 제품은 2개 항목이 KS규격을 통과하지 못했다.나머지 5개 제품은 최대 5개까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제품인 에이치디비정보통신의 프로비아 P200시즌2의 경우 블랙박스 품질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인 카메라 화소수가 KS규격(90만화소 이상)에 미달한 35만 화소의 해상도로 화질이 떨어져 사고영상에서 상대방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하기 어려운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제품은 블랙박스로 촬영한 영상을 끊김없이 얼마나 부드럽게 재생하는지 알 수 있는 기준인 초당 영상 프레임 수에서도 20fps(Frame Per Second)에 미달해 부적합했다.
소시모는 "제조사에서는 3년 전에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런 제품은 제조연월 표시 없이 유통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알 수 없다"며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재옥 소시모 회장은 "기존에는 전자파 기준을 제외한 제품의 성능이나 KS규격은 임의 기준이어서 강제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업체에서 KS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해도 업체 자율 관리에 맡겨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며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는만큼 블랙박스 제품에도 성능인증 제도를 도입해 품질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역시 차량용 블랙박스의 사용 용도에 맞는 합리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무조건 고화질 제품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주·야간 차량 번호판을 확인할 수 있는 성능이 필요한 것이므로 제품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전원이 시거잭으로 연결되어 차량 시동이 꺼지면 작동이 중지되는 제품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일부 제품은 상시녹화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또한 제조사에서 시동이 꺼진 후에도 녹화가 가능하고 이로 인하여 주차 상태에서도 보안 CCTV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음을 광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상시 녹화 기능을 갖추고 상시 전원에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는 제품들에 대해서는 제품 또는 제품에 동봉된 패키지 내에 전압 강하를 감지하여 전원을 차단하는 기능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므로, 소비자들은 구매 시 유의해야한다는 것이 소시모측 제안이다.
한편 이번 품질 비교 시험은 지난 9월5일부터 10월25일까지 소시모가 자동차부품연구원(KATECH)에 의뢰해 블랙박스 KS규격 26개 항목 중 16개 항목에 대해 시중에 널리 유통되는 11개사 제품을 대상으로 화질, 카메라 기본 성능 전원부 및 전자파 성능, 신뢰성 등 2011년 6월 제정된 KS규격에 따라 적합 여부를 조사했다.
출처 : KBS, MBN, SBS, YTN, 파이낸셜뉴스, 아주경제신문, 스포츠한국, 뉴스엔, 세계일보, 경향신문, 아시아경제,
한겨레, 뉴스제주, 매일경제, 뉴시스, 서울경제신문, 연합뉴스, 헤럴드경제, 네트워크신문, 한국소비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