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ㆍ2선거 이후 혁신학교가 한국교육의 주요 화두의 하나가 된 것 같습니다. 아직 무상급식 만큼 큰 화두는 아니지만요. 혁신학교는 학교 교육의 내용 변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기존 교육에 대해 무상급식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정책입니다. 다섯 살 훈이 같은 사람이 죽자고 달려들면 혁신학교도 금새 엄청난 이슈가 될 텐데 참 아쉽습니다.
혁신학교는 선거를 통해 국민이 선택한 진보 교육감의 학교정책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교육감 후보의 정책으로 나온 것이 아니라 2000년 남한산초등학교 이후 10여 간 이어져온 새로운학교 운동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새로운학교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요컨대 혁신학교는 교육청의 정책이기 이전에 학교를 새롭게 재구조화 해서 교육의 공공성이 확립되고, 학생을 중심에 놓는 학교, 한국의 교육을 혁신하는데 모델이 되는 학교로 만들고자 하는 학교 교육 주체들인 교사, 학부모, 학생, 지역 사회의 운동입니다. 주체가 형성되지 않은 혁신학교는 무늬만 혁신학교이고, 과거 연구학교와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혁신학교는 전체 학교혁신의 디딤돌이 되어야 합니다. 혁신학교는 현 교육감 임기 중 전체 학교의 12% 정도가 지정될 예정입니다. 혁신학교에서 만들어진 모델과 교육적 열정과 실천 의지가 확산되어야 전체 학교의 혁신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각자의 지역에서 제대로 혁신학교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감 교체에 실패해서 혁신학교 정책이 없는 지역에서는 요구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해야 합니다.
혁신학교는 지역 풀뿌리 교육운동의 중심 고리라고 봅니다. 현재 혁신학교는 학교 내 교사가 중심입니다만 학부모와 지역 사회의 지지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직접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의 열정이 중요하지만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교사, 학부모, 학생이 어우러지고, 지역 사회 인사들의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교육 주체들의 소통과 협력과 실천이 바로 풀뿌리 교육운동입니다.
혁신학교는 학교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지만 그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학교혁신을 통해 정치사회적으로 진보교육의 의제가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구체적인 실천 내용을 가진 의제와 담론이 신뢰를 얻게 됩니다.
엊그제 교장자격증이 없는 교사도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공모제 법안이 국회 교과위에서 통과되었습니다. 곧 국회에서 정식 법제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된 셈입니다. 앞으로 교장공모제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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