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모 김정희님
김정희님.
2월 초하룻날 이른 저녁 6시 40분
하늘은 안개 머금은 바닷물 같았는데
하늘 멀리 한 점 불빛이 눈으로 바람처럼 다가왔습니다.
샛별이겠습니다. 금성이라는 별.
내 뒤쪽으로 시선을 돌려봅니다.
상현달. 차가는 달.
분명 오른쪽에서 위쪽으로 차오르는 모양새입니다.
누구는 ㄱ, ㄴ으로 상현달 하현달을 구분한다지요?
ㄱ처럼 오른쪽에 줄이 그어져 있으면 상현달
ㄴ처럼 왼쪽에 줄이 그어져 있으면 하현달 이렇게요.
달 보고서야 보름이 가까워졌다는 걸 금방 알았지요.
참 빠르다 세월.
명절이라고 어수선한 시간 보낸 게 엊그제였는데…….
김정희님의 카톡 보고 이달에
입춘, 우수, 정월대보름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렇군요.
그처럼 서슬 시퍼렇게 가을을 밀어내던 동장군이
그 기세 어디 가고 어느새 봄바람에 흐느적거리고 있네요.
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 2월.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하다”
누가 한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언뜻 그런 생각이 떠오르네요.
아침에 눈 뜰 수 있다는 거
좋아하는 사람과 수다 떨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겠습니다.
현재 기온 영하 2도.
날씨 사나워도 창밖에는
사랑 가득한 바람이 기웃거리고 있을 터.
내일은 또 내일만큼 크기가 달라지겠지요?
늘 평안하소서.
박동진 드림
202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