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사무엘상 15장 10~11절, 욥기 1장 21절, 요한복음 20장 28절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이 후회된다. 그가 나에게서 등을 돌리고, 나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사무엘은 괴로운 마음으로 밤새도록 주님께 부르짖었다. <표준새번역>
이 때에 욥은 일어나 슬퍼하며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민 다음에,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경배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모태에서 빈 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에도 빈 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가져 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님의 이름을 찬양할 뿐입니다." <표준새번역>
도마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요한복음 20장 28절, 개역개정>
이스라엘의 첫번째 왕, 사울은 스스로를 작게 여김으로 하나님의 택하심을 입어 왕의 사역을 시작한 겸손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그는 변했습니다. 겸손함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승전 후에는 감사의 찬양이 아닌 기념비를 세우며 자신의 이름을 높이는 교만에 이르렀습니다. 당연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보다 자신의 뜻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의 말이 하나님의 어떤 가르침보다 달콤했습니다. 사울이 변한 이유는 하나님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울은 더 이상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왕으로 택하여 세우신 주인이신 하나님으로 고백하지 않습니다. 그는 사무엘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울이 "군인들이 아말렉에게서 빼앗아 온 것입니다. 양떼, 소떼 중에서도 좋은 놈을 살려두었다가 선생께서 모시는 야훼 하느님께 잡아 바치려고 끌어온 것입니다. 그 밖의 것은 모조리 없애버렸습니다." 하고 변명하자 <사무엘상 15장 15절, 공동번역>
교만함이란 녀석이 하나님을 어디까지 끌어내리는지 보십시오. '선생께서 모시는 하나님'으로 치부해버립니다. 하나님을 당시에 존재하고 있던 그냥 다른 우상들과 같이 만들어버렸습니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 아닙니다. 더 이상 '이스라엘의 하나님'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단지 '사무엘의 하나님'이 아니냐고 비웃듯이 대답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만이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과 지시고 난 후 제자들의 고백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기 전의 대표적인 제자들의 고백은 '베드로의 신앙 고백'입니다.
이르시되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태복음 16장 15~16절, 개역개정>
주님이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는 실로 멋진 고백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전 글에서도 다루었던 것처럼 이 고백은 2% 부족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2% 부족했던 고백은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부활하신 후 가장 의심이 많았던 제자에 의해서 새롭게 변화됩니다. 바로 예수님의 부활 후 제자들을 대표하는 고백으로 '도마의 신앙 고백'입니다.
도마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요한복음 20장 28절, 개역개정>
그리스도이시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신 주님께서 바로 '나의' 주님이시며, '나의' 하나님이심을 드디어 고백하게 되는 것입니다. 비로소 그 분의 진짜 제자가 되고, 그 분의 진짜 종이 되며, 그 분의 진짜 자녀가 되는 '관계성'을 고백한 것입니다.
사울은 그렇게 하나님과의 '관계'를 포기함으로 하나님을 버렸습니다. 더 이상 삶에서 하나님이 필요없음을 천명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사울을 보시는 하나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많은 이들이 오늘 사무엘상 15장 11절을 보면서 하나님이 사울을 버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아닙니다. 하나님을 오해하지 맙시다. 하나님은 사울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입장에서 저런 사울이라면 하나님도 마땅히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마치 하나님이 사울을 버렸다고 생각해 버린 것입니다. 우리가 오해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이 후회된다. 그가 나에게서 등을 돌리고, 나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사무엘은 괴로운 마음으로 밤새도록 주님께 부르짖었다. <사무엘상 15장 10~11절, 표준새번역>
하나님은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후회하셨습니다. 사울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후회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린 이 부분을 잘 이해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울이 '왕'의 몫을 감당할 수 없는 행보를 걷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40년이란 긴 시간을 이스라엘을 통치하도록 허락하셨지만 그는 결국 '처음 그 날처럼' 하나님께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왕'의 자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어놓은 것입니다. 사울은 더 이상 하나님이 세우신 '왕'이 아닙니다. 이제 그는 '스스로' 왕이 되었노라 착각하면서 변해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어떤 직분이나 역할, 사역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버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사람이 그 직분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자리가 그 사람을 하나님과 멀어지게 만든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시고, 다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길 원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이심을 우리는 깨달아야 합니다. 사울을 버렸기 때문에 왕의 자리를 박탈한 것이 아니라 사울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왕의 자리를 박탈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사울은 그 '왕'의 자리에만 집착합니다. 이제서야 왕으로서 좀 체면차리고 떵떵거리고 살게 되었는데 '왕'의 자리에서 내려오라니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하여 다시 한번 냉정하게 현실을 선포하십니다.
"거역하는 것은 점을 치는 죄와 같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죄와 같습니다.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버리셨기 때문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버려 왕이 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사무엘상 15장 23절, 표준새번역>
아....불쌍한 사울...이때라도 깨달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때에라도 자신의 불순종을 회개하고, 고집을 꺾었다면 그토록 원하는 '왕'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몰랐건만 그는 말씀보다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만 생각하기 급급했습니다. 그리고 사울은 끝까지 그 자리에 연연합니다.
사울이 간청하였다. "내가 죄를 지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백성 이스라엘과 백성의 장로들 앞에서, 제발 나의 체면을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나와 함께 가셔서, 내가, 예언자께서 섬기시는 주 하나님께 경배할 수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사무엘상 15장 30절, 표준새번역>
이젠 예배마저도 자신의 체면을 세우기 위한 행위로 바뀌어 버린 사울왕입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하나님은 사울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울이 하나님을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울이 '왕'에서 내려오게 되면 다시 자신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를 왕의 자리에서 내리심으로 사울을 다시 생각하신 것입니다.
혹시 알고 계십니까? 이 사건이 있은 후에도 사울은 약 15년을 더 '왕'의 자리에 있습니다. 단지 하나님이 세우신 왕으로서가 아니라, 스스로 왕이 되어서 말입니다. 이 15년이란 세월동안 하나님은 끝까지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회를 사울은 눈치조차 채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맡겨주신 어떤 사역이나 일, 자리에서 실패하거나 실수하거나 잘 진행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패도 없고, 실수도 없고, 잘 진행되고 있지만 하나님이 맡겨주신 그 사역을 통하여 오히려 하나님과 멀어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분명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서 느껴야 하는 자리임에도 하나님의 흔적을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자리로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는데 우리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서서히 그 자리가 주는, 그 사역이 주는 영향이 커지면 그 자리를 허락해주신, 그 사역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잊어버리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실까요? 아닙니다. 그 자리를 버리게 하십니다. 그 자리를 벗어나 다시 하나님과의 관계를 온전하게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하는 이들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일을 하는데 하나님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마땅히 그 일을 거두어 가심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사역보다 우리가 더욱 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맡겨주신 사역보다 맡겨주신 하나님을 더욱 붙들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우리 입장에서는 그 사역의 자리, 하나님의 일에서 나의 자리를 박탈하시면, 그것도 내가 생각할 때는 너무도 잘 진행되고 있고, 이제서야 내 이름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데 박탈하시면 마치 나를 버리신 것과 같은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그런 이들을 보면 혀를 차며 하나님이 그 사람을 버렸다고 툭하고 말을 던져 버릴 것입니다. 아닙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리건대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당신의 자리를 유지시키시는 것보다 당신과의 관계를 유지하시는 것이 더욱 중요한 하나님이십니다. 당신을 사랑하기에 그 자리에 세우기도 하시고, 그 자리에서 내리기도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이 사실을 결코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결코 사울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버리시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을 오해하지 맙시다.
마지막으로 부디 '욥의 고백'으로 돌아가 다시금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이 말씀을 함께 나눕니다. 사울의 입장에 서 계신 분들이 혹 계시다면 이 욥의 고백을 꼭 한번 묵상해 보시기를 기도해 봅니다.
이 때에 욥은 일어나 슬퍼하며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민 다음에,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경배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모태에서 빈 손으로 태어났으니, 죽을 때에도 빈 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주신 분도 주님이시요, 가져 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님의 이름을 찬양할 뿐입니다." <욥기 1장 20~21절, 표준새번역>
https://www.youtube.com/watch?v=ePKmvdZpVJs
https://www.youtube.com/watch?v=YgHn9Rroz98
https://www.youtube.com/watch?v=n5Sxa_2H8Uc
https://www.youtube.com/watch?v=gbCgNieRJlA
https://www.youtube.com/watch?v=qnlwpSifXfM
https://www.youtube.com/watch?v=8EbmhkYVnMg
https://www.youtube.com/watch?v=jp_gfj1vDd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