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한강공원의 코스모스
[아들에게 쓰는 편지]논산 훈련소에 있는 아들에게- 7일차 (코스모스) 호미숙
훈련병 원일이에게
가을 밤이 깊으니 창밖은 맑은 어둠이 내려와 칠흑같이 깜깜한 가운데 가로등 불 빛만이 은은하게 길을 밝히는 시간
지금쯤 원일이는 꿈나라겠지 하루종일 훈련에 임하고 곤히 잠들었을 원일이 원일이의 장점 중 하나가 어떠한 일이 있어도 늦잠을 자지 않고 시간 맞춰 일어나는 스스로의 규칙을 잘 지켜주는 것이 기특하고 고맙단다.
원일이는 엄마에게도 용돈을 많이 받아다 쓰지도 않고 혼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을 만들었지 엄마 혼자 고생한다고 일찍 철이 든 아들 엄마는 늘 든든하단다.
가끔 엄마가 잔심부름이라고 시킬라치면 싫다거나 거부를 하지 않고 냉큼 달려가 엄마에게 기쁨조였던 아들 대신 현명하게 심부름 값을 받아낸 개구장이 그런 원일이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고교시절 일찍 애어른의 모습을 보고 다른 엄마들이 많이 부러워했는데 엄마가 치맛바람 일으키지 않아도 친구들과 학교에서 모범이 되었고 늘 솔선수범하는 자세 그리고 힘든 사람이나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으로 베풀 줄 알고 그래서 엄마는 아들이 참 자랑스러웠지 지금 훈련소에서도 잘 하리라 믿어
형아는 밤이 깊었는데 열심히 프로그램 짜느라 밤을 지새고 엄마는 초저녁에 잠을 잤다가 깨어 내일부터 취재와 긴 여행길 준비하고 있지
다음에 시간 내서 엄마랑 형아랑 원일이랑 셋이서 전국의 유명지를 자전거로 여행해보자 엄마가 그동안 어디를 갈지 많이 다녀볼게
아까는 핸드폰에서 원일이에게 편지 쓰기 위해서 즐겨찾기 해놨지 여행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저녁에나 원일이 생각하며 몇 줄이라도 편지를 쓸게
오늘이 훈련소 간 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네 건강하게 잘 적응하리라 믿고 내부반 동기들과 친하게 지내고 내일 또 편지 쓸게
바른 청년 원일이에게 사랑하는 엄마가
2012. 9. 12 AM 02:30
형아의 군 생활 동안 군에 간 아들에게 쓴 편지 목록 http://blog.daum.net/_blog/ArticleCateList.do?blogid=05QTf&CATEGORYID=708941&dispkind=B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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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호미숙-자전거랑 사진여행[호미호미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호미숙 호미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