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농구 잡지 Rookie 에서 글과 사진을 싣고 있는 윤희곤 이라고 합니다.
지난 2월25일부터 2월28까지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Rookie를 통해서 농구 동호회 팀이나 용품점, 농구코트 소개를 하고 있는데.
왜 맨날 서울,경기도 권에만 집중된 기사를 쓰냐. 지방 무시하냐 라는 등의 메일을 받고서
이번기회에 한번 가보자 생각으로 다녀왔습니다.
부산은 [농구 판이 좁다] 라는 말이 참 실감 나더군요.
액션, 클린샷, AJAX, Rings, 프론티어 등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농구 팀이 많습니다.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때 부터 농구코트에서 나이 많은 형님들에게 농구 기술을 전수 받고 자연스럽게
하나의 TEAM이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습니다.
부산대 역을 기점으로 하천을 따라
길거리 농구 코트가 참 잘 조성되어있고 (하천쪽으로 공이 안빠져나가게 철조망도 설치되있더군요.)
농구장 바로 옆에 자전거 주차장과
옷이나 가방을 걸어둘수 있는 시설까지.. 정말 좋더군요..
주말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많은 청소년들과 성인들이 농구 코트에 찾아왔습니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 지면 야간농구를 즐기는 농구매니아들이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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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제가 어느 고등학교 점심시간에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서 농구공을 들고서 공이나 튀겨보자 하고 갔는데.
농구 코트에 학생들이 잔뜩 있더군요.
키가 190 이상되는 고딩들도 많더군요..
근데 그 190 넘는 학생이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잡고는 무조건 패스만 하더군요.
노마크 찬스인데도 패스만 하길래
[너! 왜 슛 안쏘니?] [이거 슛 못넣으면 다음부터 애들이 안끼워줘요~]
무슨 말인가 몰라서 경기 끝나고 잠시 쉬면서 학생들과 얘기를 해보니.
청소년들에게 농구는 잘하는 아이들만의 전유물. 부르조아 스포츠. 이렇게 말하더군요.
자기네 반에서 키크고 농구 잘하는 애들만의 스포츠. 키는 크지만 농구를 잘 못하면 끼워주지 않는 그들만의 스포츠.
최소한 10만원 이상의 고급 농구화와 메이커 반바지와 티셔츠. 이런게 필수 조건인 스포츠가 농구라니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서
[아저씨가 한창 농구할때는 1) 하늘에 해가 떠있고(날씨가 좋고) 2)농구공이 있고(가죽이던 고무공이던)
3)같이 농구할 친구가 4~5명 있으면(3:3이나 5:5 게임 가능한 숫자) 4) 모래바닥이던 우레탄이던 아스팔트던 가리지 않고
농구골대가 있는 그곳에서 할수 있는 아주 재밌는 운동!이었다.] 라고 설명하니.
지금은 학교에서 잠깐 잠깐하는 운동이지 평상시엔 할 일이 없다고 하네요..
[동네 농구장에는 안가보니?]
[에이~ 동네 농구장에 사람도 별로 없고요 있다해도 맨날 ㅆ 욕하면서 농구하는 형들때문에 짜증나서 안가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학생들이 말하는 동네 형들은 30대인 제가 농구할때 함께 동네에서 농구하던 그런 꼬마들이 성장한 모습일텐데..
그때부터 보고 배운걸 그대로 따라하는건 아닌가 생각도 들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더군요..
아저씨가 동네에서 동생들에게 제대로 못가르쳐줘서 그런거 같다고..
언제부터 농구가 인기가 떨어졌나 생각을 가만히 해보니..
이유는 바로 제 자신. 우리 주변 가까운 곳에 있더라고요..
농구장에서 학생들이 농구공 들고서 혹은 농구공도 없이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으면
한마디 해주세요
농구 한게임 같이 하실래요?
아마 이제 신학기 입학 시즌이 되면
각 학교마다 1학년 인가 2학년인가 체육 시간 수행 평가로 농구 연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질겁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드리블 치면서 하프코트 왕복하기 랑 골밑 슛 1분에 많이 넣기, 레이업 슛 이정도 평가항목일겁니다.
예전에 광명시에 살때는 저녁에 철산 중학교나 시립도서관 옆에 농구장에서 공튀기고 있으면
학생들끼리 농구 연습하는거 많이 봤었죠..
그때 시간이 좀 남아서 [아저씨가 좀 도와줄까?] 이러면서 조금 봐주고 했더니
그 다음주에 수행평가 A 맞았다고 [아저씨 고맙습니다] 이러면서 포카리 한캔 받았던 기억도 나네요..
이제 날씨가 점점 따뜻해 질텐데..
농구장에 가시는 분들.. 어린 학생들 보시면 많이 챙겨줍시다.
농구 한게임 같이 하실래요?
이 말이 대한민국 농구 코트에서 무한 반복되는 날이 와서 다시한번 농구 인기가 부활했으면 좋겠습니다.
농구는 이기고 지는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패스의 즐거움, 슛의 즐거움, 그리고 나와 같은 팀을 이룬 5명 모두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걸
어린 학생들이 알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저희가 노력해야 겠습니다.
첫댓글 온천장역 아래 쪽이네요 ㅋ
부산대에서 학교 다니는 동네 친구랑 자주 하러 갔었는데
가끔 공이 물에 빠지는 불상사를 제외하고는 괜찮은 곳이죠.
나 고딩때까지 살던 데가 동래역 근처라서 나도 가끔 가서 했었는데,
(학부 후반기쯤에) 동네 아저씨 (40대로 추정) 한테 1대1 지고 충격을 받았었지 ..
97농활때 부산에 갔던 기억이 나는군. 농구도 많이 하고 아주 기억에 남는 농활이었는데 ㅎㅎ
와 저긴 고등학교에서 가까워서 애들이랑 자주갔던곳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