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을 넘어 2000년으로 5월 24일 전몰장병기념일에 개봉하면서 2000년 썸머 시즌의 포문을 열 는 올 여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가운데 단연 선두주자로 꼽힌다. 이것은 1996년 여름, <미션 임파서블>이 1억 8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속편의 이야기가 나올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먼저 브라이언 드 팔마를 대신할 수 있는 감독을 찾아야만 했는데 제작자
C/W의 톰 크루즈와 그의 파트너 폴라 와그너는 오우삼만이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이 같은 선택에는 일말의 주저도 없었다. “오우삼은 정말 대단하다. 그는 이 영화의 컨셉트를 신화로 돌렸다. 그는 리얼리티와 초현실주의가 섞인 액션 씬을 연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감독이다. 그것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파장은 진짜 리얼한 것이다.”(톰 크루즈) 각고의 노력 끝에 헐리우드에서 만든 세 번째 영화 <페이스 오프>로 명실공히 인정을 받은 오우삼은 흔쾌히 계약서에 싸인을 했다.
그러나 브라이언 드 팔마에서 오우삼으로 메가폰이 옮겨진 의 제작기는 그 자체로 미션 임파서블의 연속이었다. 여기에는 스탠리 큐브릭도 혁혁한 공을 세웠는데 파라마운트가 98년 여름 시즌을 겨냥해 속편 제작을 허락했지만 톰 크루즈는
98년 6월까지 <아이즈 와이드 셧>에 꼼짝없이 매달릴 수 밖에 없었던 것. 게다가 전편의 줄거리가 난해했다는 중론을 받아들인 톰 크루즈는 로버트 타운(<차이나 타운>의 시라니오를 썼으며 톰 크루즈의 제작사인 C/W에서 제작한 <톰 크루즈의 위 아웃 리밋>을 연출한), 웨슬리 스트릭과 머리를 맞대고 검토에 검토를 거듭했다. 결국 3번의 정밀 검토와 수없이 많은 윤색을 거친 시나리오를 가지고 99년 4월 17일이 되어서야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시드니와 멕시코의 로사리토, 유타 사막을 이어가며 진행된 88일 간의 촬영 기간에도 미션은 계속 주어졌다. 미국판 「프리미어」에 따르면 오우삼 감독의 ‘스피디한’ 홍콩식 제작 스타일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스탭들에게 지나친 요구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 “오우삼 감독은 촬영 감독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척 많았다. 짧은 기간에 8대의 아나모픽(와이드 스크린) 카메라를 이용하여 제작을 진행하는 것은 한마디로 그들의 능력 밖의 일이었다” 촬영감독 앤드류 레스니는 결국 5월 중순쯤 손을 들었다. 크루즈와 오우삼은 대신 제프리 킴벌(<탑건>, <트루 로맨스>)을 기용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여기에 오스트레일리아 영화인 조합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이들은 결국 노조와 타협점을 찾아야만 했다. 제작비 문제(8천 8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1억 불 이상 들었다 한다), 끝없는 각본 수정, 오스트레일리아 스탭들과의 불화 끝에 늦여름이 되었을 즈음, 겨울 개봉을 목표로 하던 파라마운트는 결국 내년 5월 24일로 개봉을 미루었다.
제작 초반에 제기된 문제 가운데 하나였던 오프닝의 유타주 모압 절벽을 기어오르는 장면은 결국 스턴트 없이 톰 크루즈가 직접 했다. 그는 스턴트맨이나 안전로프 없이 록키 산맥을 오를 것을 고집하였다. 이 무모한 계획은 처음에는 삭제되는 것으로 끝났지만 톰 쿠르즈의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 없었고, 결국 유타주에서 강행되었다. 그때 당시의 회상을 들어보자. “똑바로 붙어서 올라가고 있는 머리 위로 F-14와 F-18기가 윙윙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환타스틱하고, 믿을 수 없게 짜릿했다.” 여기에 대해서 오우삼은 좀 다른 반응을 보인다. “그 순간은 아주 끔찍했다. 톰이 몇천 피트 높이의 낭떠러지 가장자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데, 헬리콥터는 거의 그를 스칠 것만 같았다. 그는 결코 스턴트를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 상태로 그는 그 장면이 완벽하게 찍힐 때까지 계속해서 반복했다. 톰은 관객들에게 아주 가깝게 다가서고 싶어한다. 그것이 이 모든 걸 스스로 하는 이유이다. 그는 그들이 결코 실망하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우삼은 오우삼이다 그러나 오우삼은 오우삼인 법!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고 하지만 이 홍콩 느와르의 대부의 솜씨는 헐리우드에서도 여전하다. 그건 1분 28초 짜리 예고편만으로 확연히 느껴진다.
우선, 이산 헌트만 보더라도 동료들을 잃고 프라하 거리를 헤매던 짧은 스포츠 머리와 안경, 정장 차림에서 180도 돌변하여 바람에 휘말리는 긴 머리, 꺼칠한 턱수염, 가죽 재킷을 걸치고 오토바이를 모는 홍콩 액션 영화의 주인공으로 변모하였다. 입가에 물린 성냥만 없다 뿐이지 불기둥을 뚫으며 오토바이를 몰고 나오는 톰 쿠르즈의 옆으로 비스듬히 기운 어깨포즈만 보더라도 영락없다(게다가 의 포스터에서 배경의 붉은 화염 속에는 날아오르는 비둘기들의 실루엣을 보라). “당대적인 컨셉트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21세기의 테크놀로지를 빌려와야 했다. 우리는 많은 컴퓨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으며 그들이 만들어낸 하이테크 디자인은 놀랍도록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우리는 또한 톰을 위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해야 했다. 이미지의 일신은 전적으로 톰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머리를 기르고, 긴 옷을 입었다. 결과 영화 속의 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우아하며, 차밍하고 섹시해 보인다.”
오우삼의 스타일리스틱한 액션 시퀀스는 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나는 매우 감성적인 방식으로 액션 씬을 연출하기 좋아한다. 슬로우 모션과 수많은 로맨틱한 시퀀스들을 만들어내는 것. 액션은 발레와 같은 것이며 때때로 카툰 같은 것이다.”(오우삼)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2분 짜리 광고에도 잠깐 등장하는) 시드니 근처의 무인도에서 찍혀진 놀랄만한 모터사이클 체이스 장면이 있다고 한다. 헌트와 암브로즈가 그들의 바이크를 타고 달려가다가 마치 중세 기사들이 말을 타고 달리듯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떨어져나가는 장면이라고.
▶네버 엔딩 미션 ‘M:I-2’이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이것은 말 그대로 이산 헌트 역의 톰 크루즈를 제외하면 완전히 새로운 전제에서 출발하는 영화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에이리언 시리즈? 여성전사 시고니 위버처럼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톰 크루즈만을 전제로 각각의 감독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불어 넣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이미 3편의 감독으로 가장 강력하게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사람은 워쇼스키 형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