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숫돌에 마무리를 하면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운 면도가 되다기에(물론 개인차 있음) 고민하다가 일단 국내산 천연숫돌부터 하나 사보자해서 은사숫돌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1000방 사포,
4000방 랩핑 필름,
8000방 랩핑 필름 순으로 표면을 정리한 다음,
마노숫돌을 위에 올려 비비고, 밀칼(헤나)로 밀어서 마무리 했습니다. (이 작업만 최소 2시간은 한 것 같네요.)
표면이 유리처럼 사물을 비추는 것은 아니지만 표면이 아주 미끄럽고 광도 꽤 나는 상태입니다.
골드달러 일자면도기를,
1000방 노튼
4000방 노튼
8000방 노튼에 갈아 날을 세웠습니다.
천 스트로프에 문질러 버를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은사숫돌에 물을 뿌리고 X패턴으로, 면도기 무게 만으로 200번 왕복하여 갈아보았습니다.
날이 갈리는 속도가 엄~청 느린 문제는 둘째 치고,
날에서 이가 너무 빠지네요. 120배 확대경으로 보니 확실히 여러 곳에서 이가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8000방으로 마무리했을 때보다 오히려 날카로움이 퇴보하였습니다.
다음으로, 위 일자면도기를 숫돌 옆면에 그어 일부러 날을 죽인 다음,
은사숫돌이 아주 커서 옆면도 쓸 수 있겠다 싶어 한쪽 옆면을 평잡이 하고,
1000방 다이아몬드 플레이트로 문질러 슬러리를 만든 다음,
거기에 면도기를 갈아 보았습니다.
슬러리가 있으니 확실히 날이 서는 속도가 빠릅니다. (물론 슬러리가 없을 때에 비해서 그렇다는 거고, 합성 숫돌에 비하면 느림)
이때의 숫돌 입도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노튼 기준으로 40006000방 이상인 것 같습니다.
추가
아무리 생각해도 길들이기가 부족해서 은사숫돌의 제성능을 재대로 보지 못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버리지 못해 다시 한번 시도해 보았습니다.
밀칼만으로 40분 정도 추가 길들이기를 하고 날을 죽인 다음 위와 동일하게 실험해 보았습니다.
날이 빠지는 것은 아무래도 숫돌이 아닌 다른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날이 빠지는 현상은 재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빼고 갈고, 식기세척제를 발라 미끄럽게도 해보았지만 역시 8000방 후에 은사숫돌에 갈아보면 날이 죽습니다.
결론 : 슬러리를 만들어서 부억칼 갈 때 쓰면 나쁘지 않겠지만, 일자면도기 마무리 용으로는 별로.
단,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판단이 들어간 후기이고, 제가 숫돌을 제대로 사용할 줄 몰라 결과가 이런 그런 것일수도 있으니 절대 이 사용후기만으로 은사숫돌을 평가하지는 마시고 인터넷에 있는 다른 분들의 후기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1.03.31 추가
테스트용으로 구매한 골드달러 일자면도기가 도착하여 은사숫돌 테스트를 한번 더 해봤습니다.
1. 은사숫돌에 슬러리를 만들고 여기에 날을 갈아 기본날을 잡는다.
2. 1번 면도기는 은사숫돌에 물을 뿌리고 100회 왕복해서 연마한다.
3. 2번 면도기는 노튼 8000방에 물을 뿌리고 70회 왕복해서 연마한다.
4. 천스트로프에 50회, 가죽스트로프에 20회 왕복한다.
결과
둘 다 머리카락 테스트도 실패했고, 실제 면도 시 수염에 날이 좀 걸린다는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면도는 가능은 수준이었습니다.
저는 다이아몬드 페이스트를 애용하는데 아마 이 작업을 추가했다면 훨씬 더 부드러운 면도가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대경으로 두 개의 면도기 날에 파인 골을 비교해 보니 길들이기 한 은사숫돌의 골이 노튼 8000방의 골보다 아주 약간 더 얕았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길들이기한 은사숫돌은 노튼 8000방 보다는 입도가 높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연마속도는 노튼이 압도적으로 더 빠릅니다.
연마 속도를 감안해 은사숫돌에서는 노튼보다 30회 정도 더 많이 갈았지만 생각해보니 그 100회 조차 너무 적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밤에 가능하면 200회 정도 더 갈아보고 결과가 어떤지 봐야겠습니다.
--> 추가로 200회 더 갈아보았습니다. 전보다는 낫기는 하군요. HTT도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제가 가진 은사숫돌은 8000방 보다는 조금 낫고 나니와12K에 비하면 한참 모자른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표면을 좀 더 다듬으면(광을 내면) 10K 수준까지는 올라갈 수 있는 잠재력은 있어 보이네요.
'21.04.05 내용 추가
드릴로 그라인딩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사포패드(벨크로)가 와서 여기에 2000# 사포, 4000#, 8000# 랩핑필름을 붙여서 은사숫돌을 다듬어 봤습니다. 광도 광이지만 물기를 말리고 나서 손으로 만져보니 굉장히 매끄러워졌습니다.
이 은사숫돌에 일자면도기를 200회 갈아보았습니다. 전보다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10K는 안되는 것 같네요. 그리고 그렇지 않아도 잘 알 갈리는 숫돌이 더욱 더 잘 알갈립니다. (일자면도기 마무리는 면도기 무게만으로 가볍게 갈기 때문에 더욱 그런 이유도 있음) 면도를 해보니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물론 이 상태에서 연마제를 스트로프에 스트로핑을 하면 훨씬 더 나아지겠지만 그럼 천연숫돌을 쓰는 이유도 없어질 것 같아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천연숫돌로 날을 세운 다음 연마제를 바른 스트로프에 프트로핑해서 쓰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제가 천연숫돌에서 원하는 것은 천연숫돌로 날을 세우고 바로 깨끗한 스트로프에 스트로핑만 해서 쓰기를 원한 것이었기에 하지 않았습니다.
'21.04.14 내용 추가
앞에서 사포패드로 광을 내었던 면을 다이아몬드 플레이트로 밀고 슬러리를 만들어 날을 갈고 면/가죽 스트로프에 스트로핑만해서 면도를 해보았습니다. 걸리는 느낌이 들지만 정방향과 측방향만으로 면도를 해보니 나름 나쁘지 않은 면도가 되었습니다. 슬러리는 아무래도 노튼 기준으로 최소 6000# 이상은 되어 보입니다. 하지만 날이 역방향이 가능할 정도로 날카롭지 않아 역방향 면도를 하지 못해 아무래도 평소보다는 남은 수염의 길이가 길었습니다.
면도를 끝내고 CrOx를 바른 천 스토로프에 10번 왕복 스트로핑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날의 날카로움이 1단계 발전하였습니다. 연마제 안 쓰고 오직 천연숫돌로만 마무리를 해서 면도를 하고 싶다는 분이 아니라면 은사숫돌은 가격대비 아주 훌륭한 숫돌이라고 생각되네요. (1K --> 은사(슬러리) --> 천 스트로프 --> CrOx 스트로프 + 가죽 스트로프)
# 본 은사숫돌 사용기는 저의 제한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임에 유의하세요.